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뱀과전갈

La Flor (原題)
平均 3.9
서울아트시네마에서 8월 15-16일 양일간 <라 플로르>를 상영한 이후 제가 아르헨티나 영화의 과거와 현재에 관한 토크를 합니다. <라 플로르>는 제가 한참 전 무턱대고 상영권을 사뒀다가 막상 상영하려니 추가적으로 드는 돈이 막대하여 난감했는데, 감사하게도 서울아트시네마에서 거둬(?)주셨습니다. <라 플로르>는 스페인어로 '꽃'이란 뜻입니다. 마리아노 이나스 감독이 오프닝에서 설명하듯이, 영화의 서사 구조가 꽃의 형태를 지니고 있기 때문입니다. 조금 못 미더우실 수도 있습니다. 저는 토크를 할 정도로 박학다식하지 않은 건 사실이니까요. 다만 <너는 나를 불태워>의 개봉(조만간입니다!)을 준비하며 아르헨티나 영화사를 자세히 공부하고, 동시에 아르헨티나 영화계에 발을 담그고 있는, 동경의 대상이자 좋은 친구이기도 한 마티아스 피녜이로를 비롯하여 많은 이들에게 듣고 배운 이야기를 저만 갖지 말고 함께 나누면 좋을 것 같아 토크를 하기로 결심했습니다. 아르헨티나 영화계는 아주 흥미로운 탐구의 대상입니다. 1930-40년대에 아르헨티나에도 할리우드를 모방한 스튜디오 시스템이 있었고, 그것이 붕괴된 이후 독재정권과 민주화라는 정치적 혼란기를 거치며 정치적 입장을 중시하던 감독들(<불타는 시간의 연대기>를 감독한 페르난도 E. 솔라나스 등)의 작품과 형식적, 미학적 입장을 중시하는 감독들(나르치사 히르시 등)의 작품이 암묵적 대립을 이루었습니다. (두 분파 모두 고다르에게서 큰 영향을 받았는데, 전자의 경우 68년도 이후 정치적 고다르의 영화로부터, 후자의 경우 <네 멋대로 해라> 등의 초기작에서 여러 형식적 시도를 해온 고다르에게서 영향을 받았습니다.) 이런 혼란기를 거치다 안토니오니, 레네의 영향을 강하게 받은 마누엘 안틴을 중심으로 프랑스의 제도를 본떠 영화진흥원이 80년대에 설립되었고, 90년대에 이르러선 그가 국립영화학교도 설립하며 아르헨티나 영화계는 새로운 국면을 맞이합니다. (이 학교를 나온 감독으론 <인류의 상승> 시리즈로 유명한 에두아르도 윌리엄스 등이 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2000년대에 돌입하며, 아르헨티나 독립영화는 꽃을 피우게 됩니다. 이번 토크에선 이런 아르헨티나의 영화사와 더불어, 최근 아르헨티나 영화계의 상황, 그리고 국가 영화 지원 기관인 INCAA의 역할과 그것이 파시스트에 가까운 극우 정권의 영향으로 붕괴되고 있는 지금, 그리고 INCAA 등에서 공적자금의 지원을 받지 않고 '완전한 독립'을 이룬 감독들(마리아노 이나스, 로라 시타렐라, 마티아스 피녜이로 등)의 작품이 제작되는 방식을 이야기할 예정입니다. 또한 널리 알려지진 않았으나 모든 아르헨티나 감독의 머리 위에 놓여있는 감독인 우고 산티아고에 관한 이야기까지, 장황하게 훑어볼 예정입니다. 810분 정도 되는 작품이라 한 번 도전하러 와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극장에서 뵙겠습니다 :) 예매는 서울아트시네마 관객 회원의 경우 7월 25일 오후 6시, 일반 관객의 경우 7월 28일 오후 2시에 오픈됩니다. 마지막으로 피녜이로가 한 말을 인용하며, La Flor blooms once again in Korea. 라 플로르가 한국에서 다시 꽃을 피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