レビュー
뜨거운 햇살은 여름의 대지를 달구고, 타오르는 분노는 마침내 심지에 불을 붙인다. 영화 <레 미제라블>의 시작은 2018년 러시아 월드컵과 함께 한다. 뜨겁게 내리쬐는 여름의 햇살 아래 축구로 하나된 이들은 삼색의 물결 속 하나되어 프랑스를 외친다. '축구'라는 이름으로 강하게 묶여 기쁨의 포옹을 나누는 이들의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톨레랑스의 가치가 실현되는 이상적인 세상을 보는 듯 하다. 하지만 종료 휘슬과 동시에 축구는 끝이 나듯 영원할 것만 같던 이 날의 환희도 아지랑이 치는 개선문처럼 신기루가 되어 서서히 흩어지게 된다. 다시 일상으로 돌아와 영화의 시선이 향한 곳은 이 곳 몽페르메유, 축구가 사라진 자리의 열기를 대신하는 것은 그저 불쾌하기만 한 여름의 햇살 뿐이다. 빅토르 위고의 <레 미제라블>에 영감을 준 이곳의 일상은 200년 전 그가 꿈 꾸었던 이상과는 사뭇 동떨어져있기만 하다. 종교, 난민, 이민자 등 현대 프랑스 사회의 문제를 모조리 짊어진 이곳엔 분노와 폭력만이 가득하다. 작품 속 등장하는 어른들 -부패한 경찰, 완장을 찬 폭력배, 서커스단의 집시와 같은 이들로 대표되는- 이들은 매사에 관용을 보여주기보다는 분노를 앞세우고 폭력을 수단으로 삼는다. 이와 같이 이미 삶 그 자체가 된 폭력 속에 사회는 병들어간다. 사회를 지탱하는 시스템이 무너진 이 곳엔 폭력만이 윤활유가 되어 그 핏빛 순환을 가속한다. 병든 사회 속, 그럼에도 아이들은 자라난다. 다만 '이사'로 대표되는 영화 속 아이들의 모습은 어른들과 많이 닮아있다. 시종일관 엿보고, 훔치고, 돌을 던진다. 무엇이 아이들을 이렇게 만들었을까? 우리는 그 답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잠시 소설 <레 미제라블>의 말을 빌려보자. "세상에는 나쁜 풀도 나쁜 사람도 없소. 다만 나쁜 농부가 있을 뿐이오." 나쁜 농부에게서 사랑 대신 분노를, 포옹 대신 폭력을 먹고 자라난 결과가 작 중 아이들의 모습이다. 그렇지만 영화 속의 나쁜 농부, 나쁜 어른들은 그 굴레를 끊기보단 더한 폭력으로 이를 다스린다. '새끼 사자'사건이 촉발시킨 일련의 사건은 위의 구조 속에서 결국 또다른 분노와 폭력을 재생산 시키기에 이른다. 폭력은 대물림 되고 또 순환한다. 배운 것이 오직 분노와 폭력인 아이들은 똑같이 분노하고 끝내는 폭력으로 저항한다. 고무탄의 총성과 함께 눌려왔던 분노는 임계점을 돌파하고 순환하는 폭력에 쉬이 안착한다. 모두가 한 데 모인 절정의 순간, 휘몰아치는 분노는 마침내 '이사'를 통해 화염병의 심지에 불을 붙인다. 오프닝 시퀀스 속 프랑스를 하나 되게 만든 월드컵 우승. 모든 화합을 견인한 월드컵 결승전 선발 멤버 11인 중 6명은 아프리카계 이민자 출신이다. 이들 중엔 축구를 좋아하던 '이사'가 동경하던 킬리앙 음바페 역시 끼어있다. 정말 어쩌면, 좋은 농부와 함께 했더라면 제 2의 음바페를 꿈 꿀 수 있을 소년. 무엇이 그 아이를 축구공 대신 화염병 앞으로 이끌었을까? 그리고 어떻게 그것을 내려놓고 또 다른 폭력의 순환을 멈추게 하겠는가? 나쁜 농부에게 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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