出版社による書籍紹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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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하나·천희란 작가 추천 마거릿 애트우드, 앨리 스미스, 카밀라 샴지 등 전 세계 최고의 작가들이 여성을 대상화하는 멸칭들에 맞서 유머와 휴머니즘으로 직조해낸 새로운 신화 세계 여성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 15인의 앤솔러지 『복수의 여신』이 현대문학에서 출간되었다. 이 책은 여성과 소수자의 목소리가 더 많은 독자에게 닿기 바라는 마음으로 1973년에 설립된 영국 ‘비라고 출판사’ 50주년을 기념해 기획된 작품이다. ‘비라고virago’는 영웅적이고 호전적인 여성을 일컫지만, ‘말참견 잘하고 어디서나 문제를 일으키는 드센 여자’를 뜻하는 멸칭으로 주로 쓰인다. ‘비라고’라는 사명社名 자체가 “현 상태에 대한 도전을 결코 멈추지 않겠다”라는 사명使命을 함의하는 바이다. 이 50주년 기념 작품집을 위해 현대 문학의 거장 마거릿 애트우드를 비롯해 앨리 스미스, 엠마 도노휴, 카밀라 샴지, 키분두 오누조, 헬렌 오이예미 등 다양한 국적과 인종, 성적 정체성과 문화를 가진 여성 작가들이 모였다. 그들은 ‘비라고’와 같이 여성을 대상화하고 비하하고 정의해온 멸칭들을 하나씩 선정해 자신들만의 언어로 전유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이렇게 멸시와 편견의 언어를 비틀고 파괴하고 전복하는 열다섯 여성 작가의 릴레이 속에서 여성의 언어는 “세계의 절반이 아닌 그 세계 자체가 되고, 때로는 세계의 전부를 넘어서는 세계”가 되어간다. 김하나 작가는 이 책에는 “농담과 불평과 뒤집기와 창의성으로 깃든 다른 힘이 있다”고 말했고, 천희란 작가는 이 책을 가리켜 “주어진 언어를 전복하는 일이 언어를 둘러싼 세계를 전복하는 일임을 깨달은 자매들의 속삭임”이라며 “자신이 느끼는 불안과 공포마저 스스로의 힘으로 여기는 여성들의 이야기는 그리하여 빠짐없이 용감하고 아름답다”고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이 책에 모인 탁월한 작가들의 합창이 이런 존재들의 진실을 말하고 분노를 풀어놓는다. 셰익스피어가 말했던 것처럼 이 이야기들이 그저 “잡음과 분노로 가득해 아무것도 의미하지 못하는” 것일까? 천만의 말씀. 여기 이야기들은 유머와 휴머니즘으로 숙성되었다.” _산디 토츠비그, 「서문」에서 넘어지고 일어서며 나아가는 여성들의 들끓는 상상 ‘멸칭’이라는 프리즘을 통과해 나온 열다섯 편의 이야기 『복수의 여신』은 총 열다섯 편의 단편과 한 편의 서문으로 구성되어 있다. 먼저 이 책의 문을 여는 첫 번째 작품은 현대 영미 문학의 거장 마거릿 애트우드의 「뜨개질하는 요물들」이다. 여성의 유혹을 상징하는 그리스 신화 속 ‘세이렌siren’이 화자로 등장해 “경계에 선 존재들”끼리 모여 뜨개질 모임을 결성하는 이야기다. 아름다운 여성의 얼굴에 어류의 몸을 한 세이렌, 오리 부리에 물갈퀴가 있고 알을 낳아 부화한 새끼를 젖으로 기르는 오리너구리, 그리고 삶과 죽음의 중간자적 존재 뱀파이어 등 그 어떤 표준이나 분류, 범주, 정의, 집단에 들지 못하는 이들이 모임의 일원으로 호명된다. 모임의 가입 자격을 두고 설전을 벌이는 와중에 이들은 각종 신화, 동화, 우화에 나오는 존재들, 특히 남성 중심의 이야기에서 희생자 혹은 피해자로 나오는 존재들을 소환하며 그들의 존재에 새로운 가치와 서사를 부여한다. 이 짧은 이야기 한 편이 하나의 비유이자 우화로서 상징적 의미가 크다. 이 책을 기획한 출판사의 사명인 ‘비라고virago’를 키워드로 택한 시엔 레스터의 「진짜 사나이」는 여성으로 태어나 남자로 살아온 한 남장 여자의 수난기를 다뤘다. 19세기의 실존 인물 ‘샨도르 베이Sandor Vay’를 모티브로 삼았는데, 동성 간의 사랑과 그들의 심리가 섬세하게 그려진 작품이다. ‘비라고’가 남자같이 호전적인 여자를 지칭하는 동시에 과거 남성 중심 병리학의 관점에서 성도착자를 정의하는 용어임이 드러나는데, 이 글을 통해 과거 성소수자들이 어떻게 이해되고 다뤄졌는지 엿볼 수 있는 점도 흥미롭다. 