レビュー
홍원진

홍원진

7 months ago

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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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험의 멸종

本 ・ 2025

平均 3.2

아무리 부족한 책이라도 ‘배울 부분’을 보려 노력한다. 하지만 이 책은 정말 비판할 포인트가 너무 많아 참을 수 없다. 책의 핵심적인 주장은 ‘기술의 발전으로 직접 경험이 줄어들고, 매개된 간접 경험이 이를 대체하여 우려스러운 현상이 많이 발생된다. 따라서, 디지털 기술과 거리를 두어 전통적인 직접 경험의 기회를 확대해야한다’ 이다. 지극히 공감할만한 주제다. 하지만 너무 식상한 내용이라 책을 읽기 전에는 이를 뒷받침할 사회과학적 근거로 주장의 근거를 강화하며 새로운 시각의 대안을 제시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책의 구성과 서술 방식은 형편 없었다. 처음부터 끝까지 횡설수설이다. 챕터별 주장은 왜 챕터를 나눴는지 의아할 정도로 경계가 희미하며, 신뢰할 수 없는 출처의 수많은 인용을 남발하는데, 주장의 근거로 삼기엔 핀트가 안맞는 것이 상당수이다. 마치 ‘나 이정도로 자료 조사 많이 했어’라고 자랑하는 목적인 것 같다. 그 결과 작가 자신의 이야기는 없다. 인문학도 석사 졸업논문 수준 같다. 나를 ‘열받게 하는’ 많은 부분들이 있었다. ① 72p. 톨게이트 징수 방식이 징수원 → 무인으로 바뀐 것을 ‘따스한 미소를 건네는 징수원과의 인간적 접촉이 사라졌다’며 비판하는 부분이다. 억지도 이런 억지가 없다. 차라리 편의점 이전 구멍가게가 그립다고 하지? 물론 먼지 풀풀 날리는 유통기한 지난 신라면은 차치해 두고. ② 80p. 지하철에서 냄새나는 남자 옆에 앉는 경험도 서로에 대한 이해를 넓힐 수 있다는 부분. 저자는 그 상황이라면 긍정적인 생각으로 이해할 수 있을까? 인간은 충분히 문명화된 방식으로 서로를 이해할 수 있다. ③ 98p. 손글씨로 못알아보게 차트를 내린 의사 때문에 환자가 사망했다는 사례와 바로 이어지는 손글씨를 쓰면 학습능력이 좋다는 주장. 도대체 이게 무슨 흐름인가? 극단적 사례를 끌고 온 것도 어이없지만, 바로 이어지지도 않는 사례로 주장하는 것은 참. 기본도 안되어있다. ④ 140p. 로드 레이지의 원인을 ‘일상 생활의 끊임없는 가속화’ 라고 주장하는 것. 이제는 근거도 없다. 그냥 그런 것 같다고 주장한다. 나는 로드 레이지의 상당 부분 원인은 상대방의 신호 위반 등으로 발생한 ‘불공정에 대한 분노’라고 생각한다. 저자의 생각은 전형적인 가해자 중심 사고다. ⑤ 220p, 가장 화가 나는 사례였는데, 사라이 시라이라는 미국인 여성이 이스탄불 관광 중 피습되어 사망하였는데, 이 사건의 원인을 ‘스마트폰 기술에 의존해 언제든 타인과 연결되어있다는 감각 때문에 무방비해졌고, 이에 따라 발생한 일종의 안전 불감증’ 이라고 한다. 기가 찬다. 가해자에 대한 비판은 없다. 이 무슨 여성 강간의 원인을 짧은 치마 입은 여성 탓이라는 형태의 주장인가? ⑥ 261p. 미술관의 기술 친화형 전시 방식을 비판한다. 미술은 그 자리에서 오랜 시간 응시해야한다고 주장한다. 우월 의식과 꼰대력이 하늘을 찌른다. 예술은 항상 그 시대 최고의 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⑦ 오직 기능만 추구해 간단하게 영양분을 제공해주는 간편식을 비판했다. 인간의 고상한 미식 행위를 제거 했다는 점에서다. 그러나 바로 ‘해당 제품은 실패했다’고 서술한다. 어쩌라는 것인지. 그렇다. 휴먼 터치가 결여된 서비스는 대다수 실패한다. 아무리 기술이 발전해도 인간의 본능을 거스르는 제품은 고객의 선택을 받지 못한다. 호들갑도 이런 호들갑이 없다. 기술 발전으로 인간성이 사라질 것처럼 호들갑을 멈추지 않는다. 논리가 부족하니 사례로 땜빵하지만, 빈약한 주장을 흘러내리는 모래를 퍼올려 감추는 것 같다. 모래가 단단하지 않으니 계속 흘러내린다. 이런 책을 출간한 출판사의 잘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