レビュー
'우리를 갈라놓는 것들'은 일제부터 광복 직후와 한국 전쟁 이후의 혼란기에서 살아남아야 했던 세 여성에 대한 임흥순 감독의 다큐멘터리다. 다큐멘터리와 극의 경계를 넘나드는 상당히 특이한 연출 스타일 때문에 임흥순 감독의 작품은 언제나 기대가 된다. 이번 영화에서도 그는 한국 현대사에서 힘들게 살아야했지만, 아무도 알아주질 않는 사람들을 조명하며, 이들을 기린다. 임흥순 감독 스타일의 핵심은 극 시퀀스들에 있다. 다큐멘터리에서 극을 삽입하는 경우에는 보통 재현 시퀀스들일 때가 많은데, 임흥순의 시퀀스들은 이와는 결이 좀 다르다. 어떤 일련의 사건들을 충실하게 재현하여 시각적으로 정보를 전달하는 목적이 아니다. 그는 인물들의 감정과 트라우마와 한을 표출하는 수단으로 극을 사용한다. 그래서 그의 극들은 환상이나 꿈처럼 몽환적으로 느껴질 때가 많고, 그 중에서도 상처와 고통을 중심적으로 그리기 때문에 악몽처럼 보여질 때도 있다. 한편으로 이런 씬들은 일종의 굿이나 제사처럼 보여지기도 한다. 임흥순 감독은 본인의 영화들을 통해 너무나도 어려운 삶을 살아야했던 사람들의 혼을 풀어주고 기리고자하는 마음이 있어 보인다. 한국의 아름다운 절경을 배경으로 무속적인 모티프들을 많이 삽입하기도 하고, 언제나 삶과 죽음의 경계에 있어보이는 듯한 공간과 상황들을 설정하는 이 극적 시퀀스들에서 감독은 본인의 연출을 무당으로 삼아 관객과 혼들이 소통하길 바라는 것 같다. 이 영화는 이념과 사상으로 피도 진영화시킨 한국 현대사의 비극과 그 희생자들을 바라본다. 이 영화가 기리는 세 여성들은 바로 그런 진영 논리로 인해 너무나도 많은 것을 잃은 사람들이다. 영화는 이 세 여성들을 희생자로 그림으로써 현재까지도 이어지는 이런 현상을 비판하면서도, 그런 역경을 이겨내고 생존하며 끝까지 살아남은 이 분들에 대한 경례도 한다. 더 나아가, 적어도 내가 본 임흥순 영화들 중에는 처음으로, 임흥순은 이 영화 자체에 대한 코멘트도 한다. 극 시퀀스에 출연한 배우들 또한 다큐멘터리의 소재로 삼으며, 그는 과거와 현재의 만남을 주선하고, 과거를 통해 현재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더 지혜롭고 평화로운 마음을 가지길 바라는 것 같다. 이 영화는 미술 전시회에서 이미 다른 버전으로 상영된 적이 있다고 한다. 아마 그 버전 이후에 다시 배우들을 찾아가 추가 촬영을 한 감독은 우리를 갈라놓는 것들만이 아닌, 우리를 다시 이어줄 것들에 대해서도 이야기가 하고 싶었던 것이 아닐까 싶다. 그래서 오프닝에서는 절단됐던 제목 글꼴이 크레딧에서는 온전히 이어졌다고 볼 수도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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