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노우맨

PILOT ー人生のリフライトー
平均 2.7
흔히 매체에서 여장남자는 희화화되어 표현되곤 한다. 파일럿은 코미디를 표방하되 배우는 웃겨도 캐릭터는 우습지 않게 그렸다는 장점이 있다. 1. 배우의 원맨쇼 조정석은 기술적으로 흠잡을 데 없는 코미디 연기를 자유자재로 소화한다. 다만 영화의 대부분이 조정석의 망가짐에 기대 있다. 브라뽕과 공사 테이프 등 배우의 각오가 없다면 쉽게 나오지 않을 씬이 이어진다. 오직 조정석을 위한 영화이고 조정석이기에 우스운 영화에서 웃긴 영화로 도약할 수 있었다. 2. 페미니즘과 여성 연대 작은 말실수로 인생이 꼬였다고 믿는 한정우는 비로소 꽃이 되어서야 '아름다운 꽃다발'의 고충을 실감한다. 칭찬의 주체에서 객체로 낙하한 지점을 잘 그려내며 페미니즘을 쉽게 떠먹여주려는 감독의 소리없는 외침이 느껴진다. 슬기 부기장과의 미묘한 관계를 로맨스가 아닌 연대의식으로 남기면서 둘 사이의 결말도 깔끔하게 매듭지었다. 여성이 체감하는 사회생활의 어려움과 서로를 향한 동지애를 담백하게 담아냈다. 3. 중구난방인 영화 메세지 그러나 궁극적으로 영화가 말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알기 어렵다. 엄마가 외치는 '부끄럽게는 살지 말자' 인지 아들을 보며 느낀 '정말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잊지 말자' 인지 '고정된 성역할에 편견을 갖지 말자'인지... 말하고자 하는 것은 너무 많은데 한정된 시간과 맥락없는 줄거리로 영화는 갈피를 잃는다. 긴 호흡으로 끌고 가는 영화가 아닌 개그 챕터를 수십개 합쳐놓은 코미디쇼 같다는 아쉬움이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