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 선정 현대 100대 영문 소설 | 부커 상 수상작
현대 캐나다 문학을 이끄는 여성 작가 마거릿 애트우드의 대표작
요동치는 20세기를 지나온 여인의 비밀스러운 삶과 비극적인 가족사가 담긴 회고록
섬세하고 예리한 다층의 이야기들이 러시아 인형처럼 완벽한 구조를 이룬 소설
세계가 주목하는 캐나다 문학의 거장 마거릿 애트우드의 대표작 『눈먼 암살자』가 민음사 세계문학전집(260, 261)으로 출간되었다. 애트우드는 지난 사십 년간 『시녀 이야기』, 『고양이 눈』, 『인간 종말 리포트』 등 뛰어난 상상력과 독창적인 서술 방식이 빛나는 훌륭한 소설들을 창작해 왔다. 『눈먼 암살자』는 이러한 작가적 재능이 최대로 발휘된 걸작으로 애트우드에게 세계적인 명성을 안겨 주었다. 팔십 대의 화자 아이리스가 죽음을 앞두고 작성하는 회고록과 스물다섯에 사망한 그녀의 여동생 로라의 이름으로 출간된 소설 「눈먼 암살자」가 교차하는 가운데 사랑과 욕망, 희생과 배반이 뒤얽힌 비밀스러운 드라마가 펼쳐진다. 다층의 서술 구조와 소설 속 소설이라는 형식을 통해 감추어진 진실을 서서히 폭로하는 이 작품은 2000년 출간 당시 “새로운 세기에 나온 첫 번째 위대한 소설”로 평가되며 부커 상과 해미트 상을 받았고, 《타임》지가 선정한 ‘현대 100대 영문 소설’에도 이름을 올렸다. 기교 없이 담백하고 신랄하면서도 위트 넘치고 인상적인 『눈먼 암살자』의 주옥같은 문장들은 2011년 3월에 있을 ‘세계 책의 밤’ 행사에서 낭독될 예정이다.
■ 감춤과 드러냄의 미학을 보여 주는 치밀하고 정교한 구조
『눈먼 암살자』는 러시아 인형처럼 하나가 다른 하나를 품고 있는 세 이야기가 충격적인 진실을 향해 교묘하게 얽힌 삼중 액자 구조의 소설이다. 전체 틀을 이루는 첫 번째 이야기는 팔십 대의 노파 아이리스의 회고록이다. 1930~1940년대 캐나다 토론토와 허구의 장소인 포트 타이콘드로가를 배경으로 양차 세계 대전, 대공황, 스페인 내전, 각종 소요 등 국내외 정세와 긴밀하게 얽힌 두 상류층 집안의 흥망성쇠, 그리고 집안을 이끄는 남성들의 권위와 욕망에 따라 휘둘리고 희생되는 아이리스의 굴곡진 삶이 그려진다. 두 번째 이야기는 아이리스의 여동생인 로라의 이름으로 사후 출간된 소설 「눈먼 암살자」이다. 상류층 여성과 도망 중인 공산주의자 남성의 적나라한 밀애를 다룬 이 소설은 독자들로 하여금 두 주인공이 누구인지 추측하게 하면서 후에 밝혀질 놀라운 진실을 대면하는 충격을 배가한다. 세 번째 이야기는 「눈먼 암살자」 속 남자가 여자에게 들려주는 공상 과학 소설로 얼핏 동떨어진 이야기처럼 보이지만, 사실상 계급과 빈부 격차, 자본주의의 타락, 전쟁의 잔혹함 등 당대 현실에 대한 가장 신랄한 비판을 담은 우화이다. 이 액자 내부의 소설이 사랑과 질투, 자기희생과 배반 등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현실의 이야기도 함께 얽혀 꼬이고 뒤틀린다. 그리고 뒤얽힌 세 이야기는 모두 대재앙이라 할 하나의 결말을 향해 간다.
애트우드는 하나의 이야기가 감춘 것을 다른 층위의 이야기가 받아서 다른 방식으로 드러내는 구조를 통해 작품 전개의 속도감과 긴장감을 잃지 않으면서도 전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하나도 놓치지 않고 섬세하고 치밀하게 전달한다. “주먹은 손가락을 다 모은 것 이상”이라고 한 아이리스의 고백처럼 세 이야기를 합한 것 이상의 진실을 담아내는 데 성공한 것이다. 『눈먼 암살자』는 감추어진 서술들, 섬세한 암시들과 매장된 기억들로 만든 기막힌 역작이다.
