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메뚜리언

ブレードランナー 2049
平均 3.7
# 무엇이 인간으로 존재하게 하는가? 블레이드 러너 속 인간과 레플리컨트는 외형적으로 구분이 불가능할 만큼 닮아있다. 따라서 이 둘의 차이를 만드는 것은 결국 내면의 어떠한 점들이란 생각이 들었다. 인간과 레플리컨트의 차이를 만드는 내면은 무엇일까? 영화는 이 부분에 대하여 기억을 아주 중요하게 다루고 있다. 이 밖에도 감정과 행동, 생식까지 여러 가지의 복합적인 요소들로 인간과 레플리컨트의 존재에 대하여 물음을 던진다. 그런데 영화를 보면서 한 가지 드는 생각은 이러한 내면적 요소들의 특징들이 하나같이 모호하다는 것이다. 실제 영화 속 두 종족(?) 사이에서도 이런 모호한 점들로 인하여 끊임없이 혼돈을 야기시킨다. 영화의 원작 소설 ‘안드로이드는 전기양의 꿈을 꾸는가’의 작가는 도덕적 모호성과 휴머니즘의 본질에 대한 실존적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라고 했다. 개인적으로도 영화는 앞서 얘기한 인간의 주체성을 구성하는 것들의 모호성을 보여줌으로써 작가와 같은 물음을 던지는 것이라 생각한다. 기억은 레플리컨트와 인간의 현재 주체성(인격?)을 형성하는 가장 큰 요소 중 하나이다. 다만 레플리컨트의 기억은 조작된, 온전히 자신의 기억이 아니라는 데서 영화의 비극이 시작된다. 생명의 존재가치로서의 주체성이 타인에 의해 생성된 것이므로 이들은 끊임없이 자신의 생각과 행동에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다. 생각과 행동이 자신의 자유의지 인지 아니면 또 다른 명령어에 불과한지 확신을 가질 수 없기 때문이다. 사실 어떻게 보면 인간의 기억이라는 것도 불확실한 면이 있다. 시간이 지날수록 기억은 추상적으로 변할 수밖에 없고, 그 기억에 다른 요소가 개입되지 않았다고 확신하기도 힘들 것이다. 2049의 K가 끊임없이 자신의 존재에 대해 혼란을 겪는 점도 앞서 얘기한 점들과 같은 이유가 있었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가령 우리도 레플리컨트와 인간이 공존하는 사회 속에 살고 있다면 또 레플리컨트가 인간과 같이 생식을 한다는 사실까지 알고 있다면 기억을 맹신할수 있을까? 영화 속에서 말하는 모호한점들은 기억뿐이 아닐 것이다. 일편부터 우리는 더욱 더 인간과 같아지는 레플리컨트, 인간성을 점점 상실해가는 듯 한 인간의 행동들을 보았다. 레플리컨트들이 인간의 목적으로 만들어졌지만 이들은 창조주의 명령을 벗어났을 때 더 인간다운 모습을 보였다. 주어진 목적에 의한 행동이 아닌 생에 대한 갈망, 자신의 진실된 자아를 찾기 위해 조사하는 행동, 타 인격(?)에 대한 사랑까지, 이들의 행동에는 인간이 태초부터 갈망하던 그런 철학적 물음부터 감정까지가 담겨져 있다. 이런 점들이 더욱 레플리컨트와 인간의 구분을 모호하게 만들고 있다. 처음에 얘기한 것 처럼 인간과 레플리컨트는 외관상으론 특별한 조사없이는 구분조차 어렵다. 이들은 피도 흘리고 숨도 쉬며 음식도 섭취하고 사랑까지 하는 하나의 생명과도 같다. 영화는 이같은 조건이 주어졌을때 이들과 인간의 차이는 내면 특히 우리의 생각, 창조성, 도덕성, 감정 등 이런점이라도 차이가 있을 것이라 물음을 넌지시 던진다. 그리고는 이런한 물음에 대한 대답이 모호하고 잘 모르겠다고 대답한다. 블레이드 러너의 미래 모습은 항상 어둡고 뿌옇다. 그 모호함의 경계에서 뭔가 흐릿하고 정확하게 보이지 않는 것들이 있다. 인간과 레플리컨트가 그렇다. 그래서 난 이 작품이 무엇이 인간으로 존재하게 하는지, 그런 점들은 얼마나 모호할 수 있으며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 물음을 던지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