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기연
7 years ago

緑の光線
平均 3.8
델핀이 어떤 징조처 럼 카드를 발견할 때마다 영화는 굳이 외화면의 음악을 삽입하여 관객과 영화 사이의 틈을 벌린다. 기적적인 우연이 찾아온 것이 아니라 영화적으로 직조된 숏이 델핀과 관객 앞에 의도적으로 놓여진 것뿐임을 구태여 상기시키는 것이다. . 영화의 마지막 씬은 그야말로 말도 안 되는 숏-역숏 관계로 구성되어 있다. 해가 뉘엿뉘엿 저물어 가는 숏에 대응하여 델핀과 남자가 그 해를 바라보는 역숏이 등장할 때마다 델핀과 남자 뒤의 하늘은 해가 저물어가는 기미조차 보이지 않으며, 해가 다 저문 즈음에도 역숏의 하늘은 여전히 밝다. 마치 누가 칠해놓은 듯한 녹색 광선은 이런 억지 숏-역숏의 연쇄 끝의 화룡점정이라 할 것이다. . 스스로 말도 안 된다는 걸 숨길 생각조차 없는, 그래서 사랑스럽기까지 한 이 '가짜 기적'을 영화는 뻔뻔하게 델핀과 관객의 눈앞에 들이댄다. 일상 사이를 파고든 이 거짓 기적을 믿고 이 안에 취할지 아니면 다시 일상을 향해 등돌릴지는 결국 선택의 문제이다. 모든 기적은, 특히 사랑이라 이름한 기적은 결국 다 그렇게 누군가가 모든 추태와 권태 사이에서 '기적이라 믿기로 한' 것들의 집합이 아니겠는가. 나는 또 다시 이 가짜 기적을 믿기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