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아마존 선정 올해의 논픽션 도서,
<보스턴 글로브>, <시애틀 타임스> <내셔널 포스트> 선정 올해의 책,
<뉴욕 매거진> 선정 올해의 과학도서, <텔레그래프> 선정 올해의 여행도서
“보이지 않는 개미 길에서 고속도로까지,
애팔래치아 트레일에서 인터넷 망까지,
왜 움직이는 모든 생명체는 ‘길을 만들고 따를까?”
3200킬로미터 애팔래치아 트레일 대장정과
아이슬란드에서 모로코까지 7년간의 탐험을 통해 완성한 ‘세상 모든 길의 지혜’
2009년, 저널리스트 로버트 무어는 3200킬로미터에 이르는 애팔래치아 트레일을 쉬지 않고 종주하는 스루하이킹에 나섰다. 때로는 며칠, 몇 주간 계속되는 침묵을 견디며 사색하는 여정에서 그는 길의 본질과 의미에 대한 의문을 품게 됐다. 걷는 길에서 정보의 길, 깨달음의 길까지, 움직이는 모든 생명체의 역사는 길의 역사로 통한다. 그렇다면 ‘길은 어떻게 만들어진 걸까?’, ‘왜 우리는 그토록 길에 의존하는 걸까?’, ‘왜 어떤 길은 흥하고, 어떤 길은 쇠락하는 걸까?’
이런 물음에 해답을 찾기 위해, 무어는 7년에 걸쳐 세계 각지를 돌아다니며 완전히 새로운 맥락의 트레일(길) 대장정을 시작한다. 고대 생명체가 화석에 남긴 길, 곤충의 길, 동물의 길, 수렵채집인의 길, 하이킹 트레일, 고속도로와 인터넷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시간과 범위를 아우르며 길에 대한 탐험에 나선 것이다. 무어는 이런 길들을 직접 걷고 체험하는 것은 물론, 생흔학자, 곤충학자, 역사학자, 언어학자, 트레일 건설자, 사냥꾼, 목동, 오지 원주민, 스루하이커 등 수많은 ‘길 전문가’들을 만나 그들의 조언과 지혜를 구한다. 그리고 철학, 문학, 과학, 역사 등 방대한 분야의 문헌 자료를 아우르며 다양한 배경과 관점에서 길의 의미를 파헤친다 .
수억 년 전 생명체가 최초로 만든 길을 찾아 생흔학자와 함께 뉴펀들랜드 섬 화석 지대를 탐험하고, 때로는 곤충학자들을 만나서 개미와 애벌레들이 페로몬을 뿌려 만든 보이지 않는 길을 살피며, 냄새의 흔적이 어떻게 고도로 효율적인 집단의 길로 형성되는지 알아본다. 또 야생동물이나 가축 등 포유류가 남긴 길의 지혜와 그것이 인간에게 미친 영향을 알아보기 위해 코끼리 보호구역을 찾고, 직접 양치기와 사냥을 체험해보기도 한다. 말레이시아 보루네오섬, 미국 인디언 보호구역에서는 원주민과 함께 생활하며, 수렵채집사회 전통을 유지하는 그들의 삶에 지형과 길이 왜 그토록 중요한 의미를 지니는지 그 역사적 배경과 함께 살펴본다.
로버트 무어는 미국 메인 주에서 시작해 뉴펀들랜드 섬, 아이슬란드, 모로코까지 대륙을 넘어 이어지는 국제애팔래치아트레일 개발에 참여하고, 그 길을 하이킹한다. 그 과정에서 19세기 들어 도시인의 안식처로 시작된 하이킹 트레일이 어떤 역사를 거쳐 슈퍼트레일로 진화하고 있는지, 그것이 인터넷망 같은 새로운 길이나 현대인의 사고의 길과 어떤 면에서 닮아 있는지를 살펴본다.
이 책은 좋은 하이킹 트레일의 특징을 예로 들며, 가장 지혜로운 길, 가장 오래도록 남는 길에 대해 고찰한다. 트레일은 설계자의 욕망도 반영하지만, 결국에는 그 길을 걷는 사람들의 욕망에 따르게 된다. 그렇지 못한 길은 설계자가 아무리 담장을 두르고, 표지판을 설치해도 사람들은 이를 무시하고 다른 지름길을 낸다. 또한 침식이나 풍화에 견딜 수 있도록 내구성이 있어야 하고, 목표지점을 더 효과적으로 연결하는 효율성이 있어야 하며, 변화에 따라 조금씩 변경될 수 있는 유연성을 갖춰야 한다. 이는 움직이는 생명체가 걷고 추구하는 거의 모든 길이 품은 지혜일 것이다.
