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open u r eyes

어느 하루가 다르다면, 그것은 왜일까
平均 3.8
어렵고 고독한 인생을 겪고 난 뒤, 사람들은 말한다. 그것은 아무것도 아니었어. 살아간다는 것은 어차피 견디고 또 견디는 것. 모든 고통과 경험은 보편성과 일반성을 떠나서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래서 이 세상 모든 정서는 한줄기 강물처럼 도도하게 삶이라는 거대한 테마를 따라 흐른다. 아무도 반역하지 못하고, 아무도 반란의 음모를 꿈꾸지 못하고 아무도 저항하지 못한다. 내 마음의 치열한 혁명도, 고통스러운 자아도 강물의 거센 흐름에 사라지고 아무도 개별의 생을 살 수는 없는 것._p.122 서서히 무너지는 잇몸에서 어느 순간 마침내 모든 이가 뿌리째 남김없이 한꺼번에 빠지는 것처럼 우리들 인생은 어느 한때에 근본적으로 붕괴된다. (중략) 어느 순간에 한꺼번에 붕괴된다, 우리들 인생이. 그 순간이 조금 이르게 찾아오거나 조금 늦게 찾아올 뿐이다._p.163 결국 모든 것은 허영에서 비롯되었다. 내가 가진 내용의 처음부터 끝까지. 몰랐다고 변명하는 것은 유치한 일이다. 그러나 진지한 열정을 따라 선택했다고 해도 달라지지 않았을 것이다. 내 주변 사람들의 배역이 바뀐다고 해서 내가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 나는 자아와 타인을 혼동하는 일은 하지 않는다. 나는 후회하지 않는다. 나는 앞으로 나아간다. 살아간다는 것은 단지 그런 것이기 때문이다. 영원의 시간이 응축된 섬광의 순간, 그리하여 나는 불멸이 된다. 그것이 무엇인지는 나도 모른다. 모든 사람이 궁극적으로 소유할 수 있는 것은 죽음뿐이다. 다른 모든 것이 내용은 가벼운 눈물이다. 극단을 수용한 다음 나는 강해진다. 내 존재의 모든 것. 부정하지 않는다. 아름답다고 말하지도 않는다. 변명도 후회도 없이 앞으로 간다. 그리운 것이 있어도 뒤돌아보지 않겠다._p.229 시간이 지나갈수록 테두리가 닳아버린 그 장면들을 알아보기 힘든 희미하고 어렴풋한 윤곽의 덩어리로 변해가고, 그렇게 서서히 소멸되는 과정을 통해서 때로는 전혀 알 수 없는 다른 형태로 둔갑해버리기도 한다. 경우에 따라서는 기억 한가운데에 둥글게 뚫린 커다란 하얀 구멍을 기억의 내용이라고 생각하기도 하며, 그러나 그 내용이 무엇인지는 당연히 알지 못한 채._p.437 그러나 그것이 정녕 '꿈'이었는지, 어느 도시의, 어느 방에서 일어난 일을 본 것인지, 아니면 다른 사람의 전화 통화 내용을 스쳐가며 듣거나 무심코 펼친 어떤 책에서 읽게 된 것인지 그것은 확실하게 기억할 수 없었다. 그러나 기억이란 얼마나 신기루와 비슷한지. 아무것도 없는 돌투성이 황야의 지평선 저멀리에서 황금빛으로 피어나 이 세상의 자연에서는 자라지 않는 종의 오렌지꽃을 활짝 피운다. 사실에는 여러 가지 종류가 있다. 그것이 정말로 있는가, 혹은 정말로 있던 것인가, 혹은 정말로 있었던 사실로 남아 있게 될 것인가. 김씨의 부인은 자신이 그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사실에 살고 있다고 느낄 때 가장 행복했다._p.446 나는 살아오면서 두려움들을 수없이 목격해왔고 스스로 두려움에 휩싸인 적도 여러 번입니다. 내 두려움으로 거대한 성을 쌓고, 그 안에 나를 가두려고도 했습니다. (중략) 두려움에 대항한 나의 선택은 항상 적절한 것이었을까요? 그리고 당신의 선택은? 유감스럽게도 나는 당신에게 그것을 미리 가르쳐주지 못합니다. 나는 당신의 선생이 아니에요. 그리고 당신이 무엇을 배우고자 한다면, 적어도 그것은 나를 포함한 누군가의 입에서 나오는 경구를 통해서는 아니어야 하겠죠. 그러나 그런 두려움이 우리의 길을 막아설 것이라는 점만은 분명해 보이므로, 나는 두려움에 대해서, 두렵지만 계속해서 얘기할 수밖에 없습니다._p.473 p.s 어느 하루가 다르다면, 그것은 왜일까의 편이 제일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