レビュー
동구리

동구리

3 years ago

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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レスリー・チャン 嵐の青春

映画 ・ 1982

平均 2.7

장국영의 실질적인 데뷔작이라 할 수 있는 작품. 허안화, 서극 등과 홍콩 뉴웨이브 감독으로 불리는 담가명의 영화로, 루이와 토마토, 캐시와 퐁 커플을 통해 당시 홍콩 청년세대의 모습을 그려낸다. '노마드'라는 이름의 아버지의 배를 타고 친구들과 아라비아로 떠나길 바라는 루이는 문자 그대로 상처받은 영혼이다. 한때 라디오 DJ였던 죽은 엄마의 녹음 테이프를 반복해서 듣고, 데이빗 보위에 심취해 있다. 그를 둘러싼 다른 세 명의 인물들도 크게 다르다. 두 커플은 각자의 상대방을 생존의 이유로 꼽는다. 생존? 이들이 당장 죽을 위기에 처해 있지는 않다. 저택이라 부를 수 있을 법한 집에 사는 루이의 모습을 보고 있자면 생계는 그들의 일순위 문제가 아니다. 다만 그들은 삶의 동력 자체를 상실한 채 홍콩을 떠돌고 있다. 홍콩 반환을 앞두고 허망함과 무력감을 내비치던 90년대 홍콩영화들과는 또 다른 결의 무기력함을 이들은 보여준다. 아라비아로의 항해라는 루이의 목표는 그러한 무기력을 어떤 식으로든 파훼해보려는 이상에 가깝다. 이들이 살아있는 시간은 사랑의 시간 뿐이다. 일본적군에 가담했다가 탈퇴 후 홍콩으로 피신 온 캐시의 전남친 신스케의 존재는 갑작스레 그 시간에 균열을 낸다. 단순히 옛사랑이 되돌아왔기 때문이 아니다. 그의 존재로 인해 두 커플은 무기력의 수렁 속에서 자력으로 빠져나올 기회를 잃는다. 다소 혼란스럽게 이어지는 <열화청춘>의 장면들은 갑작스럽게 끝나버린다. 정지상태에서 마무리된 영화는 '노마드'가 항해를 이어갈 것이라는 자막과 함께 끝나지만, 정작 엔드크레딧 직전의 프리즈 프레임은 배를 멈춰세운다. 담가명이 찍으려던 1982년의 홍콩은 그런 이미지였나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