■ 눈먼 역사를 진지하게 반성하는 상처와 고통의 기념비
마거릿 애트우드는 캐나다를 대표하는 작가답게 작품을 통해 성실하게 캐나다를 공론화해 왔다. 『눈먼 암살자』에서도 그녀는 역사의 변두리에 서 있는 여성의 회고록을 통해 20세기 초반 캐나다 역사를 샤를 쓰고 있다. “독자가 믿을 만한 거짓말을 하는 것이 소설가의 일”이라고 말한 애트우드는 아이리스의 회고록과 공상 과학 소설 사이사이에 암살자』에사건과 인물에 관한 캐나다 유뤘 언론지의 기사나 논평을 삽입하여 사실과 허구의 경계를 무너뜨린다. 그리고 개인이 겪은 실질적이고 주관적인 기억과 정치적 목적에 따라 재단된 공적 기록 사이의 간극D무너제시한다. t무너제는 아이리스의 아버이리스포트 타이콘드로가에 전쟁 기념비를 세우는 일화과 정상징적으로 극대화된다. 1차 세계대전은 사를 영국의 식민이욬던 캐나다에 결정적인 독립의 기회를 제공하였기 때문에 캐나다 역사과 는 영광스러운 전쟁으로 기록된다. 그러나 실제로 참전하여 부고 말입고 두 동생을 잃은 아이리스의 아버이에게 전쟁은 비참나다 갠통스러운 기억이다. 그는 “자진하여 최고의 희생을 한 이들”이라는 미사여구로 전쟁의 잔혹함과 무의미한 살고 말포장나다 무마하려는 애국주의, 영웅주의에 정면으로 맞서, 고장 난 총 말든 지친 모습의 병사 동고 말만들고 “우리리스잊지 않도록”이라는 문구를 새긴다. 를 무맥락과 정20세기 역사의 소용돌이를 무력한 객체인 여성의 몸으로 겪어 낸 아이리스는 하나의 관점에 따라 일관되게 서술된 기둴 기역사왔다. 방식 말전? 고, 스스로 불완전하고 오류가 있음을 인정하면서 쓰는 자신의 회고록을 공적 역사의 대안으로 제시한다.
경제 공황으로 아버지의 사업이 위기에 처하자 집안을 살린다는 미명 아래 사랑하지 않는 남자에게 팔려가 영혼 없는 인형 같은 삶을 살아야 했던 아이리스, 자신이 신처럼 생각하는 남자를 위기에서 구해 주겠다고 한 형부에게 속아 유린당한 뒤 그 남자가 2차 세계대전에서 전사했다는 사실을 알고 죽음을 택한 로라. 『눈먼 암살자』는 화려하고 굵직한 역사의 영광스러운 공적 기록들과 그 뒤꼍에서 조용히 희생되어 가는 자매의 비극적인 삶을 극명하게 대비하면서, 보고 싶은 것만 보려 하는 사람들의 ‘눈멂’에 대해 경고하고, 감추고 싶어 하는 삶의 어두운 부분들을 의식적으로 드러내어 다소 고통스럽더라도 진실과 마주하고 그것을 “우리가 잊지 않도록” 촉구한다.
■ 낙원을 포기하고 상실과 후회와 비참함과 열망의 이야기를 택하게 하는 힘
애트우드는 『눈먼 암살자』가 출간되기 몇 달 전 케임브리지 대학에서 글쓰기와 작가의 역할을 주제로 강의한 바 있다. 그녀는 이 강의를 바탕으로 집필한 『죽은 자들과 타협하기』에서 모든 이야기는 죽음에 대한 두려움과 매혹, 죽은 자의 세계에서 그들로부터 무언가를 가져오려는 바람에서 비롯된다고 했다. 죽음을 앞둔 아이리스는 자신의 기억과 상상 속에서 걸어 나온 망자들과 끊임없이 마주치며 그들이 화장실 벽의 낙서와 꿈을 통해 자신에게 계속해서 말을 건다고 생각한다. 하여 그녀는 오랫동안 은폐되고 매장되어 있던 죽은 자들의 이야기를 펼쳐 내고 그들과 자신을 기억하게 할 기념비 격인 회고록을 남기려 하는 것이다.
흘리지 못한 눈물을 담고 있으면 상한 냄새를 풍기게 된다. 기억도 마찬가지다. (중략) 공식적으로 로라는 그늘 속에 가려졌다. 몇 년이 더 흐르면 마치 그녀가 전혀 존재하지 않았던 것처럼 될 것이다. 나는 무엇을 원했던가? 많은 것을 바란 것은 아니었다. 일종의 기념비 같은 것. 그렇지만 결국 생각해 보면 기념비란 견뎌 낸 상처를 기념하는 것에 불과한 것이 아닌가? 견뎌 내고 혐오한. (중략) 죽은 자를 이해하는 것처럼 어려운 일은 없다는 것을 나는 알게 되었다. 그러나 그들을 모른 체하는 것보다 더 위험한 일은 없다.