7년에 걸친 이 기나긴 여정에는 계절마다, 길마다 수천 가지 얼굴을 드러내는 야생자연의 모습, 길 위의 방랑자만이 할 수 있는 경험과 사색이 생생한 문학적 필치로 담겨 있다. 또한 과학, 문학, 철학, 역사, 지리학, 심리학 등 ‘길에 관한 다양한 결의 지식과 번뜩이는 통찰’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저자의 첫 책이라고 보기 힘들 만큼 방대한 지식과 독특한 경험을 조화롭게 엮어낸 이 책은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아마존 선정 올해의 논픽션 도서, <보스턴 글로브>, <시애틀 타임스> <내셔널 포스트> 선정 올해의 책, <뉴욕 매거진> 선정 올해의 과학도서, <텔레그래프> 선정 올해의 여행도서 등에 올랐다. 또한 ‘의미와 깊이’를 아우르는 도서로 평단과 독자들에게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자연과 걷기를 좋아하는 독자, 인생의 길에 대해 고민하는 독자, 융합된 인문학적 지식을 갈구하는 독자라면 누구나 이 책에서 깊은 여운과 만족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길은 세상을 이해하는 하나의 방법이다”
길 위의 방랑자로 걷고 사색하며 얻은 살아 있는 지식
이 책은 길의 의미와 본질을 역사, 문화, 과학, 철학 등 다양한 시선에서 풀어나가고 있지만, 내용의 가장 큰 틀이 되는 것은 ‘꾸준히 길을 걷는 사람만이 얻을 수 있는 지혜와 통찰’이다. 무어는 5개월에 걸쳐 애팔래치아 트레일을 걸으며, 때로는 몇 년에 걸쳐 세계 곳곳을 하이킹하며 겪은 놀라운 경험들을 생생하게 들려준다. 많은 사람들이 길고 긴 트레일 하이킹을 순례길을 걷는 것처럼 동경 어린 시선으로 보지만, 사실 그 현장은 구속과 자유, 고통과 상쾌함, 두려움과 희열, 고독과 만남, 자연의 무자비함과 넉넉함, 인간의 파괴성과 선함 등등, 그 모든 상반된 것이 얽히고설킨 묘한 경험이다.
무어는 하이킹을 하면서 물집과 굳은살로 뒤덮인 발, 거머리 같은 흉터로 가득한 다리, 지방은 물론 근육마저 연료로 쓰이느라 수척해진, “한두 곳은 늘 유지보수를 애걸하는 몸”으로 변해간다. 그렇게 고된 몸으로 걷다가도 상당한 거리를 주파한 날에는 놀라운 상쾌함을 느낀다. 아름다운 광경과 자연 곳곳의 숨은 지혜에 감탄하다가도, 같은 자리를 맴돌며 길을 잃게 만드는 숲의 불가사의함에 공포를 느끼고 온몸을 상처투성이로 만드는 거친 자연에 분통을 터뜨리기도 한다.
때로는 몇 주를 침묵 속에서 고독하게 걷다가도, 동료 스루하이커들을 만나 동고동락하며 야생의 생활에 기꺼이 몸을 던진 사람만이 아는 동류의식을 체험하기도 한다. 인간미가 물씬 풍기는 장면도 있다. 한번은 발톱이 거의 다 빠지고 몸이 쇠약해진 60대 중반의 스루하이커가 하이킹을 포기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러자 그를 알고 지내던 모든 동료가 나서서 그를 도울 방법을 모색한다. 그러고는 그의 짐을 나눠 들어주며 하이킹 종주를 도왔다. 도시의 콘크리트 정원에서 외톨이 방랑객으로 살아가던 저자가 야생의 한복판에서 ‘사람들의 선함’과 따뜻한 인간애를 맛보는 순간이었다.
무어는 자신을 비롯한 하이커들에게 왜 ‘트레일 하이킹을 하게 됐는지’ 그 이유를 묻는다. 그들은 이렇다 할 답을 들려주지 못했다. “머리를 식힐 시간이 필요해서” 또는 “이게 마지막 기회일지도 몰라서” 같은 두루뭉술한 말을 했다. 무어는 트레일을 걷는 동안 그 이유를 절감하게 된다. 너무 많은 선택, 어지러운 자유가 난무하는 인생에서 벗어나 오롯이 ‘길이 주는 구속과 단순한 생활’을 누릴 수 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그 단순함의 구속에서 정신만큼은 놀랍도록 자유롭게 사색에 몰입할 수 있었다.
저자는 길은 세상을 이해하는 하나의 방법이며, 차고 넘치는 선택과 가능성의 대혼란을 이해할 수 있는 선으로 압축시켜놓는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너무 많은 선택과 혼돈, 복잡성 속에서 단순함과 질서, 안정감을 부여하는 것이다. 그렇기에 인간 삶에 있어 궁극적인 ‘길(道)’을 제시하는 종교나 사상은 더 많은 지지층을 얻는 반면, 인도 철학자 지두 크리슈나무르티처럼 “진리에 이르는 길은 없다. …… 어떤 종류든, 특히 생각과 이해의 분야에서 모든 권위는 가장 파괴적이고 악한 것이다”라며 ‘길의 부재’를 설파한 사상은 그리 널리 퍼질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