レビュー
김현영

김현영

4 months ago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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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World of Love (英題)

映画 ・ 2024

平均 4.1

이 영화에 대한 좋은 평가와 별개로, 감독이 인터뷰에서 ‘내용을 아무 것도 모른 채로 가서 봤으면 좋겠다’고 말한 걸 접했다. 그래서인지 리뷰나 추천글에서도 그런 식의 언급이 많더라. ‘모르고 봐라’라는 식으로. 언론배급 시사때도 그런 감독의 손편지를 돌렸다고 전한다. 제작사의 홍보 방식도 그런지 모르겠지만, 주제나 소재를 숨기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그런데 나는 이런 태도가 조금 기만적으로 느껴진다. 이 영화가 다루는 수많은 ‘주인’을 고려하지 않는, 너무 다수자 중심의 태도 아닐까. 비당사자, 비피해자를 기준으로 삼고, 그걸 기본값처럼 깔고 가는 것 같은. 공연계에서 왜 그토록 트리거 워닝 공지를 민감하게 하는지 한 번쯤 생각해 봤으면 한다. 물론 영화가 반드시 트리거 워닝을 해야 한다는 건 아니다. 다만, 지금처럼 일부러 숨기는 것(그게 영화적 감상을 위해서든, 관객 수를 위해서든)은 이 세상의 다양한 ‘주인’을 고려하지 않는 방식이기도 하다고 느낀다. 어떤 사람에게는 아직 이 내용이 보고 싶지 않거나, 마음의 준비가 안 되어 있을 수도 있는데 말이다. 영화의 홍보 방식 자체가, 오히려 이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것과 반대로 가는 것 같아 아쉽다. “왜냐고? 내가 성폭력 피해자였거든.” 원치 않는 자리와 타이밍에 내가 직접 내 이야기를 꺼내며 비판하게 만드는 이 상황이, 마치 영화 속 세계와 이 영화의 홍보 방식이 결국 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영화 개봉 후에도 성폭력 피해자나 관련 담론으로 이어지지 않고, 다들 스포일러라며 쉬쉬할 뿐이고. 그래서 아이러니하게도 이 영화 자체가 ‘수호’의 역할을 한다. ‘주인’이 아니고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