レビュー
lupang2003

lupang2003

5 years ago

3.0


content

MONSOON モンスーン

映画 ・ 2019

平均 2.7

영화 <나의 인생여행>은 제목과 포스터만 보았을 때 아름다운 힐링을 선사할 것만 같다. 베트남의 아름다운 여행 명소를 보여주며 내면에 품었던 아픔을 싹 씻어낸 채 삶의 활력을 찾는 그런 인생여행이 펼쳐질 것만 같은 분위기다. 영어 원제인 'Monsoon'(계절풍)보다는 본질적인 핵심을 잘 파악한 제목이지만, 관객들에겐 환상을 심어주기에 좋은 제목이다. 하지만 이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인생여행은 정체성과 관련된 아주 진지한 내용을 담고 있다.    작품의 감독인 홍 카우는 <릴팅>으로 주목받기 전부터 이 작품의 시나리오를 썼다고 한다. 감독이 꼭 하고 싶었던 이야기로, 실제 본인의 인생을 담았다. 캄보디아 태생의 그는 어린 시절 베트남에서 살다 영국으로 이주했다.. 본인의 정체성에 고민을 품던 그는 이 시나리오를 영화화하기 전 작품 속 주인공 키트처럼 30년 만에 베트남을 방문했다. 그때 겪었던 감정과 경험을 영화에 담아냈다. 주인공 키트는 30년 만에 영국에서 베트남으로 오게 된다. 그가 이곳에 온 목적은 어머니의 고향 하노이를 방문하기 위해서다. 베트남은 키트의 기억에 없는 국가다. 그는 어린 시절 영국으로 떠났다. 그래서 가이드이자 어린 시절의 친구 리가 호치민이 많이 변했다 말해도 실감하지 못한다. 키트의 기억 속에는 월남전에 대한 기억이 전부다. 그 사건으로 인해 가족이 무너졌고, 결국 베트남을 떠났기 때문이다.    키트에게 베트남에 대한 기억은 어린 시절을 끝으로 멈춰있다. 그래서 그는 서양인에게 반감을 지니지 않는 베트남인들의 모습이 어색하다. 자신이 지닌 기억을 그들은 잊었다는 생각이 든다. 이 기억은 연꽃이란 소재를 통해 더 강화된다. 여행 가이드인 여성은 키트를 자신의 집으로 초대해 함께 연꽃차를 만든다. 그녀는 한때 베트남 사람들이 좋아했던 연꽃차가 이제 중장년층만 찾는 식품이 되었다고 한다.   베트남 사람들에게는 전쟁의 아픔을 치유할 30년의 세월이 있었다. 이 세월을 함께 겪지 못한 키느는 서구화된 베트남의 모습은 생소하게 다가온다. 정체성을 찾기 위해 고국을 찾았지만, 그곳에서조차 낯선 느낌을 받는다. 이는 국내에서도 재일교포나 고려인이 겪는 문제이기도 하다. 이들은 뿌리를 찾기 위해 고국에 왔으나 고국에서도 외국인으로 취급을 받는다.   키트를 연기한 헨리 골딩은 키트에게서 자신의 모습을 봤다고 한다. 그 역시 말레이시아계 혼혈로 어린 시절 영국으로 이주했지만 뿌리를 내리고 정체성을 찾지 못했다. 말레이시아에서도, 영국에서도 그는 이방인처럼 느껴졌음을 고백했다. 키트의 눈과 표정은 항상 굳어 있고 알 수 없는 슬픔이 묻어있다. 그에게 이 여행은 즐겁지 않다. 정체성이란 뿌리를 찾는 과정이기에 진중하다.    영화 속 키트는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는데 이는 나무에 여러 개의 가지가 피어나듯 정체성은 한 가지로 표현할 수 없음을 의미한다. 작품은 과거 어머니가 그들 형제를 위해 용기를 내야 했던 일과 키트 개인의 성정체성, 키트가 상상했던 모습과 다른 베트남을 받아들이는 과정을 통해 인생을 찾아가는 '진짜' 인생여행이 무엇인지 보여준다.   시각적인 매력이 가미된 오락영화를 기대했다면 다소 실망할지 모른다. 호치민과 하노이의 아름다운 자연부터 먹을거리, 발전된 도시의 모습 등 볼거리를 담긴 했지만 눈을 사로잡을 정도는 아니다. 대신 어디에도 속하지 못한 이방인이 자신의 정체성을 찾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은 같은 고민을 지닌 이들에게 큰 감흥을 줄 것이다. 여행을 통해 인생을 찾을 수 있음을 보여주는 이 영화는 담담하지만 묵직한 감정을 선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