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 영 화
4 years ago

왜냐하면 우리는 우리를 모르고
平均 3.7
단어와 단어를 문장과 문장을 분절내지 말고 읽으라 했지만, 의미중독자인 나는 그 리듬에서조차 의미를 찾으려 허덕인다. 무정형의 감정 덩어리는 설명되지 않고 그래서 무엇이라도 될 수 있어 두렵다. 의미가 없으면 외롭다. 추우면 외롭다. 감정은 춥고 의미는 따뜻하다. 감정은 분명한 내 것이지만 의미는 우리의 것이라는 착각을 허락해준다. 나는 너무 쉽게 온기로 도망친다. 나는 끊임없이 나를 설명하는 문장을 읽고 그 문장으로 나를 설명하면서 스스로 변명한다. 자기자신과의 관계에 중독된 우울한 나르시시스트. 이마저도 나를 설명하는 문장으로 나를 설명하기. 나를 설명하는 문장을 잃는 것도 두려워 이런 부질없는 문장을 써제끼기. 기어코 흔적을 남기기. 위대한 유산 앞에 아무개 다녀감, 이라 쓰는 철없는 사람들처럼. 의미가 아닌 것에 의미가 없는 것에 의미있지만 그다지 중요치 않은 것에 순응하지 못해 타인에게도 사물에도 미래에도 결국에 이 순간에도 나를 놓지 못하고. 온기를 찾아 시집을 읽고 전기장판을 켜고 영화를 보고 순수한 눈들을 피부로만 껴안고. 도대체 언제까지 나 자신을 소진하며 살아갈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