レビュー
Laurent

Laurent

3 years ago

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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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희미한 빛으로도

本 ・ 2023

平均 4.0

언니가 선물해준 오리털 파카를 정리하면서 나는 내가 춥지 않기를 바랐던, 얼마 되지 않는 시급을 모아 최대한 따뜻한 옷을 고르려고 했던 언니의 마음이 사라지지 않고 내 안에 남아 있는 걸 발견했어. 내 대학 등록금을 마련하기 위해 종일 불편한 구두를 신고 서서 일하던 언니의 마음을 어림해봤어. 그게 사랑이 아니었다고, 나는 제대로 된 사랑 한번 받지 못했다고 생각할 자격이 내겐 없더라. 그런 나는 언니에게 어떤 사랑을 줬나. 나는 내게 물었지. (……) 너에게 너희 엄마는 어떤 사람일까 궁금해질 때가 있어. 내가 네가 모르는 언니의 모습을 알고 있듯이 너는 내가 모르는 언니의 모습을 알고 있겠지. 그리고 우리 둘 다 아는 모습도 있을 거야. 이를테면 무언가에 집중할 때면 미간을 찌푸리는 표정, 낮은 웃음소리, 빠른 발걸음, 잠들기 전에 크게 기지개를 켜는 모습, 모로 누워 조용히 자는 얼굴, 중요한 말을 하기 전에 음…… 하고 한 박자 뜸을 들이는 버릇, 신 음식을 먹을 때 찡그리는 표정, 할말을 속으로 삼킬 때의 얼굴, 뒷짐을 지는 버릇…… 언니는 지금 어떤 마음으로 살아가고 있을까. 나는 그 답을 알지 못해. _<답신>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