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행복을 꿈꾸는 모든 이들에게는 최고의 영감을 주는 예술서이며,
예술가를 꿈꾸는 젊은이들에게는 최고의 예술적 조언과 논평이 담긴 입문서이다.
01_ 미국 미술가들의 필독서로 꼽히는 《예술의 정신》 초역
인생의 행복을 꿈꾸는 모든 이들에게 최고의 영감을 주는 예술서이자, 예술가를 꿈꾸는 젊은이들에게는 최고의 예술적 조언과 논평이 담긴 《예술의 정신》이 국내 처음으로 번역되었다.
로버트 헨리는 도시의 풍물을 사실적으로 그린 화가였고, 20세기 전반기에 미국 화단을 주도한 애시캔 화파(Ashcan School)의 지도자였으며, 후배 화가들에게 결정적 영향을 미친 위대한 미술 교사였다. 특히 독립미술학교에서 학생들을 열정적으로 가르쳤고, 미국 미술이 나아가야 할 방향과 예술에 대해 선구적인 안목으로 20세기 미국 미술의 아버지라고 일컬어진다.
이 책은 로버트 헨리가 만년에 이르러 미술 학교에서 강의한 것을 제자들이 노트한 것과 제자들의 그림을 논평한 편지, 미술 잡지 등의 기고문을 종합하여 펴낸 유일의 저작이다. 따라서 현학적인 예술 이론이나 작품 하나하나에 대한 설명을 부연하는 책이 아니다. 예술가를 꿈꾸는 사람들에게 예술이 무엇이고, 그림을 어떻게 그려야 하며,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가장 중요한지를 저자 특유의 열정적인 어조로 설명하고 있다.
예술을 이해하거나 감상하는 법, 예술의 시대적 배경을 설명하는 책들은 시중에 이미 많이 나와 있다. 그럼에도 이 책이 지금도 여전히 사랑받고 고전으로 평가받는 것은, 예술을 전반적으로 이해하게 해주는 예술의 본질 즉 핵심을 말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국가나 정치 세력, 기존의 화단이나 아카데미 등 어떤 제도권으로부터도 완전히 자유로운 상태에서, 자연의 아름다움을 자신의 방법으로 표현하고자 애썼던 로버트 헨리의 보편적 정신이 여전히 유효하기 때문일 것이다.
로버트 헨리가 미국 미술계에 끼친 영향은 매우 크다. 1923년 초판 당시 서문을 보면 이를 쉽게 알 수 있다.
젊은 미술학도들이 그림에 열정적인 관심을 갖고 있었으나 도미네, 마네, 드가, 고야, 기타 여러 유럽 화가들의 이름을 로버트 헨리의 입을 통해서 처음 들었다는 사실은 참으로 믿기 어렵다. … 헨리와 그의 동료 및 제자들이 조직한 제1차 미국 독립 전시회는 오늘날의 독립미술가 협회의 선구가 되었다. …헨리가 오늘날 미국의 자유롭고 공개적인 미술 시장 확립에 기여한 공로는 이루 다 헤아릴 수가 없다. 미국 전역에 헨리의 제자들이 널리 퍼져 있다. 미술 교사 로버트 헨리에게 미국 미술이 진 빚은 거의 측정할 수 없을 정도이다.
- 서문 중에서
화가로서, 교육자로서, 기존의 보수적인 화단을 맹렬하게 비판했던 선각자로서 그가 미국 미술계에 끼친 영향은 너무도 컸다. 《예술의 정신》은 그러한 로버트 헨리의 생각을 온전히 담고 있다.
02_ 열정적이고 자유로운 예술의 정신이 인생의 행복을 꿈꾸는 이들에게 영감을 준다.
로버트 헨리는 이 책을 통해 예술의 본질을 말하고 있다. 헨리에 따르면, 예술이란 언어로는 표현하지 못하는 어떤 감수성을 표현하려는 것이다. 결국 예술가는 주위의 사물을 깊숙이 꿰뚫어 보고 그것을 표현하기 위하여 자신의 기법을 발명하는 사람이다.
진정한 예술의 즐거움은 사물의 본질을 꿰뚫어 보고 그것을 표현하는 기법을 발명하는 데 있다. 기법을 그저 수집만 하는 이는 기껏 이류에 지나지 않는다. 위대한 예술가는 자신이 뜻하는 바를 고유의 방법으로 표현할 줄 아는 사람이다. (28p)
그러므로 예술가가 바라보는 사물은 그가 상상하는 대로 존재하고, 사물의 본질을 추구하는 것은 곧 화가 자신의 존재를 발견하는 것이 된다. 예술가가 파악하는 리얼리티는 사물 자체에 존재하지 않는다. 사물 그 자체는 아름답지 않다. 사물을 아름답게 바라보고 그것을 개성적으로 표현한 방식, 그것이 아름다운 것이다.
