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주디 와츠맨 교수의 「Feminism Confronts Technology」를 번역한 것으로서, 주로 비판적인 관점에서 젠더와 기술과의 관계를 조망하고 있다. 과학기술이 더이상 공평하고, 가치 중립적이며, 유용한 것만은 아니라는 공감대는 이미 형성되어 있다. 지식 자체가 이데올로기를 포함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정치적인 목적으로 사용되어 사회 구조를 고착 혹은 변화시키는 등의 영향력을 끊임없이 행사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책은 그 중에서도 특히 페미니즘의 관점에서 여성과 기술의 관계, 그리고 여성이 기술을 경험하는 방식에 관해 탐사한다. 토마스 쿤의 <과학혁명의 구조> 이후 성립된 과학사회학의 연구 과제 중에서 특히 젠더의 문제가 가장 중심에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1장은 과학과 기술에 대한 페미니스트 이론을 개괄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계몽과 자각으로 남성들의 전유물이던 과학제도에 여성도 편입해야 한다는 '자유주의 페미니즘' 시각과, 자연을 여성으로 보는 시각을 발전시켜 자연으로부터 보다 덜 소외된 여성들이 지구를 해방시켜야 한다는 '에코 페미니즘', 여성성의 우월성을 주장하는 '급진주의 페미니즘'등 여러 스펙트럼이 등장한다. 2장에서는 임금 노동 영역에서 생산기술이 성별분업에 끼친 영향을 평가하고, 성별분업과 작업장에서의 젠더 관계 자체가 기술변화의 방향과 속도에 어느 정도 심각한 영향을 끼치는지를 살펴본다. 3장에서는 이에 대한 논쟁들을 최근 서구 의학 내에서 증대하고 있는 기술 우선성이라는 광범위한 맥락에서 고찰하고 있다. 4장에서는 가정기술과 가사노동의 관계에 관한 연구결과들을 소개하고, 주류(남성중심) 사회학 이론들과 관련지어 기술이 '후기 산업사회' 가정에 끼친 영향을 살펴본다. 5장에서는 주택설계와 도시공간 내에서의 주택 위치를 살펴보면서, 성별 분업이 주택 뿐 아니라 도시체계의 전체적인 구조 속에 스며들어 있음을 주장한다. 6장에서는 남성문화로서의 기술에 관해서 분석한다. 여기서는 기술과 남성다움의 지배이데올로기 사이의 밀접한 유사성이 기술의 생산과 사용을 결정한다는 점을 지적한다. 하지만 저자는 이렇게 기술이 남성 중심적 성격을 강하게 띤다는 것 자체가 정치적 비관주의나 현존 기술의 거부로 귀결될 필요는 없다는 점을 이야기한다. 남성적이고 착취적인 기술이지만, 여성들이 이를 숙련시킬 필요성을 배제할 수는 없는 것이다. 저자는 단순히 모든 기술을 거부하고 '자연으로 돌아가는' 것보다는, 가부장제 문화의 안팎에서 또 다른 문화를 창조하기 위한 노력이 함께 있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그부호' 잇는 독보적 감성
비주얼 마스터 웨스 앤더슨 신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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