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리란 무엇이며 도덕적 기준은 어디서 왔는가?
윤리란 무엇인가? 도덕적 기준은 어디서 왔는가? 그러한 기준은 어디에 토대를 두고 있는가? 정서인가, 이성인가 아니면 옳고 그름에 대한 생래적인 감각인가? 많은 과학자들이 생각하기에 그 핵심은 생물학, 특히 진화와 자기 보존에 관한 다윈주의 이론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만약 진화가 생존을 위한 투쟁이라면 우리가 여전히 이타성을 발휘할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인가?
피터 싱어는 자신의 고전적인 저작인 『사회생물학과 윤리』에서 혈연과 공동체의 성원들을 보호하려는 유전적 토대를 가진 이타성에서 윤리의 기원을 찾아볼 수 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그에 따르면 이러한 이타성이 곧 윤리는 아니며, 이성 능력이 역할을 함으로써 오늘날의 윤리로의 발전이 이루어졌다.
이 책에서 싱어는 윤리의 전적인 생물학화에 대해서 부정적인 입장을 표명하지만 그럼에도 생물학적 접근의 긍정적인 측면을 일부 인정하고 있다. 그에 따르면 우리는 생물학적·문화적 설명을 통해 일부 윤리 이론들의 정체를 폭로함으로써 그 위상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으며, 유전자의 역할 인식을 통해 유전자의 영향을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을 마련할 수 있게 된다. 동물 해방 운동의 바이블이라 일컬어지는 『동물 해방』을 잇는 피터 싱어의 고전적 저작.
만약 ‘무엇인가를 해야 할 이유가 있음을 충분히 인식한 사람일지라도 반드시 그에 의해 동기 지워지는 것은 아니다’는 것을 인정함으로써만 행동을 할 객관적 이유가 있다는 주장의 설득력을 인정받는다면 우리가 너무 많은 희생을 대가로 승리를 거둔 것은 아닌가? 우리가 ‘당신이 옥스팜에 기부해야 할 객관적인 이유가 있다’고 이야기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만약 당신이 기부하게 할 동기를 갖게 할 수 없다면 빈자들의 형편은 나아지지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만약 우리가 객관적인 규범적 진리라는 개념을 받아들일 수 있다면, 우리는 일상생활 속에서의 도덕적 직관에 호소하는 방법의 대안을 갖게 되었다고 분명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오늘날의 최선의 과학적 이해에 따르면 일상생활 속에서의 도덕적 직관은 우리 진화사의 어떤 시기에 적응에 도움이 되었음이 입증된 정서에 기초를 둔 반응이다. 그런데 객관적인 도덕적 진리가 존재한다면 우리는 ‘이러한 직관의 반응’과 ‘모든 이성적인 쾌고 감수 능력이 있는 존재’를 구분할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피터 싱어, 「2011년판 후기」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