出版社による書籍紹介
죽음이란 무엇이며, 우리는 왜 죽음을 피할 수 없을까?
반려 햄스터의 죽음이 불러 온 ‘생명과 죽음’에 대한 끝없는 질문들
과학과 의학이 발전해 인간의 평균 기대수명이 120세에 달하는 현대에도 죽음은 극복할 수 없는 벽이다. 오히려 길어진 기대수명 탓에 우리는 죽음을 먼 미래의 일로만 생각하고, 때로는 언젠가 죽음이 찾아 오리라는 사실을 잊는다. 죽음에 대한 경각심이 낮아진 것이다. 우리는 마치 영원히 살 수 있을 것처럼 행동하고, 그러다 갑자기 죽음이 찾아오면 슬픔과 분노에 빠져 어쩔 줄을 모른다.
저자 야스민 슈라이버는 2년 반을 길러 온 반려 햄스터 헤르미네를 갑작스럽게 떠나보낸 뒤, ‘죽음’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다방면으로 고민한다. 생물학적인 관점에서 보면 모든 생명체는 세포의 탄생과 노화 그리고 소멸 단계를 거친다. 하지만 형이상학적이고 철학적인 관점에서 살펴보면, 생명체는 태어나고 성장하다가 죽는 존재 그 이상이다. 같은 생명과 죽음에 대한 논의라도 어떤 측면에서 살펴보느냐에 따라 완전히 다른 논의를 불러오는 것이다. 이 책에서는 생명이란 무엇인지, 성장 혹은 노화란 무엇인지, 왜 모두 죽어야만 하는지, 죽음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와 같은 질문이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
인간의 몸속에서는 매일 세포의 탄생과 소멸이 수없이 반복된다. 세포는 우리 몸을 유지하기 위해 계속 분열하다가, 더는 제대로 기능할 수 없어지면 스스로 죽어 사라진다. 과연 이런 일들은 어떻게 일어나는 걸까? 하나의 개체에서 더 나아가 자연계를 살펴보면 생명과 죽음은 더욱 신비롭다. 저자는 깊은 심해에 살고 있는 불멸의 해파리를 소개하는가 하면, 수천 년 넘게 생명을 이어오고 있는 아름드리 나무의 생존 능력을 파헤친다. 왜 살아 있는 것들은 모두 늙어 갈까? 죽은 후에는 어떤 일이 일어날까? 이 책은 저자의 반려 햄스터 헤르미네의 죽음에서 시작해, 하루도 채 살지 못하는 하루살이부터 수천 년을 죽지 않고 살아가는 생명체에 이르기까지, 생명과 죽음에 대한 흥미진진한 탐구를 펼쳐나간다.
죽을 수밖에 없는 존재, 생명이란 무엇일까?
‘살아 있음’에 대한 명쾌한 정의를 찾아서
죽음은 ‘살아 있음’ 다음에 오는 상태다. 따라서 오직 생명이 있는 존재들만이 죽을 수 있다. 그렇다면 과연 어떤 기준으로 살아 있음을 정의할 수 있을까? 질문을 던지는 것이 어리석게 느껴질 정도로 단순하고 직관적인 문제 같지만, 여기서 파생되는 논의는 과학적으로나 사회적으로나 결코 쉬운 문제가 아니다. 난자와 정자가 만나 수정되면 그 순간부터 생명이라고 할 수 있는 걸까? 호흡과 심장 박동이 멈추었더라도 심장-폐 기계를 연결해 계속 생명 활동을 이어나가게 한다면, 그 사람을 여전히 살아 있다고 할 수 있을까?
저자는 ‘살아 있음’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아보기 위해, 먼저 우리 몸을 이루는 가장 작은 단위인 세포의 구조와 발달 과정을 살펴본다. 세포가 어떻게 만들어지고 활동하는지, 우리의 몸 안에서 어떤 역할을 하고 어떻게 죽는지를 본다. 세포는 계속해서 분열하고 성장하지만, 오래되어 쓰임을 다하면 ‘세포자살Apoptosis’이라는 과정을 거쳐 죽는다. 저자는 우리 몸을 구성하는 세포도 태어나고 죽는다는 사실을 바탕으로, 우리 신체 역시도 결국은 죽음을 경험할 수밖에 없다고 이야기한다.
-- 생명에 관한 질문은 의학 분야에만 국한된 문제가 아니며, 사회와 윤리의 영역에도 걸쳐 있다. 이에 대한 토론과 논쟁에는 자연과학뿐만 아니라 종교학, 사회과학, 철학도 참여한다. 예를 들어 낙태를 언제부터 허용할 수 있는지, 또는 배아 줄기세포를 어떤 환경에서 어떻게 연구해야 하는지와 같은 문제가 바로 ‘생명은 언제 시작하는가?’라는 질문의 대답에 달려 있다. _p25
우리는 왜 늙어 갈까? 영원히 젊음을 유지할 방법은 없을까?
