レビュー
안태준

안태준

2 months ago

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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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명을 찾아서

本 ・ 1987

平均 4.0

2017年12月31日に見ました。

지금은 대부분이 모를 복거일 소설가의 데뷔작인 <비명을 찾아서>. 안중근의 이토히로부미 암살 시도가 실패했다는 가정에서 시작해 독립하지 못하고 일본의 속국이 된 우리나라의 1980년대를 상상해서 그린 ‘대체역사소설’이다(이 소설을 바탕으로 한 장동건 주연의 <2009 로스트 메모리즈>라는 영화가 있다). 이 소설의 존재를 알게 되었을 때 제목과 줄거리가 너무 흥미로워서 안달해하며 읽었던 기억이 있다. 조선인 시인이자 직장인인 ‘기노시다 히데요’가 조선이란 나라가 있었다는 사실을 우연히 알게 되고 일본이 은폐한 우리말 자료를 되찾으려 고군분투하는 모습에서 감명 받지 못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조선인’이라는 명명을 제외하고는 우리의 것이 없어진 디스토피아에서 주인공의 모험을 응원하게 된다. 그런 벅찬 마음으로 주인공을 따라가게 된다(회사 부하직원과 불륜관계로 설정한 이유는 정말 모르겠다만). 대체역사소설이라는 장르명칭답게 방대한 역사적 자료와 허구적 자료가 뒤섞여있다. 각종 문인들-예이츠, 제임스 조이스, 정치인들, 지식인들의 인용과 작가가 소설에서 새로 창조한 조선총독부령 법조항들, 새로 창조한 인물들-사노 히사이찌, 기다하라 고우운사이-의 서적이 인용되며 이야기를 탄탄하게 만든다. 주인공이 일하는 회사의 복잡한 업무 체계, 국제관계 설정 같은 것도 상세하게 적혀있는 걸 보면 이런 소설로 데뷔한 작가가 정말 천재임을 알 수가 있다(현재 작가는 이상해졌다고 한다…) 지금 보기엔 구시대적인 시선이 은근히 느껴지나 감안하고 한번은 읽어볼 법하다. 일제강점기 시절 독립을 염원한 사람들의 피눈물 나는 항거들도 떠오르고 그런 것들이 기억되지 못하는 시대란 얼마나 절망적일까 하는 생각도 들고, 아무렴 한국인의 피가 끓게 하는 소설이다. “이 세상이 완전하다면, 아니 완전하기까지 할 필요는 없지, 조금만 덜 불완전하다면, 진실은 그 자체가 그것의 보답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