レビュー
レビュー
혜미
star4.0
살면서 올바른 선택은 해본 적이 없는 거 같고, 삶에서 내 스스로 통제할 수 있는 게 하나도 없는 거 같고, 그런 무력한 삶의 결과물 같이 보이는 거울 속 일그러진 얼굴을 보면 난 가끔 견딜 수 없이 화가 난다. 그 감정이 커지면 내가 유일하게 할 수 있는 나에 대한 통제가 죽어버리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고 어쩔 때는 진지하게 계획도 짠다. 그러다 그 생각에서 완전히 벗어나는 순간이 오는데 그 계기가 매번 너무 느닷없고 간단한 게 우습다. '딸기 사갈게','혜미야 재밌는 영화 하나만 추천해줘' 라는 문자를 봤다든지, 버스 안 라디오에서 갑자기 데드풀 랩이 흘러나왔다든지, 누군가 내가 관심있는 주제에 대한 질문을 하거나 시비꾼이 살살 긁으며 논쟁을 걸어왔다든지. 참 별 것도 아닌 순간에 흐리멍덩하던 눈이 떠지고 몸에서 다시 피가 돈다. 이렇게 단순한 반응이 멍청해보이기도 하고 앞으로 나쁜 생각을 안 할 거란 보장도 없지만 매번 깨닫는 것은 이거다. 난 세상에 좋아하는 게 많고, 조금만 건드려도 열을 낼 정도의 무언가를 가지고 있으며, 아직 못해본 게 너무나 많다는 걸. 다 하려면 아마 오래 살아야 할 거라는 것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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