レビュー
김현승

김현승

7 years ago

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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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의미의 축제

本 ・ 2014

平均 3.6

알랭의 배꼽페티쉬는 결국 결여된 모성애에서 비롯된다. 프로이트도 이 정도면 무덤에서 무릎을 탁 칠 것이다. / 난 영화든 책이든 내용만큼 형식을 중요시한다. 영화와 책은 각각 그 매체만의 특성이 있고 그 특성을 잘 보여주었을 때 세련된 작품이 탄생한다. '레퀴엠', '빅쇼트'가 그랬고, 한강의 소설 '소년이 온다'의 파격적인 2인칭이 그랬다. 이 책은 연극의 장면들을 떠오르게 한다. 내가 이렇게 느낀 것은 이 책이 의도적으로 인물들의 행동을 과하게 잘라냈기 때문이다. 한 행동을 두 개의 장에 나눠씀으로써 연속성이 추가되는가? 오히려 그 반대다. 소제목과 작가의 설명이 행동 사이사이에 개입함으로써 행동은 반토막나고 내용의 흐름이 끊어진다. # 나, 다니엘 블레이크 작가의 개입은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작가는 등장인물들에게 '주인'이라고 불리며 가끔은 책이라는 것을 망각하고 독자들에게 말을 걸기도 한다. 이와 같은 '제 4의 벽'의 붕괴는 국어 시간에 배운 '낯설게하기' 기법을 떠올리게 한다. 극의 흐름을 의도적으로 툭툭 끊는 것도, 작가를 등장시켜 모두 허상이라는 것을 상기시키는 것도 전부 독자들을 낯설게 한다. 낯섦을 느낀 독자들은 작품과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며 관조한다. 이러한 관조는 책의 대표 주제인 '무의미'를 잘 부각시킨다. 작가는 인생무상이라는 전제 아래 무의미(소소함)는 곧 사랑이고 진실이며 즐거움이라는 주장한다. 아무 의미 없을 것 같던 칼리닌그라드의 이름이 동료에 대한 스탈린의 애정을 드러내고, 아무 의미도 개성도 담지 못하는 배꼽이 그 어떤 섹슈얼한 상징들조다 주인공의 흥미를 끌었던 것도 모두 무의미했기에 가능했다. 이 책에서 낯설게하기는 내용이나 그 흐름 자체에 집중하기보다는 내용 뒤에 숨겨져있는 무언가를 찾도록 계속해서 시도하게 만든다. / 군대에서 읽은 책 (021/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