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성숙한 사회에서
성숙한 어른이 된다는 것
“세상에 간단한 성숙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미성숙한 사회를 헤쳐 나가기 위한 우리의 고군분투
《곤란한 성숙》은 책임과 용서, 노동과 경제활동, 교육과 연대를 토대로 삼아 ‘성숙한 어른’의 삶이 무엇인지 일궈 낸다. 일본의 대표 사상가인 우치다 타츠루가 말하는 ‘성숙한 어른’이란 곧 모두가 오기 전에 사무실을 청소하고 모두가 돌아간 다음 찻잔을 설거지해 두는 일, 즉 모두가 꺼려하는 ‘눈 치우기’를 마다하지 않는 사람이다. 자신의 자리에서 묵묵히 책임을 다하며 살아가는 일의 인간다운 면모를 무엇보다 중심에 두고서 성숙한 인간이 ‘중추’가 되어 움직이는 사회를 펼쳐 보이는 우치다 타츠루의 사상은 책의 전반에 걸쳐 묵직한 울림을 자아낸다.
이 책은 우치다 타츠루의 오랜 담당 편집자였던 이노우에 다쓰야의 주재로 ‘야간비행(夜間飛行)’의 웹진에 연재한 수 년 간의 인생 상담 기록이다. 우치다 타츠루는 이노우에의 질문이 일상적인 업무나 가족 관계 속에서 스스로 절실하게 답을 찾고 있던 문제들이었다고 회고하고 있다. 따라서 고도의 경쟁 사회에서 남을 죽이고 살아남는 방법이 아닌 함께 살아가는 방법에 대해 가장 가까운 ‘육친’의 마음으로 써 냈다고 말한다. 그는 성숙한 어른을 꿈꾸며 스스로 답을 찾고 있을 청소년에게 이 시대의 어른으로 한 걸음 다가간다.
성숙해진다는 것, 어른이 된다는 것
우치다 타츠루가 전하는 삶의 간곡한 당부
‘책임’을 진다는 것은 어떤 것인가? ‘노동’이란 무엇인가? ‘화폐’란 무엇인가? ‘회사’란 무엇인가? 《곤란한 성숙》은 우리에게 익숙하고 모두가 잘 알고 있다고 여기는 질문으로 이야기를 시작한다. 그러나 우치다 타츠루의 대답은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삶과는 전혀 다른 삶에 도착하면서 우리가 잊어버린 것들 혹은 잃어버린 것들이 무엇인지를 조명하고 있다. 이를테면, ‘놀이의 요소가 하나도 들어 있지 않는 일’은 ‘노동’이 아니라 단순한 ‘고역’이니 되도록 빨리 도망치라고 경고하는데, 눈 밝은 독자라면, 누구나 알고는 있지만 도무지 그렇게 해서는 살아남을 수 없기에 ‘고역’인 일을 참고 해내고 있지 않은가 반문할 것이다. 그리하여 우치다 타츠루는 ‘고역’으로부터 도망치기 전에 먼저 어떤 ‘일’을 선택할 것인지를 구체적으로 따져 풀어낸다. 머리글에서 앞으로 어른이 될 소년·소녀, 청년에게 저자 스스로 이 책을 권하고 있는 까닭이기도 하다.
# 책임과 용서
“이미 일어난 일을 ‘책임을 지는 일’은 불가능하다.”
‘책임’은 《곤란한 성숙》을 시작하는 첫 번째 화두다. 책임을 지는 일의 불가능성을 거듭 강조하면서, 그렇다면 어떤 방식으로 자신에게 주어진 책임을 다루어야 할지 여러 가지 실례를 들어가며 풀어 나간다. 우치다 타츠루가 펼쳐 보이는, 책임을 회피하는 사람들로 이루어진 사회의 모습은 놀랍게도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의 모습과 닮아 있다. 책임을 다하지 않으면 앞으로 불행이 닥칠 것이라는 경고는 잘 닦인 거울처럼 지금의 우리 모습을 비추고 있다. 여기서 책임은 수행의 개념으로 만들어졌으며, 그것을 어떻게 다룰지 끊임없이 궁리하면서 인간은 윤리적으로 성숙해 가는 일이 가능하다고 말한다. 사회적 개념은 인간이 행복하고 풍요롭고 안전하게 살아가기 위해 고안해 낸 것이며, 책임도 그런 개념 중 하나인 것이다. 따라서 책임을 지며 살아가는 일은 나의 이익이 남을 불행하게 만들지 않고, 위협하지 않으며, 해를 가하지 않는 일이다.
