レビュー
Laurent

Laurent

9 years ago

2.5


content

美術館の隣の動物園

映画 ・ 1998

平均 3.6

1. 제목에서부터 물씬 묻어나오는 감성, 미술관 같은 여자와 동물원 같은 남자의 스크루볼 코미디, 함께 완성하는 시나리오, 사랑스러운 춘희, 이 모든 걸 망쳐버리는 버르장머리 없는 남자 캐릭터 때문에 화난다. 소리 좀 그만 꽥꽥 질러댔으면. 그만 좀 빈정거렸으면. 때릴 거야 뭐야 왜 자꾸 손이 올라가. 손 좀 묶어놨으면. 내가 이 영화를 보기 전 스틸컷으로만 상상했던 철수는 티격태격 다정스윗 캐릭터였는데, 알고보니 총체적 난국 무례남이었다. 게다가, 대체 얼마나 사랑놀음에 죽고 못 살면 모르는 여자 집에 무단침입할 정도야. 이해불가. '전 여자친구와 연락하기 위해 현 세입자와 계속 접촉하다 보니 사랑에 빠졌다' 같은 스토리 좋다 이거임. 근데 그럴거면, 철수가 춘희 집이란 걸 알았을 때 미안하단 말이라도 하든가, 양해를 구하든가, 최소 반말은 하지 말았어야지. 지금이야 철수가 춘희에게 빠져서 성질 좀 죽었지만, 나중에 자연스럽게 마음이 옅어졌을 때 또 어떻게 춘희를 막 대할지 상상이 안 간다. 뻔뻔한 맨스플레인에 춘희의 귀와 정신만 죽어나겠지. 작가는 시쳇말로 츤데레 캐릭터를 노리고 철수를 썼을 테지만, 내가 느낀 건 '불과 십 몇 년 전만 해도 한국에선 츤데레의 로맨틱 허용 범위가 꽤나 넓었구나'란 안타까운 심정. 한 대 칠 것처럼 손 들어 위협하는 철수에게서, 눈 꼭 감고 팔로 방어하는 춘희를 보며 가슴이 아팠다. 2. 그래도 마지막 키스씬은 예뻤다. 철수를 연기한 이성재는 잘못이 없어... 이성재의 또렷한 턱선과 가늘고 긴 손가락은 잘못이 없어... 3. "이게 내가 쓴 시나리오의 마지막이야. 마음에 드니?" 철수의 물음에 고개를 끄덕이며 부끄러움을 숨기는 춘희가 정말 귀엽다. 올라간 광대와 콕 들어간 보조개, 터지는 웃음을 감춘 입술이 예뻐 자꾸 생각이 난다. 물론 그 키스씬을 차치하더라도, '춘희'가 줄곧 사랑스러운 영화였다. 이렇게 보면 뭐든 다 의미 있어 보인다는 춘희의 손가락 프레임, 대충 묶은 춘희의 곱슬머리, 가끔씩 손으로 주무르며 데워주는 춘희의 맨발, 좋아하는 시를 명랑하게 읽는 춘희의 목소리, 빗소리와 스탠드 불빛만으로도 부자가 되고 때목욕을 하면 한 달치 식량을 쌓아놓은 것 같다던 춘희의 생각들. 4. "평균 수명이 길어졌으니깐 철도 그만큼 늦게 드는 거야, 모두." 난 춘희가 했던 말 중에 이 말이 제일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