レビュー
mekong1922

mekong1922

2 years ago

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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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1/2

映画 ・ 1963

平均 3.9

넌 뭘 하고 싶어. 모르겠어. 난 당연히 한 문장으로, 한 단어로 표현할 수 없다. 나를 표현하는 내 기억은 추상적이기 때문이다. 나는 그저 내 기억을 표현하고 싶은 것뿐이다. 다가가기 힘든 그 기억들의 잔향을 따라가고 싶은 마음이다. 그 추상이란 안갯속에서 하나의 기억만을 가져오는 것은 버거운 일이다. 계속해서 내 주위를 맴돌며 망향하는 듯한 기억들이 눈에 거슬린다. <8과 1/2> 후반부, 자신만의 세계에서 여자를 군림하는 고이도의 모습을 보여주는 장면이 있다. 나는 이 장면이 영화 내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말하고 싶다. (내가 좋아하는 장면이기도 함) 세상의 규칙을 따르고 잣대를 들이대며 하나로 귀결하고 정의하려는 세상에 환멸을 느끼는 그였다. 하지만 그는 어쩔 수 없는 인간이었나 보다. 몸에 스며든 의식은 그를 기어코 지배한다. 사회가 그에게 했던 것처럼 본인도 자신의 세계에서 어느새 하나의 규율을 만들려고 했다. 그도 어쩔 수 없는 사회인 중 한 명이었다. 그저 피조물이다. 오직 자신만의 세계인데도 특정 나이가 지나면 나의 아내가 될 수 없다는 규칙을 멋대로 정해버린 것이다. 그 규칙이 어질러질까 봐 채찍으로 나의 여인들과 소중한 기억들을 학대했다. 그리고 그 순간 특정 나이가 지난 그녀는 춤을 췄다. 여전히 아름다웠다. 고이도는 분명 좋아했다. 그는 학대하려 했던 자신이 부끄러워졌다. 자신의 ‘사랑’을 부정하고, 정의하려 했던 그가 새삼 부끄러워졌다. 그리고 그는 생각한다. “내 기억과 내 감정을, 하나의 규칙으로 정의할 수 있을까” 사탄과 만났던 어렸을 적 기억이 떠오른다. 모든 사람들은 나에게 사탄을 만난 아이라고 욕했다. 난 침대 밑에서 벌벌 떨었다. 모두 손가락질을 하며 넌 오늘부터 부끄러워야 한다고 했다. 부끄러워했다. 커서 생각을 해보니 어렸을 적 기억을 떠올려보면 난 사실 그 괴물과 춤을 출 때 가장 행복했었던 것 같다. 부끄러운 과거이지만 그게 ’나‘였다. 부끄러웠지만 그게 나를 가장 잘 나타내는 기억이었다. 나는 이제 모든 걸 다 품기로 했다. 부끄러웠던 과거, 현재, 미래 전부 다 고이도 ‘나’이니까 말이다. 과거의. 어릴 적 나의 손, 현재 아내, 과거의 아내, 지금 사랑하는 아내, 혐오하던 사람, 사랑하는 사람 전부 잡고 난 나의 길을 향하기로 했다. 혐오, 사랑, 죽음, 과거를 전부 사랑하기로 했다. 보르헤스는 삶은 실수의 박물관이라 했다. 항상 실수나 부끄러운 선택을 했다면 회피하는 것이 아니라 내 삶에 박제하라고 했다. 나는 그 기억들을 내 곁에 항상 두어 손을 잡아보기로 했다. 그것도 전부 나라는 삶에서 이정표가 됐던 요체들이었을 테니까 말이다. 난 왜 바보같이 하나의 규칙과 한 명을 정하려 했을까. 선택하려 했을까. 고마워. 내가 삶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알려준 것 같아 어릴 적의 고이도 고마워. 육체밖에 사랑하지 않는 애인에게도, 헤어질 용기가 없어서 살고 있는 아내에게도.. 그들의 춤은 결국 안갯속으로 사라진다. 사회가 절대 이해하지 못하는 그곳으로….안갯속 질긴 잔향의 춤을 계속된다. 수치스러움의 농도는 짙어진다. 우린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한 문장과 한 단어로 설명할 수 없다.. 사실 이 세상을, 또는 타인을 이해한다는 것은 정말 무의미한 말이다. 말할수록, 고민할수록 무의미해진다. 그처럼 아무런 실체가 없는 세상이기에 그 속에서 겸허히 본인의 길을 개척해나가는 것만큼 아름다운 건 없을 것이다. 어차피 정의할 수 없는 세상이라면 ‘나’를 살아보는 게 세계의 피조물인 우리가 가질 수 있는 최대의 저항이 아닐까? 남들이 사탄이라 비난할지라도 그것이 ‘나’의 소중한 기억이라면 나는 여전히 그 기억과 손을 잡을 생각이다. 나는 고이도가 마주한 안개(세상이 숨겨둔 미지의 과거, 기억들)와의 조우를 이뤄내고 싶다. 내 안개를 찾고 싶다. 가끔 내가 말할 때마다 넌 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지,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겠다는 너를 보면 이 영화가 생각난다. 내 안개를 찾고 싶다. 내 대답은 이 영화와 그 말 뿐이다. “우리는 기억으로 구성된다. 우리는 동시에 아이, 사춘기, 성장, 성숙이다.“ -페데리코 펠리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