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이 던지는 핵심질문은 "우리는 어떤 사회에 살고 있는가?"이다. 이러한 질문은 누구나 한 번쯤은 던져보았을 것이다. 문제는 누구나 시간과 공간에 따라 다른 대답을 했을 것이라는 점이다. 우리가 말할 수
있는 것은 우리가 본 무엇인가에 대해서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에 대해서 기술하기 위해서는 사회를 좀더 자세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그에 따라 이 책에서는 경제적이고 사회적인 교환관계, 노동관계, 직업구조와
교육과정 등을 포괄하는 사회개념들을 주제로 잡고 있다. 우리의 일상생활에서 찾아볼 수 있는 다양한 공동생활의 형태들과 행동양식들을 보여주고 밝히고 있다. 이에 다음과 같은 비판이 제기될 수도 있다: "그러한 것들이
사회와 무슨 관련이 있다는 말인가? 사회에 대해서 말한다는 것이 도대체 무슨 의미를 갖는가?" 많은 이들에게 사회는 시야에서 벗어나 있는 것이다. 이는 사회가 지난 몇십 년 동안 급격하게 변화했다는 사실과도 관련이
있을 것이다.
세상은 많은 문제와 다양한 변화를 동시에 쏟아내면서 점점 더 빠른 속도로 질주하고 있다. 현대인들은 그 변화를 쫓아가기에도 급급한 삶을 살아가고 있다. 변화는 새로운 변화로 이어지고 그 예측 또한
불가능하다. 현대사회는 많은 문제를 양산하고 있음에도 문제의 해결은 어디에서 어떻게 풀어나가야 하는지 알 수 없고, 그 문제들은 점점 더 해결하기 어렵게 꼬여가고 있다.
그 문제들은 결코 '나'와 무관한 것이 아니고 '우리'와 무관하지 않다. 비록 당장은 모두 자기 자신의 눈앞의 문제들만 해결하기에도 급급하지만 그 눈앞의 문제들은 사회 전체와 무관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사회 전체와 연관지어 자신의 문제를 보지 못하고 눈앞에 당면한 문제만을 보는 사람은 당면한 문제를 바로 볼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제대로 해결하지도 못할 것이다.
이 책은 각 개개인이 당면한 문제에 대한 답을 제시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사회 전체를 12명의 저명한 사회과학자들이 각각 하나의 키워드로 설명하고, 사회 전체의 변화와 전망 또는 대안들을 제시하는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서로 다른 시각에서 사회의 다양한 측면들을 설명하고 문제점을 지적하며 그에 대한 대안을 제시하는 것이다. 사회 전체의 흐름을 읽을 수 있는 사람이 많아질 때 사회적 합의가 가능하다. 또한
과거 사회의 패러다임에 묶여 있지 않을 수 있고, 개인과 집단의 관점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된다.
현대사회는 실업과 환경, 경제위기에 직면해 있고 그 위기들은 과거 이론에 의존해서는 설명할 수도 또한 해결할 수도 없는 새로운 성질의 위기들이다. 그 위기의 해결을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위기에 대한 사회
전체의 인식이 시급하다. 위기의 새로운 성질을 이해하고 현재까지 그 위기에 대처한 방식에 대한 문제 제기 또한 필요하다. 현대사회에 대한 이해는 자신이 안고 있는 문제를 자신의 문제로만 인식하지 않고 자신과 사회를
연관지어 이해할 수 있게 해준다. 미국의 사회학자 밀즈의 용어로 사회학적 상상력을 키우는 방법은 자신의 문제와 사회이론과의 연관을 맺는 것이다.
이 책은 어느 이론 편향에 서지 않고 다양한 입장의 이론가들을 한 자리에 모아 놓고 자신들의 입장을 기탄 없이 토로하게 한다. 그럼으로 인해 이론가들은 약간의 경쟁의식을 보여주기도 한다. 이 책은 한
사람의 이론을 이해하기 위해 들여야 할 많은 시간을 줄여줄 것이다.
미래가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는 지속적으로 변화하고 있다. 언제나 사회를 바라보는 다양한 차원과 관점과 질문이 있다는 것과 그에 따라 서로 다른 대답과 개념들에 도달할
수 있으며, 이것은 이 책을 통해서 다시 한번 분명해질 것이다.
♧ 저자 및 역자 소개엮은이
아르민 퐁스1968년에 태어났으며 대학에서 사회학, 심리학, 정치학을 공부하였다. 현재는 뮌헨에 살면서 자유 저널리스트, 사진작가, 저술가로 활동하고 있다. 또한 자신이 편집한 책들을 주제로 한 강연회와 토론회,
전시회를 기획하고 있다.
옮긴이
김희봉연세대학교 철학과 졸업, 동대학원 졸업(석사)
독일 부퍼탈 대학교 철학박사
현재 그리스도신학대 교양학부 교수
저/역서: '현대윤리학의 문제들'(철학과 현실사, 2002, 공저), '철학의 거장들'(한길사, 2001, 공역), '인간의 조건과 실천철학'(한양대출판부, 1996, 공저) 등이 있다.
논문: '가상현실의 철학적 의미', '지각과 진리의 문제', '인간 폭력의 근원과 의미'외 다수.
이홍균연세대학교 사회학과 졸업, 동대학원 졸업(석사)
독일 마부룩 대학교 사회학박사
연세대학교, 이화여자대학교, 국민대학교, 가톨릭대학교 등 강사
이화여자대학교 연구교수
현재 서원대학교 연구교수
저/역서: 'NGO 시대의 지식 키워드21'(아르케, 2003, 공저), '사회적 압력과 소외'(학문과 사상, 2003), '하버마스의 사상'(나남, 1998, 공저).
논문: '국가/시장, 그리고 시민사회단체', '발전국가의 도덕적 해이와 새로운 세계질서: 'IMF 시대'의 내재적 원인과 외재적 원인', '지속 가능한 발전 개념에 대한 비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