이미 저지른 죄에 대해 인간이 충분한 보상을 하는 일은 불가능합니다. …
사람이 사람에게 받은 상처는 거기에 상응하는 어떠한 폭력으로도, 아무리 많은 재화를 지불하는 배상으로도 치유할 수 없습니다. _23쪽 ‘책임지는 일은 불가능하다’ 中
# 노동과 경제활동
“인간이 노동을 하는 이유는 인간이 소비하는 양이 자연이 주는 양보다 많기 때문.”
우치다 타츠루는 노동을 통한 경제활동에서 타자를 배제하고 쓰러뜨리는 경쟁이 아닌 유희와 희사를 함께 누리는 삶의 방식을 복원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노동의 본질을 똑바로 인식할 것을 당부한다. 노동과 소비의 선후 관계를 살피고, 노동이 생물로서 누리는 자연스러운 과정이 아니라 도착이라는 사실을 인지하도록 독자들을 안내하면서, 자신이 가진 신체, 지성, 상상력이라는 자원을 어떻게 가장 적절한 방법으로 사용할 것인지에 대한 문제를 꼼꼼하게 짚어 나간다. 바람직한 노동이란 부분적으로는 놀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일이 성공하면 연봉이 얼마나 오르는가’, ‘얼마만큼 출세하는가’라는 기준으로 검증할 것이 아니라 ‘살아가는 지혜와 힘이 얼마나 길러졌는가’라는 기준으로 그 성패를 판정하기를 권하고 있다. 수많은 청년들이 자신이 지닌 다양한 가능성을 탐색하기 전에, 획일적인 취업 시장에 자신의 모든 것을 내맡길 수밖에 없는 현대 사회에서 우치다 타츠루의 노동에 대한 간곡한 당부는 깊은 울림으로 다가온다.
노동을 하는 이상 도착적이라는 측면에서 벗어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엄청나게 도착적인가, 살짝 도착적인가’는 오십보백보의 차이가 아닙니다.
때로는 그 차이에 목숨이 걸려 있기도 합니다. 따라서 여러분은 되도록 자연과 가까운 곳에서 노동할 것을 권합니다. 이때 ‘자연’은 산이나 바다나 숲속을 가리키지 않습니다. 자신의 신체라는 자연에 근접한 상태로 노동해 주세요.
일을 하는 동안 살아갈 힘이 불끈 솟아오르는 일을 해 주세요. ‘어쩐지 살아갈 힘이 불끈 솟아오르는 느낌’은 자신이 직감적으로 판정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한 직감이 탈 없이 길러지기를 바랍니다. -91쪽 ‘노동이란 부자연스러운 것이다’ 中
# 교육과 연대
“성숙한 시민은 ‘타자를 수용하는 능력’을 지닌 사람.”
교육과 연대를 통해 성숙한 사회의 구성원으로 성장하는 일 또한 《곤란한 성숙》의 중요한 주제라 할 수 있다. 우치다 타츠루는 교육과 연대의 문제를 다루기에 앞서 ‘거짓말’을 화두로 삼는다. 근대 이전까지 사람은 수십 명, 수백 명의 동포와 더불어 집단적 자아를 형성해 ‘3세대, 어림잡아 100년’을 평균수명으로 삼는 생물이었다. 근대 이전에 비해 현대에 가장 변화한 점은 ‘주체’의 크기와 수명, 즉 일의 적절성 판단에 관여하는 도량형의 ‘기준’ 자체가 달라졌음을 지적한다. 사회 구성원으로서 최우선으로 삼아야 할 것은 ‘공동체로서의 수행력’을 높이는 일이지 개인의 업적이나 성과를 과시하는 것이 아니라는 우치다 타츠루의 견해는 언뜻 보면 고루한 사상처럼 여겨지기 쉽다. 그러나 우치다 타츠루는 ‘거짓말’을 통해 현대 사회가 지닌 맹점을 짚어 내고 있다.
