
DeHaKim
10 month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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平均 3.6
고생 꽤나 하며 찍었을 영화. 탈북자와 성소수자라는 이중 소수자를 연기한 조유현, 다양한 퀴어 단편 경험을 바탕으로 장편영화에서도 자연스러운 게이 연기를 선보인 김현목 배우가 대단하다. 이송희일, 김조광수 감독의 중간 느낌이 있다면 이런 영화일까. 개그도 타율이 높은 편. 특정 장면들이 늘어지기는 하지만 쓸모없는 장면이 없고 소위 ‘느낌이 좋은’ 영화다. 그리고 그 느낌을 꽤나 정확히 표현하여 좋았다. 영화관을 나갈 때 어떤 남녀 관객이 친구들끼리 멀어지는 것이 플롯 상 어색하다고 이야기하는 것을 보았다. 그들의 성지향까지는 알 수가 없지만, 그 어색해보이는 부분이야 말로 게이 친구들 사이에 있을 법한 일을 잘 구현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이유없이 멀어지고 다시 만나고, 친구와 남자, 남자와 경쟁자 사이가 모호하기도 하니까. 철준이 한국 게이 씬에 정착해가는 과정은 탈북자라는 점을 빼고 봐도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것이다. 어색한 나를 도와주는 누군가, 그 누군가와 어쩌다 멀어지고, 새로운 친구들을 어쩌다 사귀고, 얼굴은 더 멋져졌지만 잃는 것도 분명히 있다. 나는 이 슬프고 기쁜 회전목마를 벗어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