レビュー
동구리

동구리

3 years ago

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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キムズビデオ

映画 ・ 2023

平均 3.8

21살의 나이로 뉴욕에 이민 온 김용만은 운영하던 세탁소에서 작게 비디오 대여를 시작한다. 비디오 대여가 세탁소 수입을 앞지르자, 1987년 그는 '킴스 비디오'라는 이름의 비디오 대여점을 차린다. 블록버스터와 같은 거대 체인 대여점과 달리, 킴스 비디오의 주력 상품은 유명한 할리우드 영화나 유럽 영화가 아니라, 감독들의 창고에 잠들어 있는 영화들, 극장에 정식개봉하지 못한 영화들이었다. 김용만은 직원들을 전 세계 영화제에 보내 영화를 수급해오게끔 하기에 이른다. 쿠엔틴 타란티노나 알렉스 로스 페리 등 유명 감독들 또한 그곳의 직원이었다. 하지만 해적판을 대여했기에 FBI의 표적이 되었고, 2008년 결국 문을 닫는다. 5만 5천여 점에 이르는 소장품이 넘어간 곳은 대학도 도서관도 시네마테크도 아닌 이탈리아 시칠리의 살레미라는 작은 마을이었다. 하지만 당시 살레미 시장은 킴스 비디오 컬렉션을 잘 보관하여 대중에게 개방하고 디지털화하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않았고, 컬렉션이 방치되기에 이른다. 감독인 데이비드 레드먼은 킴스 비디오의 회원이었던 인물이다. 그는 어느 날 자취를 감춘 킴스 비디오의 행방을 찾고자 살레미까지 날아간다. 그곳의 상황을 알게 된 그는 김용만을 만나고, 방치된 컬렉션을 다시 뉴욕으로 가져오고자 한다. 이 영화는 영화를 물리매체로만 접할 수 있던 시기의 해적왕이 쌓아둔 방대한 영화적 보물을 다시금 되찾고자 하는 후대 해적의 이야기다. 마테리알에 연재된 한민수의 글 [해적질의 옹호와 현양]이 온라인 시대의 해적질에 관한 이야기라면, <킴스 비디오>는 '원본'과 물리적 '사본'이 존재하는 시기의 해적질에 관한 것이다. 이 해적질은 무수한 시네마테크나 도서관이 이룩하지 못한 컬렉션을 만들어냈다. 감독은 영화 속에 "소유권보다 영화지식의 공유가 중요"하다는 킴스 비디오 직원의 말을 삽입하고, 도둑질에 관한 짐 자무쉬의 말과 저작권에 관한 고다르의 말을 덧붙인다. 이 영화 자체도 공정이용 제도를 통해 무수한 영화의 장면을 '도용'해온다. '도용'이라는 단어를 쓴 것은 실제 영화의 장면 속 대사를 감독의 말로 종종 덮어버리기 때문이다. 더 나아가, 감독은 살레미에 있는 컬렉션을 해적질하기 위해 영화를 이용하기에 이른다. 가짜 하이스트 영화를 촬영하겠다고 당국의 허가를 받은 그는 가짜 영화 속 장면의 촬영을 위해 컬렉션을 포장하고, 훔친다. 감독이 <아르고>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밝힌 이 기상천외한 작전은 단순한 절도행위라기보단, 자본/기관/정부 등에 의해 문자 그대로 창고에서 썩어가고 있는 영화를 구조하는 작업이었다. 물론 킴스 비디오 컬렉션의 많은 영화들을 온라인에서 찾아 볼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이 영화가 담아낸 이야기는 영화-해적질의 근본적인 목적과 성취를, 그것이 온라인상의 해적질로 옮겨간 지금에도 일정부분 가치있다는 것을, 알려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