レビュー
신상훈남

신상훈남

5 years ago

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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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7 カジノ・ロワイヤル

映画 ・ 2006

平均 3.8

2021年01月05日に見ました。

블러핑, 보드카 마티니, 스트레이트 플러쉬, 베스퍼, 냉혈한. 전부 이 명작을 가리키는 소중한 것들. 그리고 세련됨, 섹시함, 멋스러움, 상당히 재미있음. 이것들은 영화를 보고 난 후 내가 느꼈던 감정들 중 '일부'만 가리키고 있다. 술이 더 이상 쓰지 않게 될 때 마시는 화이트 와인의 맛처럼, 정말 기분이 좋아지고, 머금고 있을수록 이 영화가 가진 향은 더욱 더 진해진다. 액션영화의 인물 관계에 있어서 가장 재미있게 그려내는 방법은 바로 '적을 얼마나 강하게 만드는가'이다. 주인공과 대립 구도에 서있는 인물이 약해 빠졌다면 그 과정에서 생성되는 긴장감이 김빠진 맥주처럼 하나도 매력이 없을 것이다. 그래서 이 작품에 등장하는 대부분의 적들은 결코 약하지 않다. 한 명도 빠짐없이 신중하고, 침착하고, 강력하다. 오로지 본드만이 우월하게 강력해서 적들을 쓰러뜨릴 수 있다고 느끼게끔, 줄행랑이 상당히 빠르고, 상대의 미행을 빠르게 눈치채고, 첩보원이 흔히 끼고 다니는 인이어를 놓치지 않고, 트럭이 충돌하지 않을 걸 대비해 플랜비를 세워놓기까지. 또, 그런 사람을 직접 지도할 줄 아는 리더쉽에, 급이 다른 포커 실력, 남 몰래 술에 약을 타는 극악무도함도 가지고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완벽한 '적'일 것이다. 그런 적에게도 '이 돈을 따내지 않으면 끝'이라는 설정을 부가하여 적절히 인간적인 매력을 발산할 수 있도록 만든 건 아주 훌륭한 연출이었던 것 같다. 실제로 영화가 끝나고 날 때의 르쉬프에 대한 이미지는, 그리 나쁘지만은 않다. 피눈물을 우아하게 닦던 그의 모습이 멋스럽기만 한걸. [이 영화의 명장면 🎥] 1. 공사장 오프닝부터 액션 뷔페가 따로 없다. '어디까지 올라가는 거야.' 보는 관객들의 마음을 역으로 졸이게 만들었던 추격전. 파쿠르를 겸비한 고난도 액션을 선보이는 두 사람의 숨막히는 추격전에 취하는 것도 잠시, 순식간에 적에게 둘러싸인 포위망을 뚫어내고 유유히 빠져나오는 장면은 본드가 얼마나 위대한 스파인지 알려주는 대목이었다. 처음부터 끝까지 재미없는 구석이 없다. 2. 공항 제임스 본드와 가장 오랫동안 치고 받은 이 사람은 재평가가 필요하다. 본드의 추격을 일찌감치 눈치채고 재빠른 변장과 경보 속도로 결코 본드에게 잡히지 않는다. 어서 미션을 수행해야 한다는 압박감 때문에 차로 이동을 하는 것만 아니었더라면 끝까지 잡히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직접 충돌이 실패할 걸 대비하는 신중함까지. 방에 침입자가 들어온 것도 눈치채지 못하고, 남자끼리의 정도 없이 무자비하게 고문을 해대는 르쉬프보다는 훨씬 나았다. 전 이 사람을 차기 제임스 본드로 추천합니다. 등뒤만 조금 조심하면, 야무지게 임무 수행 잘해낼 것 같습니다. 3. 카지노 나만 그렇게 생각하는 건지 모르겠는데, 배우들이 '블러핑'이라는 단어를 발음할 때 왜 그렇게 멋진지.. 나도 따라 발음해보는데 그 맛이 안 산다. 제임스 본드의 '멋' 정도는 갖고 있어야 가능한 발음이라는 걸 깨달았다. 본드와 르쉬프의 심리전이 조금 더 섬세하게 그려졌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들었는데, 중요한 건 그게 아니었다. 예상치 못한 본드의 포커 패배, 포커에서 본드의 명성은 그토록 굳건했기에, 올인을 외치고 돈을 다 잃은 본드의 상실감이 내게도 전달되는 것만 같았다. 나 같았으면 멘탈 제대로 나가서, "나 스파이 안 해!" 토라졌을 텐데, 실패는 여의치 않고 다시 신중하게 시도하는 모습이 마냥 멋지기만 했다. 4. 베니스 '이대로 해피엔딩이 될 리가 없는데..'라는 의심을 하면서도 '이대로 해피엔딩이었으면 좋겠다'는 희망도 아이러니하게 품고 있었다. 활짝 웃는 제임스의 모습을 보고 있자니 그게 너무 좋아서 그랬던 것 같다. 그러나 모두가 신경쓰지 않았던 베스퍼가 입력한 계좌번호는 내 뒤통수를 제대로 후려쳤고, 놓고 있던 긴장의 끈은 다시 팽팽해지기 시작했다. 본드를 사랑한 여자의 끝이 좋지 않았다는 걸 알고 있었음에도, 이 영화의 엔딩은 흥분됨과 동시에 가슴이 아프다. 지난번에 에단 헌트가 이긴다고 했던 말을 취소하려고.. '미인계' 전략만 톰 크루즈가 쓰지 않는다면, 승리는 무조건 다니엘 크레이그 형 것이다. 형의 섹시한 자태를 존경하는, 체형이 왜소한 내가 몇 자 적어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