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오
6 years ago

덧니가 보고 싶어
平均 3.6
옛날 사람들처럼 편심(片心),촌심(寸心),단심(丹心)같은 단어들을 쓸 때마다 지잉,하고 뭔가 명치께에서 진동하고 만다. 수천 년 동안 쓰여온, 어쩌면 이미 바래버린 말들일지도 모르는데, 마음을 '조각' 혹은 '마디'로 표현하고 나면 어쩐지 초콜릿 바를 꺾어주듯이 마음도 뚝 꺾어줄 수 있을 듯해서, 그렇게 일생일대의 마음을 건네면서도 무심한 듯 건넬 수 있을 듯해서. 언젠가 용기에게 사랑한다고 말했던 날이 있었다. 용기는 그 말을 초콜릿 바를 받듯 가벼이 받았었다. 재화의 마음, 꺾인 부분에서는 잔 가루들이 날렸는데. 너는 모르지. 단심. 흐리멍덩한 붉은색이 아니라 좌심실의 붉은색, 가장 치명적인 부분을 헤집어 보여주는 것 같은 진지함이 있었다. 그 순간에는 옛날 사람들처럼 고전적으로 진지했다. 그리고 그 바보 같은 럭비 선수는 전혀 그렇지 못했지. 뭐가 그렇게 심각하냐고 재화를 보고 웃었었다. 마음을 얘기하고 사랑을 얘기할 때는 역시 진지해야해, 재화는 먼 곳의 용기에게 중얼거렸다. 어디서 누구를 사랑하고 있든 간에 신중히 사랑을 말하길. 휘발성 없는 말들을 잘 고르고 골라서, 서늘한 곳에서 숙성을 시킨 그다음에, 늑골과 연구개와 온갖 내밀한 부분들을 다 거쳐 말해야한다고. 그게 아니면, 그냥 하지 말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