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귀를 기울이면

영혼의 집
平均 4.0
어마어마하네. 두 권의 책을 오래 붙들고 있었던 만큼 델 바예, 트루에바 가문의 사람들에게 깊이 들어가 있었다. 특히 질곡의 역사 소용돌이에 휘말려 허우적댔던 당시 칠레인들과 동일시하며 읽었다. 예상대로 여성들의 삶은 더 처절했다. 그들은 짓밟히고 고통받았던 경험을 그대로 되갚아주고 싶었을 것이다. 나 역시 남미 문학의 ‘마술적 리얼리즘’을 활용한 복수극을 기대했다. 하지만 작가는 결국 복수가 아니라 이해와 관용을 택한다. 자식을 감싸안아 모든 것을 이해하려는 어머니의 마음으로 너그럽게 용서함으로서 악순환의 연속을 끊어내고자 했다. 주인공 알바는 용서를 통해 자신의 삶의 이유와, 존재의 이유를 깨닫는다. 주체적인 여성들은 자기의 삶을 가치있게 디자인하는구나. ‘귀한 결말’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은 "배우고 싶다, 알고 싶다. 내가 몰랐던 세계들에 대해. 알아낼거야. 직시할거야. 부딪힐거야.” 로 읽었던 김연수 작가의 <밤은 노래한다>를 불러온다. 또한 영적인 기운이 가득했던 모라 세 자매의 말, “인간은 과거, 현재, 미래라는 시간의 환상을 믿고 있다. 하지만 모든 사건들이 동시에 일어날 수도 있다” 이 부분에서는 영화 <컨택트>의 탈시간성이 연결되더라. 이 책의 마지막 부분에는 이런 얘기가 나온다. <인생은 너무 짧고 순식간에 스쳐 지나가 버린다. 그래서 클라라는 부질없는 기억력을 비웃기 위해 오십 년 동안 노트에 기록해 두었던 것이다. 첫 번째 노트는 어린아이의 섬세한 필체로 쓰여진 평범한 스무 장짜리 학교 노트였다. 그 글은 이렇게 시작된다.> “바라바스가 바다를 건너 우리에게 왔다••••••.” 나도 노트를 꺼내야겠다. 그리고 기록해야지. 한 시대가 될 나의 이야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