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상훈남

I Haven't Done Anything (英題)
平均 3.2
2023年07月17日に見ました。
우리는 지금 굉장한 시대에 살고 있다. 사회는 노력에 예민하며 자극적인 재미를 추구함과 동시에 감동적인 이야기를 좋아한다. 노력하지 않는 사람에게는 비난을 하고, 충격적인 기사 내용은 모르는 사람이 없으며, 그러다가도 '따뜻한 마음을 가진 청년'이라는 영상의 조회수는 상상을 초월한다. 지금 현재 인터넷을 비롯한 대중 매체의 트랜드라든지 온라인 시대상을 굉장히 다채롭게 보여주고 있는 작품이었고 이 안의 플롯들은 영화 같지만 흐름 자체가 스토리보다는 표현과 메세지에 몰입이 되어 '영화 같다'는 느낌은 다소 약했다. "지금 제가 뭘 하고 있는지 모르겠어요." '남들 다 하는 것'은 재미가 없다. 처음으로 보던 것이 두 번째가 되고 그것이 익숙해지면 사람들은 쉽게 지루함을 느낀다. 출근하면서, 밥 먹으면서, 퇴근하고 침대에 누워서 소비하는 시간인 만큼 그들은 하염없이 전자파와 가까이 지내면서도 무의식적으로 그 시간들을 소중히 여기고 있다. 그러니 '자신의 시간을 할애하면서까지 재미없는 컨텐츠'를 볼 여유따위는 온라인 소비자들에겐 존재하지 않았다. 기발한 아이디어가 필요했다. 내가 오늘 이렇게나 기발해 보이는 영화를 보러 극장에 들어선 것처럼. “알았다면 제가 이용하지도, 이용받게 두지도 않았을 겁니다. 어떻게 제가 저 같은 사람한테 알고 그랬겠습니까. 정말 몰랐어요. 모르고 그랬습니다." 오태경 배우가 자신을 '갇혀 있는 사람'이라고 표현하고 있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아직도 배우 활동을 하고 있는 그는 <올드보이> 최민식 아역 배우가 됐을 때 기고만장했을 수도 있고, 더 열심히 노력해서 최고의 배우가 되어야겠다고 다짐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어딜 가나 그는 '최민식 아역'에 불과했고 당시 사회가 쓰고 있는 색안경을 벗기지 못 했다. 마치 그가 하고 있는 노력을 우리가 멸시하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인지 '노력을 매도하지 말아달라는 말'이 와닿다가도, 당시 관객들의 '색안경'은 그 '시대상 반영'의 증거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하지만 이런 생각은 중요치 않았다. 나는 이 영화의 결말이 이럴 줄은 몰랐기에. "마지막으로 하나만 부탁드릴게요. 더 이상 그의 노력을 매도하지 말아주세요. 저 사람은 저 때문에 갇혔습니다." 1. 올드보이 재현 희대의 명장면 장도리씬을 다시 볼 수 있는 것이다. 물론 무기는 뿅망치에, 상대도 조직원이 아닌 일개 학생들이었다. 그래도 너무 좋았다. 과거의 오대수가 아닌 '오대수의 과거'가 뿅망치질을 사정없이 해대는 게. 이뿐만이 아니다. 치아를 생으로 뽑으려 할 때 최민식의 소름돋던 웃음을 오태경이 재연했다. 재현까지는 아니고, 그저 오태경의 재연일 뿐이긴 했다. 올드보이에 대한 찬사를 이런 식으로 한다는 게 굉장히 기발했다. "저희 집앞에 있는 치과 충치 치료 아픈지 확인해주세요." 2. 피켓남 응원 아는 사람이 쏘대장밖에 없어서 괜히 외국 가서 한국인 만난 느낌. 분명 흐름으로만 보면 유명 인사들의 연이은 등장이라 그것에 와닿아야 하는데 그러질 못 해서 아쉬웠다. 그래도 쏘대장은 평소 좋아하는 사람이라 무척이나 반가웠다. 총총 걸어가서 피켓남에게 피켓 들어준다고 하고 음료수를 건네주는 모습이 너무나도 따뜻했다. 내가 피켓남이었으면 헐레벌떡 피켓 박살내고 음료부터 들이켰다. ”아저씨 제가 팬인데요. 음료수 사왔는데 음료수 드시면서 하세요. 피켓 제가 들어드릴게요.“ 3. 유튜브 광고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고 피켓에 써놓은 한 남자가 이슈되는 과정이 아주 디테일하고 현실적으로 그려져 있어서 만족스러웠다. 나는 분명 '실재하지 않는 것들로 이루어진 스크린'을 보고 있는데 진짜 '뉴스'를 보고 있는 것만 같은 몰입감과 현실감이 일품. 대리 운전 광고부터 피임약 광고까지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를 패러디해서 넣어놓은 것도 모자라, 그것을 현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네티즌이라면 공감될 '광고 후 영상 시청' 안에 포함시키는 연출이 마음에 들었다. “나는 운전하지 않았다. 친구가 대신 해줬다!” “우리가 아무것도 안 한 것처럼, 피임약은 역시 돌리스.” 시대를 비추고 있는 이 영화 그리고 그 안의 어두운 면을 비판함과 동시에 그것을 잔뜩 이용해버리는 영화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봤다 “제가 그랬어요. 회사원으로 나와도, 살인범으로 나와도 전 그저 육남매 첫째였고 올드보이 최민식 아역이었어요. 그러니까 제발, 그냥 편견 없이 봐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