レビュー
"니는 신이 될라 캤나. 나는 인간이 될라 캤다. 목줄 딱 쥔 인간." 긴 러닝타임이 잔잔하게 흘러감에도 불구하고 쉽게 지치지 않는 강력한 뚝심. 정재영의 열연이 돋보이기도 했지만 탄탄한 스토리와 이를 뒷받침해주는 연출이 있기에 본래 강우석 감독이 지닌 힘에 다시 한 번 감탄하게 된다. 특히 천용덕(정재영)과 유목형이 툭툭 내뱉는 대사들은 철학적인 화두를 던짐으로써 이 영화가 내포하고 있는 메세지를 해석하려 애쓰게 된다. 덕분에 나는 이 영화를 오랫동안 기억할 수 있게 됐다. 1. 우리나라표 시골 스릴러 굳이 어두운 밤을 배경으로 설정해놓지 않아도 한적한 분위기가 거름이 되어 훌륭한 스릴러를 탄생시킬 수 있다. 자연을 담고 있는 풍경, 잔잔한 음향, 바람에 날리는 풀 소리. 어쩌면 우리가 평화롭게 여겼던 모든 것들이 순식간에 핏방울과 대비되어 보는 우리로 하여금 더 큰 충격을 주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또, 시골만 비추다 보니까 자칫 멀어질 수도 있는 공감대를 '검사'라는 장치를 이용해 방지하고, 현실과의 거리감을 조금이라도 근접시킨다. 2. 심판하지 말라, 네 이웃에게 심판 받으리라 애시당초 복수를 열망하는 자, 아버지의 죽음을 알아내려는 자, 이방인을 내보내려는 자들의 대립 구도가 매우 흥미로운 건 사실이다. '칼을 먼저 든 자들의 끝은 지독하다.' 결말을 깨닫고 나면 이 말이 제일 먼저 뼈저리게 다가올 것이다. 최후의 승자는 처음부터 칼을 들고 있지 않은 사람이었고 '눈에는 눈, 이에는 이' 라는 공식은 굳이 자신의 손에 피를 묻히지 않아도 실현 가능하다는 것 또한 이 영화는 알려줬다. 조금 길더라도 끝까지 보시길. 결말이 참으로 아름다운 영화. [이 영화의 명장면 🎥] 1. 석만의 살기 자신의 아버지 유목형의 집과 연결되어 있는 통로를 발견하는 유해국(박해일). 아버지의 죽음이 미스테리해지는 결정적인 단서가 아닐까 싶다. 이 통로는 왜 만들어졌으며 이 통로는 왜 이장의 부하 석만의 집까지 연결되어 있는 것인지. 그렇게 석만의 집을 몰래 뒤지다가 그만 석만에게 들키고야 만다. 살기를 가득 품고 송곳을 들며 점점 가까워진다. 이 때 긴장감은 다른 스릴러 부럽지 않았다... 박해일의 두려운 표정이며 음산한 배경음악이며... 사실 하이라이트는 사건이 일어난 후 어떻게든 달아나며 애를 쓰는 유해국과 전석만의 추격씬. 거기까지는 좋았는데 숲 속에서 일어나는 불미스러운 사고는 조금 갑작스러워서 당황스러웠다. 2. 벗어나려는 덕천(유해진) 정재영은 나이를 꽤나 먹은 노인 이장 연기를 너무나 잘 소화해내 이 영화의 주역은 그가 아닐까 싶었다. 그런데 이 장면을 보고 난 후 생각이 바뀌었다. 비록 그는 중요한 역할이 아니지만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하여 때로는 웃음을, 소름을 선사했고 그가 가진 특유의 순진함은 마치 절대 악이 들끓는 무자비한 지옥 속에서 가냘프게 버티고 있던 것 같기도 했다. 박민욱(유준상)에게 억울함을 호소할 때의 연기는 진짜 미쳤다... 나 뿐만 아니라 이 영화를 본 대부분의 사람들이 나와 마찬가지로 느낄 것이다. 3. 삼덕기도원 아 참고로 이 영화가 가진 반전은 훌륭하다. 반전이 있다는 사실만을 인지한 채 어떤 반전이 나를 놀라게 할 것인가 별 고민을 다 하면서 봤는데 내 예상을 제대로 빗나가는 반전이었다. 그래서인지 충격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어쨌든 이 영화에 등장하는 인물 모두가 시간이 지날수록 베일에 가려졌던 면들이 양파마냥 껍질이 계속 까진다. 유목형은 과연 끝까지 인내를 일삼는 선한 사람일 것인지, 무언가를 숨기고 있는 듯한 이장의 진짜 속내는 무엇일지 정도의 의문이 영화 전반에 있었다 치면, '그러고 보니까 이 인물은 어떤 사람일까?' 정도의 궁금증이 후반을 장악한다. 삼덕기도원에서 있었던 일은 정말이지 충격적이다... 내가 해석한 결말대로라면 이 모든 것을 계획한 자는 지금 여유롭게 미소를 띠고 있을 거라는 것. 이끼는 조용히 바위에 짝 붙는다. 쉽게 떼어지지 않을 뿐더러 거친 바위의 겉을 부드럽게 덮어준다. 단지 이끼 하나가 붙었을 뿐인데 사람들은 대개 그 '이끼'를 밟고 미끌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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