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보고 밥먹고 커피마시고 산책해요

パイン ならず者たち
平均 3.4
강윤성 감독의 작품을 보면서 가장 크게 느껴지는 점은, 배우들의 캐스팅은 화려한데도 정작 드라마가 주는 순수한 장르적 재미가 잘 살아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브레이킹 배드>를 떠올려보면, 비록 월터 화이트는 범죄자이지만 관객은 그의 동기에 설득당하고 점점 파국으로 치닫는 과정을 긴장감 있게 따라가며 묘한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된다. 분명 그것이 잘못된 선택임을 알면서도 응원하게 만들고, 때로는 그가 승리할 때 짜릿함을 함께 느끼기도 한다. 하지만, 강윤성 감독은 인물을 장르적 장치로 미화하지 않는다. 그의 연출 방식은 철저히 냉혹한 리얼리즘에 기반해 있다. <카지노>나 <파인: 촌뜨기들>의 인물들은 처음부터 끝까지 자기 욕망을 좇는 존재일 뿐, 관객이 마음을 얹어볼 만한 이유나 구실을 갖고 있지 않다. 그들의 욕망에는 애초에 정당화할 수 있는 지점이 부족하기에, 관객은 그들을 지켜보며 공감하거나 대리만족을 느끼기보다는 냉소적인 거리를 유지하게 된다. 이로 인해 모든 인물은 각자의 욕망을 좇는 이기적 존재로만 보이고, 유명 배우들의 연기조차 이 구조 속에서 개별적 매력으로 발휘되기 어렵다. 배우의 스타성은 드라마틱한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데 쓰이지 않고, 오히려 탐욕의 얼굴을 더욱 리얼하게 구현하는 수단으로 소비될 뿐이다. 결국 강윤성 감독의 작품에서 관객이 느끼는 것은 희망이나 카타르시스가 아니라, 인간 욕망의 민낯이 빚어내는 냉정한 교훈이다. 그의 연출은 사회적 현실을 반영한다는 점에서 설득력이 있지만, 동시에 인물을 응원하고 싶어지는 장르적 재미를 차단한다. 부디 다음 작품에서는 이러한 리얼리즘의 강점을 유지하되, 관객이 인물에게 감정적으로 걸어 들어갈 수 있는 작은 여지를 마련해 주었으면 한다. 반드시 도덕적 정당성을 부여하지 않더라도, 범죄 장르물이 지녀야 할 긴장감과 카타르시스를 함께 담아내줬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