レビュー
용량선

용량선

2 years ago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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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와 그 불확실한 벽

本 ・ 2023

平均 3.6

“《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 B-Side.” 어떤 부분에서는 《해변의 카프카》의 향기도 살풋 난다. 43년 만에 완성한 세계. 하루키 문학의 집대성…이라고 말하기는 역시 어렵겠다. 하지만 그의 문학에서 자주 등장하는, (이렇게 말하는 것이 타당할지는 모르겠으나) 소위 ‘빈출 모티프’들이 대거 등장하는 것만큼은 사실이다. 하루키는 ‘작가 후기’에 다음과 같이 썼다.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가 말한 것처럼 한 작가가 일생 동안 진지하게 쓸 수 있는 이야기는 기본적으로 그 수가 제한되어 있다. 우리는 그 제한된 수의 모티프를 갖은 수단을 사용해 여러 가지 형태로 바꿔나갈 뿐이다—라고 단언할 수 있는지도 모른다.’ 과연 그렇다. 그의 ‘이야기’가 보여주는 세계는 《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와도, 어쩌면 《해변의 카프카》와도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다. 다만 서른여섯 무렵의 젊은 작가가 쓸 수 있는 수단을, 혹은 일흔한 살의 노작가가 쓸 수 있는 수단을 사용해 그 형태만이 바뀌었을 뿐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사람들은 ‘아는 맛이 더 무섭다’고들 하지 않던가. 하루키의 ‘맛’에 크든 작든 ‘무언가’를 느껴버린 나 같은 독자에게 이 소설은 ‘아는 맛의 신메뉴’같은 감각으로 읽힐 따름이다. 하루키는 여전히 하루키다. 그의 작품을 읽는 나 또한 여전히 나인 것이다. 43년의 세월이 흘러도 변함없는 것은 그러한 사실 뿐일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