노화의 이유와 불멸에 대한 욕망이 불러온 신화들
우리는 태어나서 성장하고, 신체적으로 최전성기를 보낸 뒤 늙어간다. 대체 노화는 왜, 어떻게 일어나는 것일까? 과학계에서도 아직 노화가 일어나는 이유와 메커니즘을 정확히 알지는 못하지만, 이를 설명하는 다양한 이론과 학설이 존재한다. 세포분열을 계속할수록 유전자 끝에 붙어 있는 텔로미어가 짧아지면서 노화가 발생한다는 텔로미어 가설과 세포분열로 인해 오류가 쌓여 늙어간다는 오류-파국 이론 등, 저자는 과학계에서 제시되는 다양한 노화 이론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소개한다.
또한 일부 특별한 동물들은 이러한 노화의 과정을 해킹하여, 정해진 수명보다 훨씬 더 오래 살기도 한다. 가령 드라마 시리즈 〈스타트렉〉에서 소개되기도 했던 곰벌레는 평균 수명이 2년밖에 되지 않지만, 환경이 척박해지면 휴면 상태에 진입하여 10년도 더 버틸 수 있다. 또한 엄청난 기온차와 DNA를 파괴하는 방사능에 노출되어도 죽지 않는다. 저자는 곰벌레 외에도 벌거숭이두더지쥐, 해면동물과 백합조개, 그린란드상어 등 노화를 늦추는 특별한 비법을 지닌 동물의 생태를 살펴본다. 또한 우리 인간이 언제나 꿈꾸어 온 ‘불멸의 삶’을 사는 홍해파리를 비롯해 척박한 환경에서도 살아남는 강털소나무 등, 놀라운 동식물의 세계를 살펴본다.
한편 불로불사를 꿈꾸는 우리 인간의 욕망은 놀라운 이야기들을 만들어 내기도 한다. 저자는 고대 연금술사들이 꿈꾸었던 불멸의 영약이라는 ‘현자의 돌’이나, 영원히 젊음을 유지하기 위해 처녀들의 피를 모으던 16세기 헝가리의 백작 부인 바토리 에르제베트의 이야기도 함께 소개하여 흥미를 끈다.
-- 내가 하고 싶은 말은, 노화가 그저 쇠약해지는 과정만을 뜻하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우리의 성장이 늘 어떤 능력의 획득만을 의미하지는 않듯이 말이다. 예를 들자면 나는 엄마의 자궁 안에서 난자 생성 능력을 대부분 잃어버렸고, 좀 더 나중에는 난자로 자라날 미성숙한 세포(난모세포) 약 40만 개를 지니고 세상에 나왔다. 비록 최근 연구에서 성인의 난소 안에 줄기세포가 있다는 사실을 밝혀내기는 했지만, 어쨌거나 지금의 나는 새로운 난자세포를 더는 만들지 못한다. 이것이 전부가 아니다. 세상에 나온 후 내 혈관은 계속해서 탄성을 잃어버렸고, 육체적 유연성도 곧장 바닥으로 떨어졌다. 아기였을 때 나는 말도 안 되는 온갖 자세로 이동할 수 있었지만, 성장하면서 이 능력은 점점 퇴화했다. _ p55
-- 해면동물의 구조와 외형만 특별한 게 아니다. 그들의 수명도 특별하다. 왜냐하면 해면동물 중에 엄청나게 오래 산 기록 보유자가 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발견된 개체 가운데 가장 늙은 해면은 모노라피스 추니Monorhaphis chuni 종으로, 남중국해에서 발견되었던 한 개체는 1만 1,000살이나 되었다. 이 해면동물이 막 태어났을 때 우리 인간은 고작해야 이제 막 산발적으로 정주생활을 하고 야생 곡물을 수집하며, 농경 생활을 막 시작하려 하고 있었다는 뜻이다. _p90
죽어가는 과정은 어떻게 진행될까?
우리가 죽으면, 죽은 육체에는 어떤 일이 벌어질까?
죽어감과 죽음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저자는 아끼던 난쟁이햄스터 헤르미네의 죽음으로 다시 돌아온다. 저자는 헤르미네의 죽음을 통해 생명의 노화와 죽음을 경험했고, 그 과정에서 경험한 일들과 감정을 상세히 설명한다. 또한 햄스터의 죽음을 이야기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이를 우리의 죽음까지 확장한다. 만약 우리가 자연스럽게 늙어 죽거나 혹은 질병으로 인해 서서히 죽어간다면 죽음의 과정은 어떻게 진행될까? 동물과 인간의 죽음은 자연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저자는 가상의 사례를 바탕으로 죽음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그 과정에서 어떤 사건과 감정들이 우리를 괴롭히는지를 상세하게 소개한다. 그리고 만약 우리가 죽고 난 뒤 관에 담기지 않고 숲과 같은 자연속에 방치된다면 어떻게 분해되어 가는지, 햄스터 헤르미네의 육체를 예시로 들어 설명한다. 자연 상태에 놓인 죽은 육체에는 여러 미생물이 활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