만약 어떤 사람이 수명 100년인 생물로서 행동한다면, ‘지금은 당장은 이득을 볼 수 있지만, 10년 후에는 통렬하게 되갚음을 당할 것이 확실한 일’은 하지 않습니다. ‘수지가 맞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수명 1년인 생물로서 행동한다면, ‘10년 후에 되돌아올 불이익’은 ‘없는’ 것과 같습니다. 그렇다면 ‘금방 들통날 거짓말’을 해도 지금 이득을 보는 편이 ‘수지가 맞는’ 것입니다. _224쪽 ‘금방 들통날 거짓말’ 中
‘금방 들통날 거짓말’과 ‘여간해서는 들통나지 않을 거짓말’ 사이에 본질적 차이는 없지만, 실천적으로는 하늘과 땅만큼 차이가 있는 것이다. 사회적 책임을 지닌 정치인이나 학자들의 거짓말로 인해 ‘금방 들통날 거짓말’에 대한 심리적 저항이 점점 없어지고 있음을 지적하고, 교육이 담당해야 할 기본 덕목들을 살핀다. 땀 흘려 공부하면 ‘좋은 일’이 생긴다는 식의 이익을 목표로 하는 교육이 아닌, ‘공동체를 살아남게 하기 위한 방법’을 가르치는 교육의 중요성을 다시금 일깨우면서, 앞으로 수백 년을 집단이 살아남기 위해 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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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말
5.0
돌봐줘서 감사합니다. 소중한 사람에게 선물한 에세이
삼룡이
4.5
2장 <노동과 나> 파트가 레전드 . . "오로지 인간만이 노동하는 이유는, 인간이 소비하는 양이 자연환경이 주는 증여의 양보다 많기 때문입니다." . "노동의 본질은 자연의 혜택을 인위적으로 통제한다는 데 있습니다." . "인간은 생산하는 일에 지치는 것이 아니라 통제당하는 일에 지치는 것입니다." . "인간이 노동을 시작한 것은 의식주에 필요한 자원을 '풍요롭게' 누리기 위해서가 아닙니다. '안정적으로' 누리기 위해서입니다." . "150명을 넘는 순간 조직의 기능은 팍 떨어집니다. 눈치껏 게으름을 부리는 놈, 돈을 슬쩍 가로채는 놈, 물건을 훔치는 놈이 나옵니다. 신기할 정도로 반드시! 따라서 150명을 넘으면 관리 부문을 만들어 '본인은 아무것도 생산하지 않지만 다른 사람이 생산을 잘하는지 아닌지를 감시하는 직무'를 독립시킵니다." . "관리 부문이 그렇게 현장의 창의적인 아이디어나 기술혁신을 죄다 억제해 버리면, 여기저기에서 조직의 괴사가 일어납니다. 손기술로 좋아하는 일을 하고 싶은 사람들은 하나둘씩 조직을 떠나갑니다. 그러면 조직에는 관리 부문이 좋아하는 '침향(香)도 피우지 않고 방귀도 뀌지 않는' 사람, 이른바 잘하는 일도 없지만 해를 끼치지도 않는 소극적이고 평범한 유형의 사대주의자들만 남습니다. 생명력을 잃은 조직은 점차 경직되다가 어느 날 바닥이 푹 꺼져 버리지요. 그렇게 되는 법입니다." . "현대 사회의 구성원은 지금 그러한 '집단의 약체화' 과정을 겪고 있습니다. 폐쇄 집단의 내부에서 서로의 능력을 떨어뜨리고, 서로의 에너지를 헛되이 소진하고, 서로의 의욕을 말살하는 동안 집단 자체가 살아남을 힘은 점점 약해집니다. 이것이 바로 우리 사회의 현재 모습입니다. 그것은 숲에서 사바나로 서식지를 옮긴 개코원숭이보다도 어리석은 행동입니다. 개코원숭이들도 자기들을 잡아먹는 '외적'과 싸울 때에는 동료들의 전투 능력이 최대한 발휘되기를 간절하게 바랄 것입니다. 하지만 오늘날 우리는 그것을 바라지조차 않게 되었습니다. 실로 개코원숭이보다도 못하다고 생각합니다." . "우리는 무엇을 위해 집단을 형성해 살아가는 것일까요? 그것은 집단 내부에서 상대적인 우열이나 승패를 가려 내 유한한 자원을 편향적으로 분배하기 위해서가 아닙니다. 단지 살아남기 위해서입니다. 온갖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함께 집단을 형성할 '동료'가 각자의 고유한 능력에 따라 지성과 감수성, 신체 능력의 잠재성을 꽃피우고 삶의 지혜와 힘을 최대한으로 끌어올리는 일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조직론은 이 일을 위한 것입니다." . "지금 '개혁'이나 '효율화'라는 용어로 항간에 널리 퍼져 있는 조직 재편의 기획 대다수는 단순히 관리 부문의 권한을 집중시키는 것에 지나지 않습니다. 