아이리스의 회고록은 앞서 말한 ‘지친 병사’ 동상과 마찬가지로 과거를 영광스럽게 포장하는 것이 아니라 “견뎌 내고 혐오한” 상처인 ‘진실’을 보여 주기 위한 글쓰기이다. 우리가 감추려고 하는 삶의 어두운 부분을 드러내는 이야기, 그래서 아이리스는 자신의 회고록을 “왼손잡이 책”이라고 부른다.
“예수님이 하느님의 오른손 쪽에 앉지. 그럼 하느님의 왼손 쪽에는 누가 앉지?” 그녀는 말했다.
“하느님은 왼손이 없는지도 모르지. 왼손은 나쁜 거라고 하잖아. 그러니까 왼손이 없을 수도 있지. 아니면
푸코
4.0
눈먼 암살자는 아이리스다. 그녀의 무감각, 무책임, 무능함이 그리고 그녀의 사랑이. 가독성이 떨어진다. (전 2권). 2019. 11.2.211.
장윤석
5.0
평소에 칭찬을 한 번 하면 후하게 하는 편이다. 소설 <눈먼 암살자>도 그렇다. 인물, 문장, 짜임새, 주제, 시의성 모두에서 완벽에 가장 가까이 도달한 작품. 버리지 않을 책. 내가 읽은 최고의 비극. Masterpiece라는 말이 아깝지 않다. _ 한 이야기를 전개하는 것도 힘든데 네 이야기를 이끌어나가면서도 흐트러짐이 없다. 아무나 부릴 수 없는 기교다. 틀을 뒤집고, 또 멋지게 해냈다. 주요 등장인물의 퇴장을 미리 알리고 시작한 뒤 그 원인을 추적하는 스토리라인은 신선하다. 각종 상징과 단서들을 배치하고 회수하는 능력은 무서울 정도다. 처음에는 단순한 상징과 사건으로 지나간 것들이 결말에서 어떤 의미였는지 알게 되면서 소름이 돋았다. _ 문장은 예리하다. 당시 예순한 살 마거릿이 여든두 살 아이리스의 입을 통해 세상과 삶을 꿰뚫는 통찰을 전한다. 평범하지만 평범하지 않다. 쉬운 언어 안에 담긴 뜻은 많은 생각을 부른다. 계속 인용하고 싶은 문장들이다. "죽은 자를 이해하는 것처럼 어려운 일은 없다는 것을 나는 알게 되었다. 그러나 그들을 모른 체하는 것보다 더 위험한 일은 없다." _ 주제는 뚜렷하고 거대하며 아직 살아 있다. 먼저 눈먼 칼날에 희생되었던 이들을 기억하는 '기억 소설'이다. 아이리스는 유일한 생존자다. “진실을 줄 수 있는 마지막 사람”이다. 아이리스는 사랑하는 사람들을 지키는 데 실패했다. 그를 기억하고 고백하기 위해 글을 쓴다. 살아남아 진실을 말하는 것은 분명 위대한 과업이지만 은연중에 자신을 유리하게 포장할 수 있는 양날의 검이다. _ 그 점을 알았는지 아이리스 스스로 온전한 진실을 전달하는 것은 불가능하며 자신이 오류를 저질렀음을 인정한다. 그래서 나는 그의 서술에 별다른 의심을 품지 않는다. 실패를 기억하고 오류를 고백하는 일은 많은 용기를 요구하는 것임을 알기 때문이다. 다음 세대에 진실을 물려주고자 하는 목표에 존경심을 느꼈기 때문이다. _ <눈먼 암살자>는 동시에 폭력과 권력 구조를 중요하게 다루었다. 앳우드는 많은 폭력 양상을 드러내고 독자에게 생각할 기회를 제공한다. 여성이라는 이유로 눈먼 욕망과 거래 대상이 되어 평생 자기 뜻대로 살지 못하고 희생당했던 아이리스와 로라의 이야기를 통해 페미니즘 담론을 제기한다. 1차 대전과 대공황, 스페인 내전, 2차 대전으로 이어지는 숨 가쁘고 잔인한 역사가 개인들에게 어떤 폭력을 가했는지를 처절하게 묘사한다. 계급 사회 아래 더러운 희생과 폭력이 행해지는 자이크론의 모습, 특히 귀족들이 아내와 자식을 팔아 빚을 청산하는 세태, 어린 나이에 카펫 공업에 동원되어 눈이 먼 아이들과 살해당하지 않기 위해 저항하는 소녀들의 혀를 잘라버리는 모습에서 강력한 문제의식이 드러난다. _ 처음 읽을 때는 로라가 무너지는 모습에만 집중했다. 끝내 붙잡혀 날아오르지 못하고, 전혀 예상치 못했던 곳에서 배신당해 추락한 이카로스의 모습이 보였다. 