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란

희랍어 시간
平均 3.8
소설이란 참 신기하다 읽다보면 그 분위기, 그 공기 속에 있게 되는 기분이다 . 희랍어 시간은 읽는 동안 작게 들리는 숨소리 같았다 조그맣게 달짝이는 입술의 움직임 같았다 . 조용해지고 싶을때 나를 고요한 공기 속에 데려가고 싶을 때 다시 찾아 읽게 될 것 같다 . 읽으면서 몇 번이나 문장과 표현에 감탄을 했는지 모른다. 부러움이 절로 이는 재능이다. '재능이구나' 하는게 느껴졌다 . 말, 언어, 단어에 이토록 집중해 볼 수도 있구나 이걸로 이렇게 이야기가 생길 수도 있구나 그걸 이렇게 이런 분위기로 쓸 수 있구나 싶었다 . 5점이 아닌 것은 너무 사유적이라서 . 코멘트를 다 쓰고 나니 영화 '사랑한다 사랑하지 않는다'가 생각이 난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좋았던 표현, 문장들> • ㅅ-ㅜ-ㅍ이라고 발음할 때 먼저 입술이 오므라들고••• 침묵으로 완성되는 말. 발음과 뜻, 형상이 모두 정적에 둘러싸인 그 단어 • 혀와 손에서 하얗게 뽑아져나오는 거미줄 같은 문장들이 수치스러웠다 • 시선만큼 즉각적이고 직관적인 접촉의 방법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그녀는 느꼈다 • 언어는 수십 배 육체적인 접촉이었다.•••공기를 흔들어 상대에게 날아간다 • •••네 목소리론 네 얼굴을 만져줄 수 없는 모양이구나. 그러면 무엇이 너를 만져줄까. 아마 나는 절망을 느꼈던 것 같아 • 넌 철학을 하기엔 너무 문학적이야, •••네가 사유를 통해 다다르고자 하는 곳은 일종의 문학적 고양상태일 뿐이지 않니 • 얼음 밑에서 두드리다 굳어버린 손 같은 침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