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죠온윅

アンナ
平均 3.9
아... 너무 재밌네?? 1. 1인칭시점이다보니 구구절절하게 나레이션 넣거나 혼잣말이라도 와다다 넣어서 극을 조잡하게 만들기 쉬웠을텐데 연출이 시종일관 우아하다. 2. 특히 유미가 안나로서의 삶에 대한 만족감을 엘리베이터에서 혼자 남았을때가 되어서야 마침내 자신의 구두를 한번 응시하는 것으로 표현한 장면, 우연히 만난 진짜 안나 현주를 피하기 위해 그 좋아하던 구두를 벗어들고 (현주가 여기서 일하니? 라고 물어본) 분수에 맞지 않는 집을 향해 끝없는 계단을 오르는 장면들이 너무 좋았고 3. 이 짜증나는 상황을 반복적으로 빠르게 오려붙인 편집과 매화 엔딩에서 흘러나오는 경쾌한 클래식이 마치 죽도록 애써도 나아지지 않는 유미의 삶을 놀리는 듯한 인상을 줘서 내용이 전체적으로 무거운 편임에도 가벼운 부조리극을 보는것 같은 기분이 들었음. 4. 유미의 인생을 지나치게 극적으로 불행하게 만들지 않는 것도 좋았는데, 드라마에서 너무 쉽게 다뤄지고 보여지는 불쾌한 성착취 장면들이나 1차원적으로 폭력적인 연출 없이 유미의 선택과 모호한 거짓말들, 인물들의 각기 다른 상황을 보여주는 것만으로 충분한 몰입도와 긴장감을 준다. 5. 성공한 뒤 고용인에게 자신이 들었던 폭언을 그대로 쏟아 붓고도 자신과 너무 닮은 조유미에게는 당신은 언제 잠을 자냐고 물어보는 안나도 그렇지만 엘리베이터에서도 풀썩 쓰러지지도 못하고 웅크려 잠이 든 조유미, 철없던 인생에서 책임질 존재가 생기자 자신의 신원을 도용한 유미를 이용해서 위기를 넘겨보려는 현주, 진짜 구조하지도 않은 고양이에게 '서우리'라는 이름을 붙이는 통영출신의 남편 모두 과도하게 분량을 내주지 않았는데도 충분히 입체적으로 느껴짐 6. 유미는 깊게 고민할때 미간을 살짝 구기고 한쪽만 눈썹이 조금 올라간 표정을 하고 있는데, 이게 늘 은은하게 무언가를 참고 있는 사람같은 인상을 준다. 근데 이게 국민첫사랑 운운되었던 청순하고 납작한 기존 수지 캐릭터의 연기와 완전히 다른 느낌인데 훨씬 잘어울려서 너무 신기함. 아이유도 나의아저씨를 통해 새로운 연기의 장을 열었던 것처럼 수지라는 배우에게는 안나가 그런 작품이 될 것 같고, 또 생각할수록 이 시대를 살고 있는 2, 30대 여성이 더 깊이 공감하고 잘 표현할수 있는 건 드림하이에 나오는 발랄하고 사랑이 넘치는 첫사랑 여자애들이 아닌, 지안이와 안나일 수밖에 없다는 생각도 들었음 누구보다 강한 성공에 대한 열망이 있지만 너무 절박해서 신중할 수밖에 없고, 말수가 적지만 마성의 중저음톤으로 신뢰감을 주는 인물 안나는 수지에게 정말 꼭 맞춘듯이 잘어울린다 7. 정은채 배우도 이번 캐릭터 너무너무 좋음. 날 때부터 부유했던 사람 특유의 맑고 가벼운 악의, 그런 사람들이 중요하게 여기는 것과 아닌 것에 대해 많이 고민한 캐릭터인것 같아서 너무 매력적이고 디테일하게 느껴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