물질은 그 자체로 아름답지 않다. 우리가 아름답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비로소 아름다운 것이다.(118p)
어떤 사물이 아름답게 보인다면 당신이 아름답게 바라본 것이다. 당신의 눈에 비친 그 아름다움을 그리도록 하라. (p252)
아름다움은 고정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거지도 부랑자도 난장이도 도시의 지저분한 뒷골목도 얼마든지 아름다움의 대상이 될 수 있다. 그러나 당시 관변 아카데미 화가들은 사물의 외양만 잘 그리면 내면의 아름다움이 저절로 우러나온다고 생각했다. 인자한 얼굴은 인자한 성품을 지닌다고 보았다. 즉, 아름다움은 고정되어 있다고 단정하였다. 헨리는 대상을 캔버스에 어떻게 표현하느냐에 따라 아름다움과 추함이 결정된다고 이야기하며, 관변 아카데미의 비난을 일축하고 개혁하고자 애썼다. 이 책은 젊은 화가들을 대상으로 쓰였기에 각종 미술 아카데미에서 수여하는 상과 메달에 대하여 매우 비판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
“상장과 메달을 수여하는 것은 예술에 엄청나게 나쁜 영향을 미치므로 당장 그만두어야 한다. … 몇몇 예외적 경우를 빼고 모든 시대, 모든 나라의 심사위원단은 위대한 예술가들을 거부했다. 현재 아주 나이가 많거나 이미 사망했지만 프랑스의 영광에 혁혁하게 기여하고 있는 예술가들에게 상장이나 메달이 수여된 적이 없다는 예만 보더라도 그렇다. … 예술은 어떤 객관적 자료로 측정될 수 있는 게 아니다. 그런데 왜 수상제도가 아직도 살아남아 있을까? 그것은 순전히 상업적인 이유 때문이다. 상금으로 차라리 미술 작품을 사주는 것이 더 낫다.”(272p)
미래의 그림은 장식적이고 기계적인 아카데미 그림이 아니라 개성적이고 독창적인 독립 화가의 그림이라는 것을 분명하게 인식하였기에, 헨리는 젊은 화가들에게 공인된 취향을 따라가지 말고 자신의 개성과 창의성을 믿고 과감하게 그려나가라고 강조하고 있다. 이런 헨리의 가르침 덕분에 우리가 잘 알고 있는 20세기 미국 화가들, 가령 존 슬론, 조지 벨로스, 에드워드 호퍼 등은 유럽의 아카데미 미술을 추종하지 않고 독자적인 길로 나아갈 수 있었다.
헨리는 삶 자체를 예술로 보았다. 예술품은 충실하게 살다간 이들의 흔적이며, 예술이 외따로 존재하는 어떤 것이 아니라, 존재의 상태가 만들어낸 자연스러운 어떤 상태로 본 것이다. 예술은 개인과 온 세상이 하나가 되는 아주 행복하고 즐거운 상태이며, 세상의 신비를 모두 이해한 것 같은 아주 짧은 순간의 통찰이다. 그러므로 목수나 어부, 농부도 자신의 일을 하는 가운데 이런 느낌을 가질 수 있으며, 넓게 본다면 이 세상 모든 사람이 예술가이다. 그렇기 때문에 예술과 대중의 소통이 가능한 것이다.
예술은 결국 한 개인이 하고 싶은 말을 발언하는 문제이다. … 가치 있는 자신의 발언을 영구적 표현으로 남겨놓고 싶다는 생각만 해야 한다. (33p)
세상에는 계시의 순간들이 있다. 어떤 부분이 다른 부분으로 전환하면서 전체의 의미를 슬쩍 드러내는 순간들. 이때 우리는 모든 것을 우리 안에 포괄하면서 엄청난 행복감을 느낀다. 우리는 어떤 위대한 질서 속으로 들어가고 그로 인해 어떤 거대한 깨달음 속으로 휩쓸려 들어간다. 스쳐지나가는 얼굴, 풍경, 힘차게 뛰어노는 송아지 등에서 그런 순간을 만난다. 우리는 그것을 일상의 차원이 아닌 또 다른 차원으로의 들어감이라고 말한다. 우리가 어떤 기호(記號)를 사용하여 이런 순간들을 표현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바로 이런 희망 때문에 예술이 생겨난 것이다. 예술은 또 다른 존재를 향해 다가가는 신호등, 더 큰 깨달음으로 나아가는 신호등이다.
예술가가 있기 때문에 세상은 비로소 아름답다. 어떤 작업을 하든 누구나 다 예술가가 될 수 있으며, 자신의 일에서 진정한 기쁨을 느낀다면 그가 곧 예술가이다. 따라서 누구나 삶 속에서 예술가가 될 수 있다고 일관되게 주장하는 헨리의 이 책은 인생의 행복을 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