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undance

愛しのタチアナ
平均 3.7
아키 카우리스마키의 기묘한 로드 무비. 일반적으로 로드 무비는 길 위의 경험을 통해 인물이 변화하는 모습을 그린다면 <타티아나, 당신의 스카프를 조심하세요>(이하 <타티아나>)는, 투박하게 표현하자면 반은 로드 무비이고, 반은 안티-로드 무비다. 한 쪽에는 레이노가 있다. 이 남자는 영화 내내 술을, 아니 '보드카'를 마신다. 레이노를 한 마디로 정의한다면 보드카를 마시는 사람이다. 반대 쪽에 발토가 있고, 발토는 영화 내내 커피를 마신다. 거의 집착이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그는 커피를 달고 산다. 애당초 집을 뛰쳐나오게 된 이유도 커피가 떨어져서이다. (단상. 하나는 잠드는 것이고 하나는 깨어나는 것이다.) 여기에 타티아나와 클라브디아가 끼어들게 되면 기묘한 여정이 이어지게 된다. 이 여정에서 네 사람은 크게 대화를 나누는 장면이 없다. 아키 카우리스마키는 대사보다는 화면으로 그들의 변화(혹은 무변화)를 감지한다. 예를 들어, 카우리스마키의 영화답게 뚱한 표정으로 뚱하게 찍혀져 있긴 하지만 처음 네 사람이 테이블에 앉아 있을 땐 발토는 커피, 레이노는 보드카, 여성 둘은 잔 술(와인? 칵테일? 하여튼)을 마시며 각자 따로 존재함을 보여주던 것이 마지막 식사 자리에선 모두가 차를 마시는 모습을 보여준다. 하지만 함께 차를 마시는 이 순간은 아주 잠깐이고, 금방 가게 문을 닫는다며 나가게 된다. 결론적으로 레이노는 타티아나와 함께 한다는 변화를 선택하고, 발토는 홀로 집에 돌아가 영화의 시작과 동일한 행위(바느질)로 마무리한다. 한 쪽에 변화가 있고, 한 쪽에 복귀가 있다. 술과 커피의 차이라고 생각해보는 건 웃긴 걸까? 술은 취하고 잠들어 꿈을 쫓게 하고, 커피는 깨어나 일상으로 복귀하게 한다. 혹은 파트너의 차이일 수도 있다. 타티아나와 클라브디아 모두 외국인이지만 타티아나는 적어도 핀란드어가 통한다. 클라브디아와 발토는 기본적으로 대화가 불가능하다. 물론 클라브디아가 핀란드어를 할 줄 알았더라도 발토가 그녀와 대화하며 변하는 모습을 보여줬을 지는 회의적이지만. 물론 <타티아나>가 변화만을 반드시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집으로 돌아와 바느질하는 발토는 단지 슬프고 쓸쓸하게만 바라보는 건 아닌 듯 하다. 홀로 남은 발토의 모습이 쓸쓸해보이는 것은 사실이지만...우리 모두 그런 일상을 살아가고 있지 않은가. 거기에는 '일상'이라고 하는 그냥 거대한 흐름이 있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