이런 놈들이 깃발을 휘날리는 '개혁'은 숙명적으로 실패로 끝날 것입니다." . "여러분이 회사에 '몸을 의탁할' 마음이 들지 않는 것도 기업이 더이상 '전투 집단'이 아니게 되어 버렸기 때문입니다." . "그런데 현재 일류급 회사, 특히 글로벌화하고 있는 기업은 '공상성'의 규칙을 보유하지 않습니다. 사내에서나 사외에서나 구성원은 똑같이 경쟁에 내몰리고 있습니다. 총탄은 앞에서도 날아오고 뒤통수에서도 날아옵니다. 안팎의 게임 주자 중에서 가장 강한 개체를 선별하는 게임이 영원히 이어집니다. 그렇게 해야 '집단의 전투력이 상승한다'는 신빙성이 있기 때문에 그런 규칙으로 게임을 하고 있는 것이겠지요." . "여러분이 들어갈 회사가 있다면, 그 회사는 '집단의 전투력을 증대시키기 위해 무엇을 하면 좋을까?'를 진지하게 고려한 끝에 '미래를 위해서는 젊은 사람을 소중히 여겨야 한다'는 경험칙을 발견한 곳이어야 합니다." . "기업은 젊은이들이 취업할 곳이 '널리 흩어져 있는' 것을 두려워 합니다. 그래서 '면접 심사' 때 양복을 입은 학생들이 '갓 졸업한 신입사원 일괄 채용' 이외에는 구직 통로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믿게 만들려는 겁니다." . "'샐러리맨이 되는 길 말고도 무수한 직업이 있다'는 정보를 젊은이에게 알려 주는 것은 기업의 인사에 지극히 불리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정보를 차단합니다." . "먼저 타자가 고립과 기아와 불안 속에 있고, 그리하여 서둘러 무엇이라도 해 주어야 할 때, 그때서야 '아, 그럼 내가 무슨 수라도 써보지요' 하며 나서는 사람이 출현합니다. 그것이 바로 '나'입니다. 결여가 먼저 있고, '나'의 등장은 그 다음입니다. 타자의 '부름'이 먼저 있고, 거기에 '네' 하고 대답하는 사람이 '나'입니다." . "프로프가 연구한 민화 형태학의 식견 가운데 여러분이 꼭 이해했으면 하는 점이 있습니다. 그것은 '가족의 누군가를 잃고 비탄에 잠겨 있는 곳'에 발길이 머물 때까지 주인공은 아무것도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어떤 인간적 특징이 있고, 어떤 능력을 갖고 있는지, 서사는 말해 주지 않습니다. 아니, 말해 줄 수가 없습니다. 왜냐하면 존재하지도 않으니까요." . "사무실에 들어온 지 몇 초만에 채용 여부는 정해진다고.... 그 기준은 대학보다 훨씬 구체적인데, 그것은 '이 사람과 함께 일하고 싶은지 아닌지'라고 합니다. 그 사람 과 더불어 일하는 모습을 떠올렸을 때 '약간 기운이 처지는 경우와 '약간 힘이 나는' 경우가 있는데, 물론 후자가 합격입니다. 이때도 면접을 치르는 쪽은 아직 한 마디도 하지 않은 상태입니 다. 합격이 정해진 사람과는 더 이상 이야기할 것이 없기 때문에 곧장 면접을 끝내려고 합니다. 반대로 채용하지 않기로 결정한 사람에 대해서는 '우리 회사의 고객'으로 계속해서 자사 제품을 애용해 주도록 격식을 차려 대응합니다. '면접 때는 굉장히 분위기가 좋았는데 왜 불합격일까?' 하고 의아스럽게 여기는 면접 응시자를 자주 보는데, 분위기가 좋았던 것은 서비스였던 셈입니다." . "위기에 처한 때일수록 낙관적이 되어야 합니다. 비통한 얼굴로 자신의 불행을 한탄하는 사람은 실은 자신의 상태를 진정 위기라고 파악하고 있지 않습니다."
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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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환론의 아포리아 부분은 사실 개인의 실천영역(완벽주의)과 공정을 외치는 목소리가 위축되는 현상을 설명할때도 유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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