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네마가 결국 초기영화의 어트랙션으로 회귀한다면 이 영화야말로 순수한 시네마다. 어트랙션을 강화하는 스크린엑스의 활용은 블랙박스를 고양된 감정으로 가득 채운다. 측면 스크린에서 정면 스크린으로 멤버들이 등장할 때면 필연적인 주조연의 경계를 깨는 돌발적이면서 즐거운 운동성을 느낄 수 있다. 반대로 정면 스크린에서 멤버들이 측면 스크린으로 걸어 나갈 때면 경계를 확장하는 강인한 힘을 느끼게 한다. 한 명이었으면 금방 잊혀질 힘이었지만, 12명의 멤버가 서로를 지지하며 일렬로 밀고 나갔기에 그 힘은 배가되었다. 그 하나가 되는 순간을 주목할 수밖에 없었다. (궁서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