レビュー
lupang2003

lupang2003

5 years ago

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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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파 고양이를 부탁해

本 ・ 2020

平均 3.1

'좌파 고양이를 부탁해'엔 70대 엄마 '손 여사'와 40대 딸 '김 작가'의 대화로 가득하다. 빠르게 오가는 '말발'은 아슬아슬하다. 대화는 단식으로 시작해 복식으로 옮겨붙는다. 가상의 3자가 난데없이 소환되기도 한다. 아버지와 동생, 그리고 동생의 선생 등으로 곁가지를 치며 '평범한 일상'을 다소 날카롭게 채워간다. 승부는 애초부터 의미가 없다. 서로 자기만의 얘기를 쏟아내기 때문이다. 1987년 민주화운동으로 군사정권은 힘을 잃었고 노무현정부는 '대통령의 권위'를 국민의 옆으로 내려놨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무소불위 같은 권력은 국민의 힘으로 하얀 재로 흩어졌다. 정치가 멀리 있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됐고 정치행위는 '촛불 켜기'만큼 어렵지 않은 게 됐다. 가뭄과 풍년을 나랏님의 부덕과 선정으로 치부하던 시대가 지나버리고 그 자리를 '내가 해도 너희들보다 잘하겠다'는 으름장이 차지했고 여기에 단순한 푸념만이 아니라 실제로 행동으로 옮길 수 있다는 기세까지 더해졌다. "좌파들, 정말 무섭네. 이렇게 진실 보도를 안 하니." "엄마 무슨 학원 다녀, 그런 말을 다 어디서 배웠어?" "엄마! 다 가짜뉴스라니까. 그걸 진짜 믿는 사람이 있네, 있어. 그거 유튜브 같은 거 계속 보고 그러니까 지금 세뇌돼서 그러는 거 아냐!" "이 빨갱이. 너도 큰일이다." "전라도 사위는 안 돼! 선거철마다 싸울래? 정치가 다르면 다들 싸운다니까." '평범'하게 들리기도 하고 심지어 친숙한 장면이지만 일반적이지는 않다. 분단과 정치과잉이 만들어낸 대한민국만의 독특한 대화들이다. 외국인이 읽는다면 이해하기 어려운 에피소드들의 집합일 수도 있다. 티격태격의 시트콤을 죽 따라가다가 덜컥 만난 결론은 다소 진부하기도 하지만 인정할 수 밖에 없는 '가족'이다. 날카로운 단어들을 쏟아내면서도 돌아서면 '공생'해야 하는 운명이다. 여의도 정치판과 다르지 않다. 여당이 없으면 야당도 존재할 수 없고 반대도 마찬가지다. 약속 겨루기처럼 한껏 감정을 고조시키고 삿대질을 해대다가도 금세 악수하며 어깨를 건다. 저자는 "나는 보수 부모의 돈으로 자랐다. 그 돈으로 학원에 다녔고, 책을 사 읽었다"고 고백한다. "진보의 가치를 접했고, 진보적으로 사고하게 되었"고 "다르지만 다른 모습 그대로 함께할 수 있다는 것도 잘 알게 되었다"고도 했다. '정치의 목적'을 다시금 생각하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