レビュー
아버지는 내게 할아버지 이야기를 한 번도 해준 적이 없었다. 어렸을 때 딱 한 번 할아버지는 무슨 일을 하던 분이셨냐고 물은 적이 있는데. 아버지는 짧게 사업가였다고만 하셨다. 무슨 사업? 응, 청춘사업. 그렇게 말하고 장난스럽게 웃던 아버지 얼굴. 얼핏 원망과 설움이 스쳤던 것 같은데 그냥 내가 만들어낸 기억의 표정인가 싶기도 하고. 영화 속 할아버지가 느리게 손짓한다. 나는 친가나 외가의 할아버지를 본적도 만난 적도 없는데 괜히 울컥했다. 그러니 당신도 알고 있을 것이다. 저 옛집. 저 가족. 저 아이. 격렬한 가난 속에 있지 않았으면서도 피부에 닿는 모든 것들에 예민하고 부끄러웠던 때. 내 몸에 든 장기들은 더 오밀조밀 붙어있었지만 나는 나와 친하지 않았고 작열하던 볕이나 풀벌레 품은 여름은 그저 내 곁에서 부유하는 거라 느꼈는데 돌이켜 보면 꿈의 배경으로 저때만이 선명하다. 참, 나는 형제도 없어. 할아버지에 대해 아는 것은 청춘사업가 다섯 글자뿐이고. 그래도 나는 알고 있다. 저 남매. 밉지만 서로 지켜줘야 할 사이란 걸. 무섭지만 겁먹지 않고 먼저 앞장서는 누나. 개다리춤을 추며 자존심을 버릴 줄 아는 동생. 서툰 사과에 우리가 언제 싸웠었나 하는 저 능청. 청춘사업 실패의 위로는 같이 끓여먹는 라면. 너에게도 내가 있고 나에게도 너가 있어 다행인 사이. 물론 진짜 남매란 것은 아주 다른 관계로 이 환상은 모조리 내 오해일 수 있다. 생각해보건데 할아버지가 한 청춘사업의 뜻은 두 집 살림이었던 거 같다. 물론 이 역시 완전한 내 오해일 수 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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