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Jinoh Kim

사람이 알아야 할 모든 것 : 생각의 역사 1
平均 4.3
빠르게 읽으려고 노력했음에도 3일이 걸렸다. 저자 나름대로 19세기 말, 20세기 초까지의 생각의 역사에서 결론을 이끌어내고 있기는 하지만 (추론보다는) 역사 자체를 기술하는 데 초점을 맞춘 책이다. 예술, 정치, 철학, 과학 등 넓은 의미에서의 문화에 대한 모든 것을 서양을 중심으로 다루고 있는데 꼼꼼하고 책의 두께만큼이나 풍성한 자료를 제공한다. 역사에 대한 포괄적 시각을 길러주는 것에 큰 도움을 준다. 왓슨씨가 제공하는 자료들에서 나는 (니체가 말한 것과 같이) 신이 죽어가는 과정을 보았다. 20세기의 문턱에서 신이 갑자기 억하고 죽은 것이 아니라 기원후 1050년 즈음 개인성이 형성되기 시작한 시점부터 르네상스를 거쳐 민족국가들의 시대가 도래하고 온갖 학문이 융성하는 가운데 신이 말라죽어 가는 것이다. 그걸 보면서 나는 현시대 인류가 마주한 내적 문제들을 좀더 폭넓게 이해할 수 있었다. 반면 저자는 이 자료들을 통해 과학성에 관해 이야기하려 한다. 그렇다고 무턱대고 "인류사는 과학적 진보의 역사다"라고 이야기하는 것은 아니다. 과학성이 어떻게 형성되고 발전했으며, (과학과는 반대되는) 현시대의 미신적인 것들은 어떤 과정을 거쳐 오늘날에 이르게 되었는가를 그리는지 "기술"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조금 슬픈 것은 이때 그가 미신적인 것으로 치부하는 것이 인간의 내면이라는 것이다. 그는 결론에서 단적으로 "인간이 자신을 표현하는 방식이 많아졌는데도 인간의 자기이해가 역사적으로 가장 큰 지적 실패이며 가장 성공하지 못한 탐구 분야"(1060)라고 주장한다. 이것이 실패인 이유는 간명하다. "'내면지향'에 관한 지식은 과학처럼 누적되지 못한다. 그저 옛 것이 무너지고 새 것이 등장해 서로 대체될 따름이다."(같은 쪽) 그렇지만 내면에 관한 지식을 축적하지 못한 그 실패한 역사 자체가 그 지식 자체의 성격이자 인간에 대한 하나의 설명이 될 수는 없는가. 다시 말하면 영혼에 관한 지식, 달리 이야기하자면 지혜는 애초에 역사적으로 누적될 수 있는 것, 나아가 그 자체가 공유될 수 있는 것이 아닐 수 있지 않을까. 그리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런 지식을 갈망하고 희구하고 그렇게 할 수밖에 없는 것이(칸트의 용어를 빌리자면 "사변적 관심") 인간의 중요한 특징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그런 점에서 조금은 아쉽고, 이 책의 2권 '20세기 지성사'가 기대되면서도 두렵다. 언젠가 밑줄 치면서 다시 한 번 읽어보고 싶다. 18.11.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