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JE
5 years ago

東ベルリンから来た女
平均 3.5
<피닉스>보다 본편을 먼저 봤더라면 <피닉스>에서 넬리와 조니의 관계가 좀 더 흥미로웠을 것 같다. 마치 프리퀄의 느낌. <바바라>는 동독의 억압과 감시를 무심하지만 숨막히게, 마치 공기처럼 그리면서도 햇살과 풀숲을 스치는 바람, 새들이 지저귀는 소리도 놓치지 않는다. 비록 바람은 거셀지언정 저마다 살아 숨쉬는 풍경들. 특히 영화 중반부 안드레와 바바라가 나란히 자전거를 타고 가는 모습은 얼마나 평온한가. 따스한 햇살, 온갖 새들의 지저귐, 살짝씩 삐걱이는 자전거 페달 소리, 둘의 유대감까지. 그처럼 영화는 서독의 자유를 갈망하고, 동독의 억압에 신음하면서도 무감정한 동독 안에 남은 (사람들의) 온기를 비춘다. 바바라의 마지막 선택에까지 당도하는 이 모습을 숭고하다거나 휴머니즘이라는 단어들로 표현하긴 머쓱하지만, 정치나 체제에 앞선 시선이 아무래도 좋았다. 과연 한국영화에서도 이런 시선이 가능할까 싶은 엉뚱한 생각도 든다. 아무튼 <피닉스>도 그랬지만, 변화 없는 표정을 고수하면서도 상황마다 달라지는 미묘한 정서를 흘려 보내는 니나 호스의 연기가 인상적이다. 또 하나 궁금증, 거의 연작처럼 느껴지는 <바바라>와 <피닉스>에서 자주 등장하는 자전거는 왜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