그를 붙잡고 날개를 꺾어버린 리처드와 위니프리드에게 증오를 느꼈고 빼앗기기만 하고 힘없는 아이리스의 모습에 실망했다. 그러나 아이리스도 희생자였음을 잊었다. 아이리스도 분명 무언가 할 수 있는 존재였다. 아무것도 하지 못한 이유는 역시 그도 붙잡혀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걸 깨닫자 그동안 나오지 않았던 강한 상실과 연민이 몰아쳐 나를 슬프게 했다. _ 또 소설 속의 소설, 눈먼 암살자와 자이크론 이야기는 의외로 재미있었다. 사랑 이야기는 언제나 끌어당기는 힘이 있으니까. 배경은 너무 화나고 슬프지만. 눈먼 암살자와 말할 수 없는 소녀가 만날 때 느끼는 찌릿함과 자신들을 붙잡는 손아귀를 피해 달아나는 여정은 독자를 두근거리게 한다. 행복한 결말을 바라는 여자와 슬픈 결말을 만들고자 하는 남자의 다툼, 그 대안으로 나온 도마뱀 인간 이야기와 아어아 행성 이야기에서는 장르문학 냄새와 앳우드가 듬뿍 집어넣은 은유에 취해 상상을 멈출 수 없다. _ 노래 하나를 생각한다. Dido's Lament. 디도의 비가. 영국 음악가 헨리 퍼셀이 작곡한 디도와 아이네이아스라는 오페라에 실린 아리아다. 그리스 로마 신화에 나오는 이야기다. 카르타고 왕 디도는 트로이 출신 영웅 아이네이아스를 사랑했다. 그러나 아이네이아스가 그를 버리고 이탈리아로 떠나자 슬퍼하며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디도가 숨이 끊어지기 전, 탄식하며 부르는 비가다. 퍼셀 이전, 로마 시인 베르길리우스도 이 이야기를 토대로 시를 하나 지었다. 아이네이스. 바로 아이리스와 로라가 라틴어 시간에 배웠던 시. 그리고 아이리스가 로라의 공책에서 발견한 흔적. _ 디도는 절망하며 흐느낀다. Remember Me. But Forget My Fate. 나를 기억해 다오. 나를 기억해 주오. 그러나 내 운명은 잊어주오. 절제되면서도, 저 밑 닿을 수 없는 곳까지 무너지는 디도의 슬픔. 디도와 로라가 겹쳐 보였다. 내 느낌은 아이리스가 한 말과 같다. “지금 내가 빠져들고 있는 이 깊은 슬픔을 어떻게 형용할 수 있겠는가? 도저히 할 수 없다. 그러므로 시도하지 않겠다.” 나는 조용히, 곧고 떨리는 목소리가 주는 아이러니한 아름다움에 겨워 슬퍼한다. 탄식이 귀를 휩싸고 돈다.
누군가
5.0
우리는 왜 그 모든 고통을 격고 추악해지면서까지 늙어야 되는가, 왜 살아남아야 되냐에 대한 서글픈 기록들
조이
5.0
구성과 기교가 차고 넘치는데 재미도 있다니 거 너무한거 아니오
SUSU
4.0
어쩌면 사랑에 눈먼 암살자, 아이리스.
혀지니
5.0
작가의 천재성에 소름이 돋을 뿐이다. 완벽한 액자식 구성. 슬프고 아름다운 이야기를 읽을 수 있어서 영광이었다. 도서관에서 우연히 만난 책이 이렇게 아름다울 줄은 꿈에도 몰랐다.
수란잔
4.0
20세기 캐나다의 역사를 사적 회고록 형식으로 작성한 것은 물론 훌륭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에게 더욱 흥미로웠던 것은 책 속의 책 속의 책이라는 삼중 액자 구조였다. 섬세하면서도 호전적이고 수줍어하면서도 적나라한 저 밑바닥에서 발견하게 되는 것은 그 모든 것을 포괄하는 입체적인 한 명의 여성이다.
크러스티버거
4.5
마거릿 언니가 세상의 모든 사브리나(또래의 젊은 여성들)를 위해 쓴 책처럼 읽혀진다. 진짜 난년중의 난년이시다.
さらに多くのコメントを見るには、ログインしてくださ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