レビュー
HB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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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years ago

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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ルディ・レイ・ムーア

映画 ・ 2019

平均 3.3

'내 이름은 돌러마이트'는 블랙스플로이테이션 영화로 흑인 문화에 한 획은 그은 코미디언 루디 레이 무어에 대한 전기 영화다. 블랙스플로이테이션 영화에 대해선 사실 아는게 많지 않을 뿐더러 루디 레이 무어와 돌러마이트에 대해서도 전혀 몰랐지만, 이 영화를 통해 단순히 그에 대해 배워가는 것을 넘어, 그가 흑인 사회에 어떤 존재였는지에 대해 알게 된 것 같아서 상당히 인상 깊었다. 이 영화와 가장 비슷한 영화들은 아마 '디재스터 아티스트'와 '에드 우드'일 것 같다. 다만, 확실히 좀 더 후자에 더 가깝다. 괴작/망작에 대한 영화들이라는 점에서 여러 면에서 공통적인 리듬을 가지고 있다. 이들 모두 할리우드에서 완전 언더독으로 시작해서, 영화에 대해선 문외한이지만 열정 하나만 가지고 있는 삼류들이 끝까지 가며 결국 역사가 기억할 만한 "망작"을 배출하는 전개를 따라가고 있다. 실제 영화들의 일부 장면들을 그대로 재현하고, 상당히 중구난방이고 엉터리인 영화 제작 방식에서 관객들에게 이 영화들이 왜 이런 퀄리티로 나올 수 밖에 없었는지를 코믹하고 유쾌하게 풀어가지만, 한편으로는 이들의 실력과 영화를 모두 비관적으로 보는 현실적이고 차가운 시선들에 대해서는 다소 씁쓸한 마음을 갖게끔 한다. 물론 이들의 영화들이 상당히 별로일 수는 있겠고, 이들을 비판하는 사람들이 다 이성에 근거하여 맞는 말만 하는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이들의 열정과 웃음 앞에서는 그런 이성과 현실 또한 결국 역으로 비판의 대상이 된다. '디재스터 아티스트' 같은 경우는 말그대로 재난과도 같았던 현장과 결과물의 비하인드를 재현한 영화라서 조금 밋밋한 맛이 있었지만, 이 영화와 '에드 우드'는 그를 넘어, 그 현장에 있던 수많은 사람들의 열정에 집중을 한다. 그리고 에드 우드에 대해 깊은 애착을 갖고 있던 팀 버튼처럼, 이 영화에 참여한 모든 사람들이 돌러마이트와 그 탄생 뒤에 있는 수많은 사람들을 굉장히 사랑하고 있다는 것이 진심으로 느껴졌다. 우선 에디 머피나 웨슬리 스나입스 같은 배우들은 한물간 배우들로 많이 여겨졌는데, 이 영화에서는 완벽히 부활을 했다고 할 정도로 굉장한 연기를 보여줬다. 특히 에디 머피는 그야말로 폭발적이고 카리스마 넘치는 존재였다. 돌러마이트라는 캐릭터 뿐만 아니라 루디 레이 무어라는 한 사람이 어떤 의미를 가질 수 밖에 없는 존재였는지를 정말 제대로 보여줬다. 비록 욕설과 선정성이 난무한 저급한 코미디를 추구하며, 말도 안되는 스토리와 별 잡다한 액션을 갖다 박은 영화를 만들었어도, 그리고 제작진 안에서도 의구심을 표하긴 했어도, 자신만의 에너지로 모두를 이끌고 자신의 예술관 안에 심취하게 하며, 누군가에겐 가장 아름다운 작품을 만들어낸 루디 레이 무어의 정신을 에디 머피는 완벽히 재현했다. 백인들이 만든 "주류"라는 문화에 자신들의 문화와 기호를 찾지 못해서 직접 맨땅에 헤딩을 하며 그 문화와 그 문화를 소비하고 싶은 대중이 설 자리를 만들어낸 루디 레이 무어는 분명 그 당시 인물들은 물론이고 그와 그가 흑인 문화에 끼친 영향들을 보고 자란 사람들에게는 에디 머피가 연기한 캐릭터를 보며 많은 감동을 받았을 것 같다. 적어도 에디 머피 본인 뿐만 아니라 이 영화에 출연한 배우들이 돌러마이트에 대한 깊은 감명을 받은 것은 확실하다. 이들의 연기를 보면 단지 각본에 적힌 대로 연기한 것을 넘어, 실제 루디 레이 무어를 보듯 행동하며, 그가 이들을 위해 해준 것들에 대한 진심 담긴 감사와 사랑을 담아 연기했다는 느낌을 확실히 받을 수 있었다. 비록 이 영화가 '에드 우드'나 '디재스터 아티스트' 같은 선례들과는 아주 색다른 전개를 보여주진 못하지만, 중심 인물의 정신과 그 의의에 대해서는 그 어떤 영화들에도 뒤쳐지지 않는 깊은 감동과 여운을 준다. 그런 면에서 이 영화는 아주 모범적인 전기 영화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