レビュー
수진

수진

4 years ago

4.0


content

サマ

映画 ・ 2017

平均 3.5

물은 물고기를 원치 않아요. - 18세기 말, 스페인의 식민지였던 남미에서 치안판사로 근무하고 있는 디에고 데 자마를 주인공으로 하는 영화다. 자마는 남미에서 근무하지만 식민지임에도 불구하고 철저히 이방인의 입장에 놓여 있는 것에 따분함을 느끼고 있으며, 때문에 타지로 전근 가는 것만을 기다리고 있는 인물이다. 하지만 전근에는 국왕의 발령이 필요하고, 이 과정이 지체되어 자마는 하염없이 막연한 기다림을 갖게 된다. 영화는 식민지를 지배하는 지배국민이지만 식민지 속에서 철저히 이방인의 위치에 놓인 자마를 중심으로 하여 역사 속 중간자의 입장을 전개한다. 남미의 해안과 우림과 늪과 어우러져 장면을 회화적으로 아름답게 잡아낸 것이 일품인 영화다. 특히 움직이지 않고 고정된 카메라와 벽을 이용해 인물들을 가둔 미장센 또한 이에 크게 일조하고 있다고 생각된다. 자마의 막연한 기다림을 바다를 보는 자마의 모습을 통해 시각화하는 장면들 또한 인상에 깊게 남는다. 영화에서는 스크린의 분위기와는 전혀 딴판인 이상한 효과음들이 가끔씩 던져지는데, 이는 주인공 자마를 향하는 불길한 기운의 소리와도 같이 느껴진다. 재판에 있어서 자마는 국왕을 대리하는 자격을 가지는 막강한 치안판사지만, 재판장을 벗어나면 그는 현지인들에게 그저 이방인에 불과해 보인다. 그는 흠모하는 여인에게 접근할 때도 노예를 거쳐야만 하는 주변자에 불과하며, 하물며 그의 말을 전달할 노예는 그를 크게 신경 쓰지도 않는 태도를 취한다. 그러니까 스페인이라는 국적과 치안판사라는 직책은 식민지 속에 놓인 그에게는 전혀 권력으로서 작동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이 영화가 나타내고자 하는 중간자로서의 주인공이라는 테마는 이러한 처지 속에서 표출되며, 그와 동시에 영화는 지배와 피지배라는 개념을 대상이 가진 개별적 속성만을 통해 이분법적으로 판단하려는 태도를 거부해야 한다고 외친다. 푸른 초원을 제집처럼 내달리는 원주민들의 대자연적 완력 앞에서 관료 나리의 감투는 자꾸만 숙여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