카밀라 샴지의 「보리수나무의 처녀귀신」에서는 파키스탄의 여자 귀신 ‘추라일churail’이 등장한다. ‘추라일’은 남아시아 일대의 설화적 존재로, 아이를 낳다가 죽은 여자, 남편이나 시댁으로부터 학대당하다 죽은 여자, 한 번도 성적 만족을 얻지 못하고 죽은 여자 등 억울한 죽음을 맞은 여성의 넋을 이르는 말이다. 이 작품은 추라일이 된 어머니의 혼령을 피해 아버지와 함께 파키스탄에서 영국으로 이민 간 소녀의 성장 스토리를 토대로 가부장제의 억압뿐만 아니라 인간의 욕망과 불안 등을 치밀하게 그려냈다. 여기에 이민 사회에 대한 이슈나 기후위기 문제도 짚고 넘어간다. 이외에도 책은 정신없는 속도로 독자를 빨아들여, 우리는 레이첼 시퍼트의 「피압제자의 격분」에서 1942년 폴란드 여성들의 용맹한 항거에 직접 참여한 듯 전율하게 될 것이고, 클레어 코다의 「호랑이 엄마」에서 자녀 교육에 열성이었던 ‘타이거 맘’의 죽음을 함께 애도하게 될 것이며, 여성의 갱년기를 소재로 한 스텔라 더피의 「용 부인의 비늘」에서 ‘여성의 몸에 대한 자기이해’에 이르게 될 것이다. 여성을 잇는 곳에 문학이 있고 세계가 있다 ‘여성의 글쓰기’에서 ‘우리 모두의 이야기’로 『복수의 여신』에 수록된 열다섯 편의 작품은 다양한 소재와 형식을 띠고 있다. 역사에서 소재를 가져온 작품도 있고, 신비주의 색채를 띠거나 마법적 세계관을 채택한 작품도 있으며, 지독한 문명 비판의 실마리를 품거나 치열한 현실의 재현을 통해 우리 삶을 생생하게 그려낸 작품도 있고, 폭소를 유발할 정도로 위트 있는 우화적 작품도 있다. 흥미진진하게 이어지는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제각각으로 보이는 작품들이 각기 다른 국적과 인종, 성적 정체성과 문화, 세대를 뛰어넘어 인간 보편의 불안과 고뇌를 담고 있음을 깨닫게 된다. 여성을 대상화하는 차별적 언어를 전복하기 위해 시작되었지만, 퀴어와 장애, 사이버 불링, 세대 갈등, 기후위기 같은 동시대 고민까지 더해져 더 넓은 세계로 연결되고 있는 것이다. 이렇듯 이 책은 ‘여성의 글쓰기’로 시작해서 ‘우리의 이야기’로 맺는다. ■ 수록 작품 소개 마거릿 애트우드, 「뜨개질하는 요물들」 상반신은 여자, 하반신은 물고기인 세이렌을 주축으로 ‘경계의 존재들 뜨개질 모임’이 결성되는 과정을 그렸다. 이 모임의 가입 자격을 두고 논쟁이 벌어지는 가운데 각종 신화, 동화, 우화 속 존재들이 호명된다. 특히 남성 위주의 서사에서 희생자 혹은 피해자로 등장하는 존재들을 부활시키거나 그들의 존재 가치를 드높이는 에피소드가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시엔 레스터, 「진짜 사나이」 몸은 여성이지만 평생을 남성으로서 살아온 미스(터) W의 병증을 진단, 법원에 제출하기 위해 정신과의사이자 화자인 ‘나’가 그와 나눈 상담 일지 형식의 이야기다. 현재는 비교적 흔해진 성소수자들의 사랑과 그들이 심리가 섬세하게 그려졌다. 19세기에 실존했던 인물을 모티브로 삼은 작품. 카밀라 샴지, 「보리수나무의 처녀귀신」 ‘나’는 태어난 지 며칠 만에 엄마가 세상을 떠나고 아빠 손에서 큰다. 죽어서 ‘추라일’이 되어 집 앞 보리수나무에 깃들어 있다가 아빠를 부르는 엄마의 저주를 피해 아빠는 나를 데리고 파키스탄에서 영국으로 이민을 간다. 남아시아의 설화적 존재이자 ‘정화되지 않은 넋’이란 뜻의 추라일 신화를 통해 가부장제의 억압과 여성의 원한, 이민자 문제 등을 풀어낸 작품. 엠마 도노휴, 「가사 고용인 노동조합」 2차 대전이 한창이던 때 노부인의 집에서 하녀로 일하는 캐서린. 어려운 가정 형편으로 제대로 된 교육을 받지 못했지만 똑똑하고 진취적인 여성으로 야간 학교에 다니면서 대학 학위도 따고, 최초로 ‘하녀노동조합’도 창설한다. 약혼자는 그런 그녀를 자랑스러워하지만 그녀에게는 모든 현실이 그저 마뜩잖다. 가사 노동, 결혼, 성별 투쟁, 계급, 사법제도, 동물권 등 사회 여러 분야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