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현욱

勝手にふるえてろ
平均 3.4
이성교제를 못 해서 혼자만의 세계에 갇혀 지내던 오타쿠 청년이 처음으로 누군가를 만나서 사랑을 알게 되고 더 넓은 세계로 발돋움하는 성장담. <모테키> 같은 영화에서 많이 본 듯한 스토리인데 주인공이 여자라는 사실만으로 신선하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보다 나를 좋아해주는 사람을 만나라는 진부한 조언일까? 원작소설은 십수년 전 최연소 아쿠타가와상을 수상했던 와타야 리사. p.s. 두 번째로 보고 나서... 주인공 요시카는 중학교 때부터 이치를 마음 속으로 좋아했다. 그러던 어느 날 이상 속의 결혼 상대와는 거리가 먼 니로부터 난생 처음 고백을 받고 나서 망상에서만 그리던 이치를 만나기로 한다. 하지만 망상에서 현실로 나타난 이치는 요시카의 이름을 기억하지 못 한다. 사실 중학교 때 세 번 정도 밖에 대화를 나눈 적도 없고, 눈에 띄는 캐릭터도 아니었던 요시카를 기억 못 하는 것도 당연하다. 이를 계기로 요시카는 이름 없이 존재하는 익명의 anybody라는 사실을 자각하게 되고, somebody로서의 자기 자신을 발견해 준 니에게 마음을 열게 된다. 멸종한 동물들을 좋아해서 이치와 암모나이트에 대한 이야기를 하던 요시카는 니와 동물원에 가서 살아있는 동물들을 만지고, 귀종하게 간직하던 암모나이트 화석에 목도리를 아무렇게나 걸쳐놓기도 한다. 흥미로운 것은 짝사랑 상대가 자신의 이름을 몰라서 상처 받은 요시카 역시 다른 사람들의 이름을 제대로 부르는 대신 망상 속에서 별명을 지어서 부른다는 사실이다. 이름을 불러달라는 "니"의 말을 듣고 그의 이름을 부를 때까지 본명은 거의 나오지 않는다. 자신의 이름을 불러 준 상대에게 마음을 열고, 상대방의 있는 그대로의 이름을 부르고, 멸종 동물 대신 살아있는 동물을 만나게 되었을 때, 요시카는 혼자만의 망상의 세계에서 벗어나 타인들과의 관계의 세계로 발을 내디디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