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리언 그레이 초상 / 살로메

세상의 위선과 편견에 맞서다! 19세기 끝 무렵 탐미주의 기수 천재 작가 오스카 와일드 예술의 절정! <도리언 그레이 초상><살로메>! 시대의 이단아 오스카 와일드, 세상의 위선에 맞서다! 19세기가 저물 무렵 ‘예술을 위한 예술’을 주창하며 영국 탐미주의 운동을 대표한 오스카 와일드. 그는 영국 지배 아래 아일랜드 더블린에서 태어나 예이츠나 제임스 조이스, 버나드 쇼 등과 같은 다른 아일랜드 출신 작가들과 마찬가지로 경계인의 삶을 살았다. 독설과 위트를 자유자재로 넘나드는 뛰어난 언어의 연금술을 무기로 셰익스피어 이후 영국에서 가장 사랑받는 최고의 극작가로 이름을 날린 그는 빅토리아 시대의 숨 막힐 듯한 도덕주의와 위선을 조롱하며, 내면의 충동을 따르는 개인의 자연스러운 욕망을 추구했다. 화려한 언변과 낙천성, 다재다능한 예술적 재능은 사람들의 마음을 끄는 오스카 와일드만의 독특한 매력이었다. 남자들이 검은색 아니면 회색 옷만을 걸치고 다니던 시절, 그는 화려한 색깔의 옷을 입고 머리는 치렁치렁 길게 길렀으며 단춧구멍에는 백합이나 장미를 꽂고 다녔다. 특히 1895년 앨프레드 더글러스 경과의 동성애 사건은 온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다. 이 사건으로 인해 오스카 와일드는 2년 동안 레딩 교도소에 수감된다. 출소하고 나서는 생활고에 시달리며 파리에서 몇몇 친구의 도움을 받으며 살다 46세 젊은 나이에 죽고 만다. 탐미주의 문학의 찬란한 불꽃! 오스카 와일드는 ‘단단한 보석 같은 불꽃을 발하며 늘 타오르라’는 월터 페이터의 금언을 신봉하며 그에 따른 인생을 살았다. ‘인생이 예술을 모방한다’는 그의 아포리즘은 대중의 몰이해와 사회적 비난, 감당하기 어려운 생활고에도 낙천적이고 쾌활한 정신을 잃지 않았던 오스카 와일드의 불꽃같은 탐미적 열정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그의 작품들 대다수는 은밀한 죄나 무분별한 열정, 그리고 그 결과로 야기되는 파국 등을 주요 줄거리로 삼고 있다. 유일한 장편소설인 <도리언 그레이 초상>(1891), 희곡 <살로메>(1892) 등이 대표 작품이다. 특히 1888년에 발표한 단편집 <행복한 왕자>는 19세기 말 물질주의가 만연한 영국 사회에 사랑의 고귀함을 강조하는 이상주의를 아름다운 문체로 그려낸 작품으로, 비평가 월터 페이터로부터 최고의 동화라는 격찬을 듣기도 했다. 분명한 사실은 와일드가 언제나 옳았다는 것이다. - 보르헤스 탐미주의 예술의 영원한 상징 <도리언 그레이 초상> 오스카 와일드의 유일한 장편소설 <도리언 그레이 초상>은 퇴폐미학의 바이블, 우아한 탐미주의의 교본, 환상과 공포가 뒤섞인 고딕소설의 전범으로 통할 만큼, 작가가 평생 추구했던 유미주의 예술의 절정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오랜 세월이 흐른 지금도 여전히 생명력과 현장성을 가진 문제작이기도 하다.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은 1890년 잡지에 발표되자마자 많은 언론과 비평가들로부터 폼 잡고 싶은 얼간이가 쓴 퇴폐적이고 위험한 작품이라는 혹평을 들었다. 비난의 공세가 커짐에 따라 와일드는 그 내용을 누그러뜨리고 예술의 독립성, 자율성을 주창하는 머리말을 덧붙여 한 권의 소설로 펴냈다. 이처럼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은 예술의 무목적성이라는 오스카 와일드의 소신이 가장 예술적으로 육화된 최대 걸작이라고 할 수 있다. <도리언 그레이 초상>은 영원한 젊음을 대가로 자신의 영혼을 파는 인간이라는 서유럽 문학의 익숙한 주제를 뛰어난 상상력과 문체로 흥미롭게 구현한다. 초상화를 통해 자신의 인생과 영혼을 실험하는 청년을 묘사하는 이 책은 때로는 진지하게 때로는 냉소적이고 풍자적인 어투로 삶과 예술, 욕망과 도덕의 실체를 파헤친다. 이처럼 인간 본성에 대한 진지한 탐구를 보여주는 <도리언 그레이 초상>은 영국 문학 특유의 낭만적 요소와 불가사의한 주술, 악마와의 거래, 도플갱어 같은 요소를 지닌 뛰어난 고딕 소설이기도 하다. 주제의 무거움과 소설적 흡인력을 두루 갖춘 셈이다. 악마적인 매혹 걸작 단막극 <살로메> 오스카 와일드의 걸작 희곡 <살로메>는 프랑스어 단막극으로, 마태복음 14장 6~11절에 해당하는 유대 헤롯왕의 세례 요한 참수 사건을 바탕으로 쓰였다. 성경에 따르면 헤롯왕은 형 빌립보의 아내 헤로디아와 결혼한다. 예언자 요한은 이들의 근친상간을 심하게 비난했다. 빌립보와 헤로디아 사이에 난 딸인 살로메는 헤롯의 생일잔치에 춤을 추어 잔치의 흥을 돋운다. 헤롯은 답례로 그녀에게 원하는 것을 모두 들어주겠다는 약속을 하고, 이에 살로메는 어머니 헤로디아가 시키는 대로 요한의 머리를 요구한다. 오스카 와일드는 이 짤막한 성경 이야기를 19세기 말 퇴폐적 감성이 살아있는 악마적이고 매혹적인 단막극으로 재창조했다. <살로메>에서 살로메가 요한의 목을 요구한 것은 본디 이야기에서와는 달리 자신의 키스를 거부한 요한에 대한 복수심과 그의 육체에 대한 욕망 때문이었다. 또한 헤롯왕은 의붓딸 살로메에 대한 욕정과 죄의식으로 인한 불안으로 고통스러워한다. 살로메를 사랑하여 자결하는 젊은 시리아인과 그 젊은이를 사랑하는 또 다른 남성은 작품에 극단적인 정열과 동성애적 색채를 무서우리만치 더해 준다. <살로메>는 이처럼 동성애, 죽음 충동, 파멸적 사랑의 욕망으로 꿈틀거리는 기괴한 이야기를 바탕으로 완성된 한 편의 아름답고 강렬한 시이다. 이 작품 이후로 살로메는 ‘아름다우나 무자비한 파괴적 힘을 지닌 여성’으로서 세기말 유행했던 팜므파탈의 대표적 이미지로 자리매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