レビュー
정환

정환

6 years ago

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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アイリッシュマン

映画 ・ 2019

平均 4.0

문을 열어놓는 것. 우리가 아직 겪어보지 못한 이 삶의 미래에 대한 해답이 아니라 우리가 이미 겪어왔던 내 삶의 과거에 대해 해석을 하는 입장으로서, 앞날이 창창한 젊은이들이 두려워하는 무지의 시간들을 이미 겪어온 그가 삶의 끝에서 내린 해석과 해답이다. 우리 모두 아직 그 끝을 모르니까. 그러니 문을 열어놓겠다. 끝내고 싶지 않으니까. . . 우리 삶은 언제나 그렇지 않았나. 내게 주어지는 선택들을 마주하며 의지를 결단해야 하는 순간들과, 죄스러우며 비통한 후회의 나날들이 이 정신없고 긴 세월들을 이리도 짧게 느껴지는 탓이다. 오지도 않을 날들을 향한 기다림은 고통스럽고 이미 지나간 날들을 돌아보는 씁쓸한 감정은 부질없다. 그 힘들고 찬란했던 젊은 날들이 저물면 고맙게도 아니면 억울할 정도로 빠르게 잊혀진다. 나조차 잊어가는데, 한 시대를 풍미했던 한 사람의 인생마저도 이 삶의 수명이 다 끝나면, 그 시간들을 온전히 기억해 줄 사람 몇 남아있지도 않을 것이다. 한 노인의 회고록에 담긴 감정은 터무니없이 빠르게 지나간 세월의 씁쓸함이다. 이제는 내게 주어진 이 삶의 시간이 끝이 나는 걸 피부로 느껴진다. 시간이 얼마나 빠른지 겪어보지 않으면 모른다는 젊은 세대를 위한 진심 어린 덕담에도, 그 말속엔 오히려 본인이 이 삶에 느끼는 짙은 공허함에서 묻어난다. 앞길이 창창한 우리는 시간이 얼마나 빠른지에 대해 걱정하진 않는다. 주어진 시간이 닳아가는 그 속도를 걱정하는 게 아니라 지금 우리가 어떤 선택을 해야하는지, 이 선택이 어떤 날들을 초래하는지에 대한 현재 그 누구도 알 수 없는 무지를 두려워할 뿐이다. 사실, 우린 그 시간이 얼마나 남았는지도 모르기에 두려운 것일 수도. 그 무지에 대한 해답은 지금 이 순간에는 절대 깨달을 수 없다. 우린 우리가 아직 겪어보지 못한 이 삶의 미래에 대한 해답이 아니라 우리가 이미 겪어왔던 내 삶의 과거에 대해 해석만이 가능한 입장이다. 우리 모두 누가 언제 어떻게 죽을지는 모른다. 총에 5번을 맞고 죽던, 암이 우릴 죽이던 지금은 모르지. 그저 본인의 죽음에 대한 물음은 그 끝에 가 본 사람과, 여전히 살아있고 이를 기억하는 이들만이 안다. 어쩌면 누군가가 품고 있는 죽음과 삶에 대한 정답을 알고 있다는 건, 그 모든 선택의 순간들과 시간들과 싸워 지금까지 견뎌낸 이들에게만 주어지는 선물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프랭크 같은 인물에게는 아직 살아있다는 건 선물만이 담겨있는 여생은 아니다. 그가 수많은 선택들 속에 보여줬던 의지와 모든 결단들이 과연 그것이 옳았는지에 대해 묻고 싶다. 그는 그에게 주어진 수많은 선택들 사이에서 분명 거절할 수도 있었지만, 그는 어느덧 “거절을 안 할 사람”까지 되었다. 그럴 때마다 둘째 딸 페기가 그의 내면 속에서 아른거렸지만, 그녀는 그를 향한 마음의 문을 닫았다.(그녀는 그녀가 일하는 그곳에서 close 간판 하나만 걸어둘 뿐이다.) 닫았다. 닫았다는 표현이 주는 느낌 참 차갑고 무심하다. 닫게 되면, 언제 열어야 할지 모르겠다. 사실, 닫는다는 건 모든 것의 마지막일 수도 있겠다. 인생이란 떠날 때가 된 이들에게 마침내 삶의 그 모든 물음에 대한 종착역, 해답이자 해석, 그 무거운 생명의 날짜가 적히게 된다. 갈 때가 되면 느낌이 온다고 그랬다. 앞날이 창창한 젊은이들이 두려워하는 무지의 시간들을 이미 겪어온 프랭크가 삶의 끝에서 내린 해석과 해답은 문을 열어놓는 것이다. 대체 이 모든 게 어떻게 시작이 됐을까? 이 빠르게 지나가는 시간 속에 어떻게 우리가 멈춰 설 수 있을까? 산다는 건 움직이는 거고, 죽는다는 건 멈춰 선 것일 텐데. 과연 그것이 그렇게 이 삶의 문이 닫히고 끝인 걸까? 그는 화장을 싫어하는 사람이다. 그걸로 영영 끝이라며. 땅에 묻힐 때도 그대로 끝이니까. 그는 끝에서 느낀 이 모든 씁쓸함만을 남기고는 삶을 마무리 짓고 싶지 않았다. 그는 문을 열어놓는다. 모든 것에는 정답은 없다. 어느 것도 확실하거나 옳은 것도 없다. 분명한 건, 우린 지금 문 하나를 맞대고 서로를 응시하고 있다. 우리 사이에는 어떠한 물음도 덕담도 없다. 왜냐면 우리 모두 아직 그 끝을 모르니까. 그러니 문을 열어놓겠다. 끝내고 싶지 않으니까. 그러니 문을 열어두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