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돌파댕이

ニューヨーク・ニューヨーク
平均 3.4
마틴 스코세이지가 연출한 <뉴욕 뉴욕>을 봤습니다. 마틴 스코세이지는 제가 숭앙하는 감독이고, 현존하는 가장 위대한 감독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스코세이지 영화를 본 것에 대한 기록을 항상 어떻게든 남겨놓으려고 하는데 확인해 보니, 이게 제가 스물여섯 번째로 본 그의 장편 극영화이더군요. 마틴 스코세이지가 만든 장편 극영화가 총 스물여섯 개이니, 마침내 그의 필모그래피를 다 훑게 돼 감회가 남다릅니다. 정말이지 위대함을 넘어선 수준의 필모그래피였던 것 같네요. 그러나, 결론부터 말하자면 <뉴욕, 뉴욕>은 스코세이지의 작품 중에는 조금 아쉬운 편인 것 같습니다. 영화는 재즈를 사랑하는 두 예술가, 색소폰 연주자 지미(로버트 드 니로)와 가수 프랜신(라이자 미넬리)의 사랑과 갈등을 중심으로 전개됩니다. 그러나 전통적인 뮤지컬 영화가 낙관적이고 환상적인 정서를 통해 관객에게 감정적 여운을 덜어내지만, 이 영화는 뒷맛이 상당히 개운치 않죠. 이는 사랑과 예술의 갈등이라는 영화의 주제를 한층 더 강렬하게 부각합니다. (많은 부분에서 <라라랜드>의 원형처럼 보이는 작품입니다.) 로버트 드 니로의 지미는 전형적인 스코세이지 캐릭터입니다. 재능과 욕망으로 가득 찬 그는 스스로의 불안정함과 통제할 수 없는 충동 때문에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을 잃게 됩니다. 반면, 라이자 미넬리의 프랜신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준비가 된 인물로, 라이자의 실제 커리어와 맞닿아 있는 메타적인 매력을 발산합니다. 이렇게 전형적인 스코세이지 캐릭터와 스코세이지가 다루지 않는 유형의 캐릭터를 맞닿게 놓은 것부터 이질적인 두 세계를 융합하고자 하는 그의 야심이 드러나죠. <뉴욕 뉴욕>은 <택시 드라이버>의 대성공을 통해, 스코세이지가 그야말로 전권을 가졌을 때, 자신의 웅대한 영화적 야심과 과할 정도의 실험 정신을 한데 담아낸 작품입니다. 고전 할리우드 뮤지컬의 형식을 빌리면서도, 스코세이지 특유의 현실적인 톤과 정서적 깊이를 녹여냈다는 점에서 독특한 위치를 차지합니다. 아쉽게도 <뉴욕 뉴욕>은 창작자에게 과한 자유가 부여되는 게 꼭 좋지는 않을 수도 있다는 예로 남을 것입니다. 영화는 고전적인 뮤지컬의 환상과 스코세이지 특유의 현실주의가 충돌하면서 때로는 부조화를 느끼게 합니다. 심지어, 스코세이지와 드 니로가 뮤지컬을 너무 쉽게 생각한 게 아닌가 하는 의심까지 듭니다. 아무리 현실적인 장면을 넣고 싶어도 두 세계를 섞을 거라면, 둘이 사랑에 빠지게 되는 과정이나, 헤어지고 싶어도 헤어질 수 없는 절절한 심리를 정확하게 세공해야 하는데, <뉴욕 뉴욕>에는 그런 게 없습니다. 뮤지컬 장면을 비롯한 환상적인 장면들과 스코세이지 특유의 말 폭탄을 날리는 장면들이 전혀 조화를 이루지 못하고, 길게 늘어져 있죠. 그래서 영화 부분 부분만 놓고 보면, 그가 이 영화 전후로 만든 <택시 드라이버>, <레이징 불>, <코미디의 왕>만큼 강렬할 때도 있지만, 전체적으로 영화가 주는 둔중한 충격이 덜합니다. 부분적으로 강렬하고 전체적으로 밋밋하다고 할까요. 뭔가 이 영화를 봤을 때, 당시에 접했던 관객들에게 <조커 폴리 아 되>처럼 다가왔을 영화인 것 같네요. (241202) 등급: 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